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의 차는 새 차가 아닙니다. 조금 헌 차입니다. 에어콘은 나옵니다. 그래도 시원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창문을 모두 열고 달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운전석에는 산하가, 조수석에는 로보가, 뒷좌석에는 반작용, OD, 우더가 탔습니다. 활짝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 소리 때문에 귀가 멍멍합니다. 그러나 바람 소리에 굴하지 않는 우더의 기타 반주는 멈출지를 모릅니다. 그 반주에 맞춰서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로 낭랑합니다.

 

요약하자면..... 재미있었습니다.


원주의 엠티 후보 장소 '비밀의 화원'에서 꿀맛 같은 낮잠을 자고 밖으로 기어나오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숙소는 산으로 둘러쌓여 있는 높은 언덕 위에 있습니다. 사방으로 둘러싸인 산은 몇 개나 되는지 샐수도 없습니다. 살짝쿵 붉게 물든 하늘과 여름의 나무들이 만들어 낸 초록이 눈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 순간, 아 여기 삼일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더라구요. 차가운 산 공기에, 차소리도 안 나고, 맑은 공기에, 풀냄새에, 시원한 방바닥. 읽고 싶었던 책 싸가지고 올라가 며칠동안 책만 읽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비밀의 화원 근처에는 주인 아저씨가 짬과 짬과 짬과 짬과 짬을 내어 만드신 계곡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넓지 않은 계곡이었는데, 커다란 돌을 하나 둘 골라내어 열사람정도 발 담글 수 있는 아담한 계곡이 되었습니다. 아저씨가 울퉁불퉁 잘라주시는 수박을 받아들고 계곡에 발을 담가봅니다. 다 먹은 수박 껍질은 계곡 옆으로 그냥 던져버렸어요. 오디와 우더가 시작한 물놀이에 휘말려 결국 전원 계곡 물에 몸을 담궜습니다. 하늘을 쳐다보니, 우거진 푸른 잎사귀 사이로 하늘이 반짝반짝 거립니다. 그야말로 여름의 한 가운데의 풍경입니다.

 

비밀의 화원은 예전에 요정이었다고 합니다. 그 때의 모습이 지금도 많이 남아있어, 지금도 요정에 어울릴 법한 커다란 못이 있습니다. 연꽃이 잔뜩 띄어져 있었어요. 못 위로 파란하늘이 비치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 듣는 거위소리가 들립니다. 모두들 거위가 어떤 목소리로 우는지 알고 있나요?

 

비밀의 화원에서 차를 타고 조금 떨어진 맛집에서 맛있는 짜장면과 정말 정말 맛있는 탕수육도 먹고, 1000년 되었다는 나무를 보면서 노곤노곤 잠을 청하다가, 다시 비밀의 화원으로 돌아가 낮잠을 자고. 저녁 늦어서야 해방촌으로 향합니다. 빈집 사람들과 다시한번 함께 와서, 산도 보고 계곡에 발도 담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밀의 화원에서 산 하나 넘으면 신화 마을입니다. 신화마을에 도착하니 벌써 해가 졌습니다. 오랜만에 밤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서울 하늘에는 없던 별들이 여기에 다 모여있네요. 처음, 누군가가 별똥별 떨어지는 것을 봤어요. 부럽부럽. 그 뒤 모두들 별똥별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소원을 빌었습니다. 저는 별똥별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소원을 빌지 못했습니다. 빌었다면 '세계 평화!!' 정도 되었겠지요. (허허..) 누군가는 '돈!'을 외쳤고, 어느 누구는 '귀신!'을 외쳤습니다. 귀신이라니.. 그것참 뭐하자는 소원이랍니까.ㅋㅋ

 

술을 마시면서 엠티에 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합니다. 겨우 맥주 세병. 에게게게. 금새 바닥나 버렸습니다. 짝을 지어서 산책을 갔습니다. 오 머시기와 우 머시기는 왜 그렇게 깊이 깊이 들어가고 싶어하는지.. 오밤중에 시작한 산책은 담력테스트가 되어버렸습니다. 그것도 한시간 반 동안..... 겁 없는 오머시기와 우머시기였습니다.

 

신화마을은 경기도와 충청북도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있습니다. 어떤 곳인지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예술하시는 분과 농사지으시는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곳인 것 같아요. 미술관과 대학로의 작은 소극장 크기의 극장이 있었고, 찾아간 폐교에서는 범상찭은 작품(?) 들도 보았습니다. 즐거운 곳인 듯 했습니다.

 

서울에서 원주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넉넉 잡아, 비밀의 화원까지 가는데 2시간 정도 잡으면 될 듯해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버스 요금과 시간을 적으면

 

(고속버스-강남출발) 일반 고속 6100원, 우등 8900원 (1 시간 30분, 10-15분 수시 운행)

(시외버스-동서울출발) 6400원 (1시간 30분, 7-20분 간격 수시 운행) 

(버스 - 상봉동(.. 어디지???)) 6500원 (1시간 40분, 직통차량 1시간 간격)


입니다.

또,,,또.. 무언가 써야 할 것이 많은 것 같은 데 생각이 안나네요 - _-;;;;

 

사진 못올리겟다 올려주세욤 ㅠㅠㅠ

                                                                                                                                                                                         


산하

2012.08.07 11:09:14

오~  짝짝짝!! ㅎㅎ  반 이라고 불러달라는 반작용의 엠티 사전답사 후기 잘 보았으요...ㅎㅎ 사진은 파일 첨부하고 본문 삽입 눌러주면 되어욤...^^

좌인(坐仁)

2012.08.07 18:11:49

역시 반의 열정은...  니짱이후 최고b 

손님

2012.08.07 19:16:28

연꽃과 거위라~

예술과 농사라~

참 궁금한 곳이로군요.

반! 잘 들었어요.

(산하와 함께하는 다마스, 질기고 오래가는군요^^)

'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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