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빈고와 빈집의 분리?

 

빈고와 빈집은 재정적으로 분리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을회의를 할 때 지음은 이미 분리돼 있는데 왜 분리를 하느냐고 물었죠. 사실상 저번 집사회의의 결정은 빈고와 빈집의 분리가 아닙니다. 이부분은 빈마을 게시판에 올려놓은 회계관련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저번 집사회의의 결정은 빈집의 자체 회계와 빈집 재정 통합(상호부조 강화)의 성격입니다. 물론 그 통합은 전면 통합이 아닌 분담금과 위기대응에 대한 느슨한 통합이죠.

 

이러한 결정의 이유는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빈집에 산 기간이 짧아서 제 경험치 내에서 생각나는 것으로는 작년 빈고 총회때의 '마을 활동비' 결정이었죠. 빈고와 빈집은 따로였다지만 초창기 논의를 한 사람들 말고는 후에 들어온 사람들은 다들 저마다의 경험과 지식의 한계치에서 빈고와 빈집의 관계를 설정해둔 것 같군요. 저를 포함해서요.

 

어쨌든 '빈고'총회에서 '마을'활동비를 결정했고 그 마을활동비를 내는 사람은 '빈집'장투였습니다. 이런 결정을 두고 빈고와 빈집이 분리됐다고 느꼈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그게 문제가 됐고 마을활동비가 실제적으로 잘 안쓰인 것도 있고(원인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마을활동비의 쓰임을 결정하는게 집사회의로 넘어갔었죠. 근데 여전히 마을활동비를 관리하는 것은 빈고비서인 상태였죠.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마을활동비에 얽혔죠. 이 글에서 그에 대한 설명을 하진 않겠어요. 어쨌든 김장비 논란이 벌어졌을 때 마을활동비 문제는 굉장히 큰 문제로 떠올랐어요. 제가 주장이 된 시점이었고 이유이기도 했어요.

 

그 문제를 풀지도 못했고 그 과정은 굉장히 지난했고 제 방식이 잘못되서인지 아니면 이미 빈집에서의 소통이 상당부분 막혀있었기 때문인지  제대로 논의된 느낌은 아니었죠. 어쨌건 간에 저번 집사회의까지의 과정을 통해서 빈고에서 관리하던 마을활동비를 집사회의에서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바뀐것이죠. 이건 빈집의 회계독립이라고 굳이 이름은 붙일 수 있겠네요. 그 과정에서 상호부조의 성격을 강화시켜서 위기대응을 하며 삶의 공간을 유지하자는 얘기가 있었고 그 성격이 반영돼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빈고이자를 같이 걷는게 제가 생각하기엔 유일한 변화라면 변화겠지요. 선물에 의해서 지난 겨울의 위기가 공부집이나 앞집, 낭만집에서는 잘 대응이 안됐었고 그래서 사람들은 어느정도 시스템을 필요로 했죠.

 

어쨌건 빈고와 빈집의 분리는 공부집 사람들의 쿠데타도 아니고 지음의 말에 따르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닌것이죠. 마을활동비라는 것이 빈고에서 2011년에 결정이 됐었고 그에 대한 일종의 유산 혹은 짐을 계속해서 집사회의가 짊어지고 가자는 결정에 의해 재정관리를 직접하겠다는 결정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2. 공부집은 빈고가 만행에 대출하는 것에 불만이 있다?

 

이것은 사실상 120% 오해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질문이 오히려 어떤 절차상, 개념상의 오류와 오해들은 모조리 불만으로 해석하는 방식으로서 논의를 흐트리고 감정을 상하게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러한 질문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빈고가 만행에 대출하는 것에 불만이 있는 조합원도 있겠죠. 그렇다면 그러한 불만은 다른 방식으로 표현됐을 것입니다.

 

 

저는 공부집 내의 논의에 참여하면서 빈고의 만행 대출에 직접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제가 듣지 못한 부분이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저는 아니고, 많은 구성원도 아닙니다.

