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은행 빈고 새로운 홈페이지가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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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홈페이지에서 뵙겠습니다.
http://bingobank.org
강의가 4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질의응답까지 아주 오래동안 좋은 말씀해주신 안진구 선생님 감사합니다.
속기록은 정민이 수고해주었습니다.
아래 자료를 참고해서 같이 보세요.
강의 자료 : [빈집강의]이자없는경제를위하여-스웨덴JAK사례.hwp
참고 자료 : [원주에사는즐거움심포지움]협동기금전략(안진구).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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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없는 경제를 위하여: 스웨덴 JAK 사례를 중심으로
-13.11.30 반자본/공동체금융 연속강연회 3차
강의자: 안진구
진행자: 파스
속기자: 정민
안진구: 저도 이렇게(빙고 피티처럼) 멋있게 준비하고 싶었는데 능력이 안 돼서 자료만 보냄. 늦어서 죄송합니다. 시골 사는 죄.
저는 학자도 활동가도 아닌 애매한 백수. 내용이 현실적이지도 이론적이지도 않음. 평소 해방촌 빈가게, 빙고, 직접 와본 적은 없지만 항상 마음 속의 고향 같은 곳. 솔직히 말하면 원주에서 협동기금: 공동체 은행과 비슷한 것을 추진하다가 현실적으로 한계에 부딪혀서, 거의 1년 동안 자포자기하고 있는 상태. 강의할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그렇다면 실패 사례를 이야기해달라 해서 빼도박도 못 함.
오늘 강의 내용은 1-2년 전 한참 삘 받았을 때 이것저것 찾으며 개인적으로 공부한 것. 지금 시점에서 여러분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음.
당시 자료를 찾다 야크-JAK를 알았음. 그 사례를 보며 무이자 은행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감동받았던 것이 아니라, 그 정도의 규모로, 합법적인 형태로 무이자 은행이 운용되고 있다는 게 굉장히 놀라웠음. 그래서 사례를 조사해봐야겠다, 했는데 나와 있는 게 거의 없었음. JAK가 스웨덴 은행이라 자료의 대부분이 스웨덴어로 나와 있는데, 구글 번역기가 없었으면 이 자료가 나오지도 않았을 것.
여기 특이한 동네네요. 예습도 하시네.
꽤 열심히 사례조사를 했나보다 하실 수도 있는데, 있는 거 없는 거 짜깁기한 내용이라 여러분이 실제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함.
백수인 분이 많은 것 같아서 시간 구애 안 받고 할 것(아..앙대) 재미 없으면 집에 가세요. 저도 재미 없으면 집에 갈 것.
개인적으로 자본주의 경제 내에서 이자 없는 돈이 굉장히 아름다운 말이라 생각.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의문이 많이 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사례가 있다니 역사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는지 찾아봤음. 의외로 옛날에도 이곳 빈가게처럼 뻘짓하던 사람들이 많았음. 협동조합의 창시자 앙시다?라는 사람도 거대한 교환 은행 같은 것도 시도했었고. 실비오 게젤이라는 스탠포 합회같은 거, 그런 사례도 있었고. 이런 것들이 주류로는 부상해본 적이 없지만, 무이자에 대한 갈망이 오래 전부터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접근하는 방법에 따라 의미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 경제를 지탱하는 어떤 키워드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이 이자 문제를 집요하게 알려드리지 않았나 싶은데.
주제가 대안금융이라 이름을 붙여놨더라구요. 저도 예전엔 많이 썼는데, 요즘은 대안이란 말이 많이 싫어요. 그냥 갖다 붙이는 면피용 말이 되어 가지고. 대안이란 말이 대안 없는 대안이라는 경우가 많아가지고. 그래서 요즘은 가능하면 대안이란 말을 가능한 안 쓰고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말을 찾고 있음. 대안이라는 말이 우리의 실천의 부족한 부분을 가리는 게 아닌가 싶었음.
대안 금융의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 화폐라는 매개 수단에 대한 대항을 제시하는 것으로써의 한 흐름, 기존 화폐는 인정하지만 기존 화폐의 흐름을 바꾸는 흐름, 크게 이 두 가지가 있었던 것 같음. 렛츠처럼 비 화폐적인 화폐를 만드는 것도 있고. 대안적인 투자중계기관도 있고. 이 두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어 보임.
JAK는 그런 분류에 따르면, 후자에 속함. 새로운 금융 기관, 새로운 금융 서비스. 기존 신협과 가장 큰 차이점은 무이자라는 것. 양적인 지표로 보면 JAK의 유효 수수료와 신협의 이자율 사이엔 별 차이 없어 보임. 하지만 JAK를 깊이 들어다보면 양의 차이란 그렇게 큰 의미가 없고, 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그 부분을 잘 판단하셔서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길 바람.
JAK는 자신들의 이념을 굉장히 중시함. 핵심적인 내용은 이자 없는 경제와 경제적 해방. 이자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 자본론에서 다루는 잉여 가치도 JAK의 입장에서는 이자라고 봄. 단순 돈을 대출하는 데서 발생하는 기술적인 이자가 아니라, 가게에서 사업을 해서 잉여가 나오는 것도 이자라고 보는 것임: 자본 투하에 따른 수익이 생긴 것. 이것도 이자라고 봐야한다는 것임. 그래서 이자라는 것 자체가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들을 포괄하고 있다고 JAK는 주장하는 것.
