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생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착실히 지켜나가고 있는 쿠우입니다. 활동보조를 마치고 빈가게에 들렀더니, 크트가 밥이 쉬어가고 있다며 볶음밥을 해 주더군요.(굶주린 영혼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신 그대는 아름다워라.)


네에. 그렇습니다. 제가 빈집에 처음 오는 그 순간, 켄짱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어보았을 뿐입니다. 단지,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좋아한다고 말해도 무난하고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대답한 쿠우는 순식간에 '맛~있는건♩♪♩♪ 정말 ♩♪참♩♪을 수 없~♩♪'는 짐승같은 존재로 변해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 맛있는 볶음밥도 먹고, 지음이 어딘가에서 가져온, 너무나도 맛있는 빵도 먹고 하면서, 빈가게에 얼마간 죽치고 앉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자연히 빈마을에 관련한 이야기가 오고가게 되더군요.


* * *


그래서 본론은, 빈마을의 의사결정구조를 연구하고 종국적으로는 일종의 '회칙'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모임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지음과 대화 중에는 '집사회의'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하는 문제가 핵심문제로 인식되는 것 같던데요. 저만의 구상이 아니라 몇몇 분들이 고민하여 초안을 만들고 마을 분들의 동의를 얻고 논의하여, 자연상태로 존재하는 우리의 규칙에 옳고 그름을 따져 보다 좋게 만들어 보고자 하는 모임입니다.


같이 합시다!!!


연두

2011.09.21 10:27:38

우와 무,무슨 모임이라고요 대체? @ㅅ@ ㅋㅋㅋ 읽기는 읽었으되 이해는 안 되고.. ㅋㅋ 

쿠우. 우리 모임 품앗이 할래요? -_-;; 내가 이 모임 참가하면 쿠우도 농사동아리에 참가해줘요. (비장)

(저,절대 노동력이 필요해서 그런 건 아니야-_-;;;;;;;;; 저,절대 일꾼이 필요해서 그런 건 아,아니야;;;;;;;)

케이트

2011.09.21 11:29:45

나도 품앗이 할 의향 있음. 그러니 쿠우~ 매롱회로 컴온컴온!!!

지음

2011.09.21 21:29:23

오... 거래할줄 아네... ㅋㅎ

쿠우

2011.09.22 16:43:39

ㅋㅋㅋ 이 모임이 잘 팔리는지 우선 보고요.

(일단은 한번 튕기기가 아니야. 절대 아니야.)

지각생

2011.09.21 10:42:51

의사결정하기 힘든 쿠우의 문장.. -_-ㅋ

공동 연구 찬성이요!


지음

2011.09.21 21:36:03

저도 당연히 찬성... 그리고 어제 빈고 운영회의에서 상반기 평가 도중에... 또 하나의 안이 나왔는데... 운영위원을 각 집에서 한 명씩 내고... 그러면 집사회의의 기능을 운영회의에서 담당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말하자면 빙고 운영회의와 집사회의의 통합안...

그래서 빙고에서는 다음 달 운영회의를 확대운영회의로 진행하고, 이 부분을 논의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지금... '변경안'을 만들기 위한 모임이 또 필요한데... 이 의사결정구조연구회가 큰 역할을 할 수도 있겠네요. 같이 합시다.

일단 급 번개를 한 번 하죠. ^^

지각생

2011.09.22 02:26:21

이 제안에 대한 제 생각은


1. 빈고 운영회의와 집사회의는 구성 요건, 영향이 미치는 범위와 성격 등이 다르다고 봅니다.

 

2. 빈고와 빈마을의 관계가 실질적으로도, 명목상으로도 확실히 정해지고 사람들이 동의하기 전에는 빈고 운영회의에서 마을의 어떤 일을 "먼저 의논"할 자격은 없어보입니다. 예를 들면 장투의 요건에 빈고 조합원 (자동) 가입을 공식화해서 빈마을 사람들이 빈고에 깊이 관여해야 할 근거가 있다던지.


3. 앞으로 더욱 소수에 의한 논의에 의해 마을의 의사결정 방향이 굳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모든 빈마을 사람들이 의사결정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바꿔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소수의 사람들이 중복되게 여러 회의에 참여한다고 해서 실제로 회의 자체를 합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마을 차원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것의 필요와 의미를 공유하고 소통 과정을 훈련하는 것을 촉진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그런 필요를 더욱 못 느끼게 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소수란 표현보다는 "늘 고생하던 사람들"이란 표현이 더 적합하겠군요


4. 집사회의가 한때나마 꾸준히 열리고,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인 적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집사회의가 안된다면 그것 자체를 어떻게 잘 되게 만들지, 무엇을 어떻게 체계화하고 사람들을 참여하게 만들지 고민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힘듭니다. 몇 사람이 꾸준히 고민해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마을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된 적이 있는지는 의문스럽네요.


지금의 현실을 중시한다고 해도, 빈고 운영회의와 집사회의의 통합은 제겐 마치 서울시의회와 서울시 내부 운영회의를 합치겠다는 것으로 들려 참 위화감이 듭니다. 참여부족으로 인한 실질적 비민주성이, 구조로 인한 형식적 비민주성으로까지 심화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은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의사결정과정이 훈련을 통해, 보조 장치와 사전/사후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고,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단지 그 훈련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그간 소수의 사람이 이미 갖고 있던 능력에 기대온 바가 큰데, 빈마을이 앞으로 계속 오래가려면 그런 훈련 과정이 공식화되서 누구나 그런 역할을 맡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요약하면, 빈마을 속에서 우리모두 의사소통/결정에 관한 능력을 성장할 필요가 있는데, 현실적인 이유로 구조 자체를 무리하게 조정하는 것은 그런 방향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저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쿠우

2011.09.22 16:48:19

1,2번 의견에 저도 동의합니다. 오히려 빈고와 마을을 보다 확실히 구분한 뒤 관계문제를 규명하는게 적절하다는 생각입니다.


3의 문제 때문에 어쩌면 더 의사결정에 대한 절차가 더욱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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