 

그런 상태에서 위와같은 주장은 공부집 사람들을 (빈집 혹은 빈고의 취지와 달리) 배타적이고 폐쇄적으로 보이게 만듭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혹여 그러한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굉장히 공부집 사람들을 빈집에서의 논의에서 불리하고 어떤 불순분자의 느낌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런 상태에선 정상적으로 논의가 될 수 없습니다. 만행사람들과 기타 다른 공동체 사람들이 공부집에 대해서 느낄 감정도 걱정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만행을 좋아하고 재산의 대부분이 빈고에 출자돼 있는 조합원으로서 빈고가 더욱 많은 공동체와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최근데 다른 공동체를 꾸려서 빈고에 대출받을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구요

 

이런 오해는 앞으로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3. 공부집 사람들의 의견은 다 같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공부집 사람들의 생각도 다양합니다. 쿠의 글의 주장인 빈집(빈고)적립금을 빈집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에 저는 반대합니다. 회계에 대한 생각도 다양합니다. 공부집 사람중에는 빈고의 운영위원이었거나 현재 운영위원인사람들도 있습니다.

 

공부집에서 최근에 팀블로그를 만들었는데 그건 공부집 사람들의 의견 다름을 정리하기 위해서인 성격도 있습니다.

 

근데 공부집 사람들이 적어도 공통적으로 느끼는건 빈집/빈고에 대한 혼란입니다. 그리고 최근의 결정들의 절차나 과정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빈집이든 빈고에서든 결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정도의 의견을 제하고는 공부집 사람들의 의견도 다양하고 여전히 다른 집사람들 처럼 어느정도 친하거나 덜친한 관계들이 흐를 뿐이죠.

 

 

4. 빈고적립금/빈집적립금

 

지음이 아랫글에서 빈집적립금에 대한 것은 상당부분 오해라고 했습니다.

 

오해라는 것을 100% 받아들인다 해도 그 명명은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것입니다.

 

빈집의 것이 아니고 적립금도 아닌 선물인데 '빈집적립금'이었던 것이죠.

 

물론 최근의 빈고적립금으로의 명칭전환이 그 오해를 줄이기 위해 시급했다는 생각에서 이해는 가지만

 

오해를 잔뜩 일으키는 말이 오해될만한 상황에서 오해를 풀지 않은채 변경된것은 저는 좋은 과정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편의상 운영위원들이 있고 그 운영위원들을 존중하지만 빈집 혹은 빈고라는 곳이 '대의'제도만으로 완성되거나 정당성을 갖는 조직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그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지음의 생각이 초창기 빈고 장투나 빈고 조합원들의 생각과 모두 일치하느냐는 차치하고서라도

 

지금 현재 빈집에 살아가고 있는, 빈고의 조합원들의 생각을 우리는 서로 알아보고 논의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빈집에는 규칙이나 합의된 가치가 없다지만 그것은 합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시 합의하고 합의하고 그것을 깨어나가고 합의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5. 끝으로 빈집에서의 권력관계

 

권력이라는 말이 숱한 오해를 낳는다는 것을 알기에 조심스럽지만 최근의 논의에서 권력의 불평등성이 엿보입니다.

 

빈고와 빈집은 열려있어야 한다는, 당연히 동의하는 말,을 할 때의 맥락에서  저는 그것을 봅니다.

 

전에 살았거나 지금 살거나 앞으로 살게 될 혹은 빈집을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이 저는 빈집의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누구의 것도 아닐수도  잇겠구요.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어떠한 결정들을 필요합니다. 그것은 순간적인 것들이겠죠. 바뀔 수 있는 것이구요.

 

빈고도 마찬가지입니다. 빈집의 가치를 혹은 공유와 선물의 가치를 공유하는 누구나가 빈고 사람일 수 있겠죠.

하지만 빈고에는

출자에 의한 조합원이 구분돼 있고

유효조합원이 되기 위한 조건도 있고

대출 책임자도 있고

많은 결정권을 가진 운영위원도 있죠.

 

사실상 빈고는 빈집보다 더 많은것이 분명하게 규정돼 있는 조직입니다. 그것은 빈고가 재정을 다루기에 그럴수도 있겠지요.

