해방촌에서 해방(?)되어 자립(어쩌면 고립)하여
쑥고개로 이사온지도 어언 넉달.
해방촌이 친정인지 고향인지, 나는 여기로 시집온건지 피난 온건지
해방촌이 고향이라면 나는 여기 이주민이고,
뭔가 고려인이나 조선족같은 마음으로 빈집 소식을 종종 듣는건지
알수없고
빈집은 뭔가 복잡하고 어려운 시간을 지나는 중이군요.
물론, 제가 사는 이곳도 이곳만의 시간과 공간의 문제들을 안고 이고 살지요.
살림은 딱히 할일이 없어요. 하루중 두끼는 밖에서 해결하기 일쑤고-
청소는 일주일에 두번 이상은 꼭 합니다. 빈집에서의 감각을 그래도 잊지 않기 위해
신경은 쓰는데. 쉽진 않내요. 그래도 분리수거라든가 텃밭가꾸기. 될수있는한 사먹지 않고 만들어 먹기
필요한만큼 욕망하고 소비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관악은 주민자치가 잘 되있는 편이에요.
관악사회복지라는 곳이 있어요. 어쩐지 밝고 건강한 시민단체같기만해 마냥 좋지만은 않지만
대안화폐 ' 사랑' 으로 품앗이 활동도 하고 관악포털커뮤니티 라고
지역과 동네의 이곳저곳. 가령 가볼만한 동네가게 라든가 시장탐방, 이런저런 소소한 소식들을 공유 하기도 합니다.
이웃사랑방이라고 재활용가게도 있는데요. 3호점까지 있어요. 아름다운가게 같은 스타일입니다.
텃밭에서 어른신들이 상추나 채소를 길러 팔아서 저소득가정의 중고등학생의 교복을 지원하거나
공부방을 운영하고 고병권씨나 김순자씨를 모셔서
강의를 하기도 합니다.
강좌 뒤풀이라든지 모임에도 몇번 참석했는데요.
통진당 출신 관악구 국회의원을 종종 마주치거나, 면전에서 담배연기를 뿍뿍 내뿜는 꼰데나,
몇가지 신경을 건드리는 언사들을 빼고는 그런대로 재미있어요.
http://kasw21.or.kr 관악사회복지
http://cafe.daum.net/lovefoom 사랑방품앗이
http://cafe.daum.net/g.portal 관악포털
빈집 나와서 소름끼치도록 즐겁고 재밋게 살고 있어요. 여긴 천국이에요!! ㅋㅋㅋ
라고 말은 못하겟내요. 그렇다고 빈집으로 돌아가고 싶고 그리워요. 그때가 좋았는데요~~ 도
아니고요. 그냥 그런대로 안죽고 살아있당께요. 사는게 그라지요. 뭐 별거 있간디? 가 되버렷내요.
ps: 최근의 꿈. 이번 마을잔치는 관악집이야. 회의에서 그렇게 결정됏어. 내일까지 준비하도록해. 라고 누군가 말했고.
장사부님은 어머, 나는 내일 친구들이랑 야구장 갔다가 늦게 오고 오늘은 탁구치러 가야돼 라고 말함, 사람들은 속속 모여들고 마을잔치에서 나는 이용자의 활동보조를 하고 있었음. 그러다 깸.
존도우군요! 잘 지내는 것 같아 좋네요 :)
웬지 글 분위기가 바뀐 것 같아요. '장사부'와 '활동보조'라는 단어가 나올 때까지
응? 이건 누구지? 계속 궁금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
말과 생각과 글은 생활에 지배 받는다고 생각하는 편이어서
잘 살고 있구나, 싶어지고,
어느 한 계절, 빈집에서 함께한 친구전우동창의 느낌으로 반갑고. 흐흐.
_연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