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사 두리반 실황

조회 수 2440 추천 수 0 2011.01.06 23:26:17

경의와 존경을 표합니다.

 

생각해보니, 나는

 헛헛한 봄날의 햇살 아래서 어떤날의 출발을 흥얼거리고

 출발비디오여행도 다보고 짜파게티도 없을때, 오후만 있던 일요일을 불렀고

여자친구와 곧잘 이규호의 , 머리끝 물기, 내일도 만날래를 들었고

뭔가 인생이- 아니 연애가 잘 풀리는 시절에는 봄날같은 표정으로 엉클의, 그대와 함께라면을 불렀고

이다오의 커피 한잔 할까요 를 들었고

 누군가가 날 외면하거나 떠나기 전에는 이다오의 등대지기도 불렀고

 

뭔가 속절없이 지나가는 가을밤에는 창가에 비스듬히 서서

 함께 떠날까요(조동익) 을 부르거나 11월 그저녁에를 들었고

 종종 텅빈 학교 운동장에서 물끄러미 주저앉아 오소영의 기억상실을 듣거나 부르거나

 최근의 가을에는 장필순의 goodbye 나 티비,돼지 벌레 를 자주 들었네요

먹먹해지는 새벽에는 제비꽃 이나 나뭇잎 사이로 부질없는 허기를 달래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때는 너무 좋아하지만 부르지 않기로 했어요.

 그건 나의 비밀

 

그러므로, 그래서,

 

 당신은 뭔가 내 마음을 읽고 있었지? 하며 내밀한 독백을 중얼거리기도 했던 그 순간들에

 거짓말처럼, 그런 음악들이 있었구요

 

그래서, 그러므로

 

가까스로 비루하지 않은 날들이 될수 있었어요

 

 

이 공연을 봤던 날도 사실 그랬어요

 이곳도 저곳도 그곳도 아닌, 어떤 낮선 곳에 잠시 머물다 오고 싶던 12월의 마지막날이었지요

 다행이었어요. 들을수 있어서.

 

 


시금치

2011.01.07 04:00:11

감사해요 소식 전해주어서

가운데 곡 되게 허하네...

조만간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한다는데 그날도 기대하고 있어요

하나음악 팬 만나서 반가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20210225 빈집 게시판&공통장&폰 정리 회의 [1] 사씨 2021-02-26 12957
공지 '2014 겨울 사건의 가해자 A'의 게시글에 대한 빈마을 사람들의 입장 [19] 정민 2016-05-19 154610
540 한자공부해용 [7] 시금치 2011-01-07 3421
539 도쿄 게스트하우스 [2] 우마 2011-01-07 3041
» 이발사 두리반 실황 [1] 손님 2011-01-06 2440
537 안녕하셨어요ㅎㅎ [2] 손님 2011-01-05 2116
536 아랫집의 어느날 file 손님 2011-01-05 7012
535 송년회 사진들 file [2] 손님 2011-01-05 2596
534 제프와 같이 영어수업의 재료 재난의 요리법 [4] 손님 2011-01-05 4195
533 다시보기 : 빈집 한돌잔치 슬라이드 1 [1] 지각생 2011-01-03 2219
532 지극히 사적인 다큐멘터리. file [2] 사이 2010-12-31 2846
531 아랫집에서 같이 살아요 file [4] 사이 2010-12-31 3125
530 빈가게 사진 file 사이 2010-12-31 2113
529 ㅎㅎ 저 놀러& 자러 가려고요. [2] 손님 2010-12-31 2387
528 빈마을 송년파티 file [3] KenZzang 2010-12-30 3916
527 {빈마을 송년파티 준비모임에서 알려드립니다} [7] 손님 2010-12-29 2587
526 이달의 사진... file [3] 디온 2010-12-29 2194
525 [빈가게 뉴스레터 8호] 기쁘다, 우리 한 달 되셨네~ [5] 디온 2010-12-29 23111
524 송년파티 준비 모임 : 열린집사회의 오늘 저녁 빈가게에서 지각생 2010-12-28 2164
523 에스페란토 스터디는 다음 주부터 [3] 지각생 2010-12-28 2251
522 내일 28일 아랫집에서 숙박하기로 했던 사람들입니다. [1] 손님 2010-12-28 2195
521 <유러피언드림> 같이 읽으실 분 [3] 시금치 2010-12-26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