저는 그 문제를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라

 

열려있어야 되고 배타적이지 않아야 하고 규정짓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의 지향에 동의하지만

그것이 최근의 빈집 집사회의와 특정 사람들을(가령 대부분 일년 남짓 산 공부집 사람들) 대상으로 사용되면

그것은 그 결정들을 비난하는 맥락으로 쓰이고 빈집의 어떤 본래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 마냥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번 논의에서 드러나듯이 잔잔과 켄짱과 지음의 생각도 어느부분에서 같고 어느부분에서 다른데

말랴든 자주든 양군이든 쿠우든 이스트든 그 누구든 저마다 다른 생각들을 갖고 있는데

 

넌 빈집같지 않아, 너흰 빈집스럽지 않아라는 말들이 사용되면 부당하다고 생각되네요.

 

 

 

빈고, 빈집이 열려있기를 지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열려있으면 좋겠네요.

원래 외부보다 내부에서 열려있기가 힘든 것 같기도 하네요.

 

위에서 설명된 변명들에 또 어떤 오해들이 있다면 지적해주시길.

그리고 위에서 제기한 변명들로 인해 약간의 오해들이 풀어진다면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우리가 본격적으로 다름을 확인하고 차이를 느끼면서 함께 할 수 있을지 모색할 수 있는지가 확인이 얼추 된다면

그때 확대 운영회의든 난장이든 어떤 수다회든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들깨

2012.06.10 07:59:21

이런 시기에 급하게 글을 쓰는게 걱정이 되긴 하지만

어쨌든 쓸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썼고

급히 쓰느라 빠트린 부분이 있네요.

 

 

만행의 대출은 최근의 논란의 원인이 아니라 하나의 계기일 뿐입니다.

원래부터 그런것이라면 그것을 몰랐던 사람들의 오해로 인한것이겠고

어쨌거나 만행의 대출건으로 인해

빈집과 빈고가 별개라는것을 인식하게 된것이겠죠.

 

 

어쨌든 두서없는 글이니만큼 어떤 지적이라도

달고 혹은 쓰게 받을게요.

 

손님

2012.06.10 08:35:08

맞아요 공부집에 만행이나 외부에 대출한다는 것에 불만인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다만 빈고의 성격이 변화했고, 그로인한 빈고와 빈집관계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거지요.  저는 빈고의 확장을 지지합니다 다만 확장한상황을 포괄가능한 확장되고 세분화된 시스템 구축이 동반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ㅡ 화니짱

손님

2012.06.10 19:27:18

2. 120%오해란 사실은 알겠습니다. 그런데 말랴도 물어 보았듯이(한 문단이 전제인지에 대해..) 쿠우의 글에서 한 문단이 충분히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전제로 작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스트의 댓글에서 쿠우의 글에 대해(정확히 어떤 부분인지는 모르지만) 공부집사람 몇몇이 공감을 하고 있다는 말이 또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결국 오해의 쌓임인 것 같은데.. 그 오해의 쌓임을 풀기 위해 잔잔이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던진거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어떤 느낌의 경우는 분명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잘 들어보고 이해 하려고하면 쉽게 풀려지지만 어떤 느낌의 경우에는 확실히 풀어버려야 한다고 생각되어지구요. 하지만 이 둘을 구분하기는 참 어려운 일이라고도 생각되어집니다. 우리 서로 이해하면서 확실히 풀껀 풀어봐요

손님

2012.06.11 04:19:50

들깨의 답글로 오해가 충분히 풀린줄 알았는데 아니신가 보네요. '쿠우의 글에서의 그 한문단과 이스트의 댓글'이 무엇인지 너무 막연하게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또 '어떤 느낌'을 표현하시는 건지요? 구체적 문장과 맥락이 아닌 '느낌'만을 이야기하면 오해의 여지를 처음부터 허용하는 것 같아요. "아무리 니가 설명해도, 나는 이런 느낌이 드는데, 왜 그런거야?"라면 그 오해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조심스러워야 하기에 '느낌'이 아닌 정확한 '팩트'로서 이야기가 전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화니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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