이하 강의자료의 내용인데, 강의자료가 속기록보다 내용이 훨씬 풍부하고 자세하고 정확한 것 같고 게다가 강의가 끝도 없이 이어질 것 같고 속기자는 졸리고 춥고 배도 고파서 질의 응답까지 속기록 생략-_-;
마무리
각 상황에 적합한 금융 시스템이 있다고 생각함. 일례로 우리나라 같은 경우 마이크로 크레딧은 거의 의미가 없음. 동남아 같은 실정이라면 효과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마이크로 크레딧을 실행하는 단체는 실질적으로 무력한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음. 해방촌이라면 해방촌 실정에 맞게 가야.
대안금융에서 많은 공부를 하고 있지만, 딱 정답은 없어 보임. 빙고처럼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함. JAK 시스템도 섞어서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지역 화폐가 가능했던 지역이나 시대는 그 나름의 필요나 상황이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우리 상황에서 맞는 게 어떤 게 있는지 고민하고 시스템을 설계해야 현실성 있지 않을지.
-참고자료 설명
원주에서는 협동기금이라 이름 붙여졌지만, 그 이전에 여러 가지 내부 논의가 있었음. 지역화폐나 반 화폐의 경우는 금융의 영역이 아님. 가능한 방법은 1.신협이나 은행의 방식으로 출자-대출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2.돈의 출처를 묻지 않고 기금을 만들어 다양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개념으로 운용하는 것: 지분투자/회사채 구입/운영자금 지원의 방식
원주에서는, 은행 방식은 잘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 우리나라 현실에서 법적인 제약도 심하고 신협을 다르게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니 그런 방식으로는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음. 기금 방식을 택하는 게 현실적이라 생각해서, 사례로 찾아봤던 게 몬드라곤의 노동인민금고 등.
노동인민금고는 출자-대출, 기금 투자의 형식 둘 다 함께 하고 있음.
레가코프의 협동조합진흥기금은 순수한 기금의 사례.
퀘벡의 데잘딩협동조합 및 지역투자회사는 순수한 투자회사 형식으로 운용.
몬드라곤 노동금고는 잘 소개되고 있지 않음. 어려워서. 직접 자료를 찾아보고 정리한 것임. 하지만 정리해둔 것은 예전 자료임. 지금은 준국가급 규모가 되어서 보험도 운용하는 듯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서 시중은행을 보는 것 같음.
참고자료의 핵심적인 부분은 3번째 항 조합원 내부자본계좌를 통한 자본 조달임.
사업을 통해 잉여가 남으면 (투자자들에게로의)배당과 (기업에)적립의 형태로 배치. 배당의 경우 자본의 유출이라는 위험이 생김. 그래서 배당금의 경우에는 배당을 하면서 퇴직할 때 들고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적립의 경우에도 사업들이 노동금고 내부에만 적립하도록 하는 것. 그래서 거의 모든 잉여 자금들이 금고 내부에 축적.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같은 방식이 어려움.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많았던 초기에 비해 퇴직자 시기의 조합원들이 많은 지금 시점에는 빼가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생기기 때문.
운영 방식은 굉장히 독재를 했음. 이념적으로도 사업적으로도 유지를 하며 중심을 가져야했기 때문. 총회는 다만 협의적인 성격이 강했음. 사업을 모든 조합원이 깊이 이해하기 힘들었기 때문. 몬드라곤을 몬드라곤이게끔 할 수 있는 컨텐츠관리를 하는 부서를 둔 것. 이를테면 중앙정보부. 이 곳을 통해 몬드라곤의 모든 자본이 거쳐가는 것.
그래서 일부 연구자들은 몬드라곤이 내부 자금조달과 이 기업부의 역할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주장.
이탈리아 레가코프
우리나라 협동조합, 어떤 부서로 넘겨야할지 애매했는데 만만하니 기재부로 넘어간 것. 민간에서는 지원 조항을 넣으면 안 된다고 주장을 했음. 기재부 공무원들은 감동했던 것처럼 보임. 하지만 중간에 언론 플레이가 나옴: 공무원들이 좋아하는 성과 뻥튀기를 위해 소상공인 협업화 사업과 결합을 시킨 것. 협동조합을 만든 소상공인만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심지어 협동조합을 안 만든 소상공인의 경우 몇 년 안에 협동조합을 만들겠노라고 각서까지 쓰도록 만듦.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
그러나 이탈리아의 협동조합 법같은 경우는 다름. 자금지원이 결속력의 약화로 나타난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 모든 협동조합들이 순익의 3%를 협동조합기금으로 적립하도록 만든 것. 그것이 레가코프 협동조합진흥기금.
퀘벡 데잘딩 협동조합 및 지역투자회사
퀘벡 이야기는 많지만 중구난방. 퀘벡이라는 지역 자체가 협동조합이 잘 될 수밖에 없는 문화배경을 가지고 있음. 지자체가 영향력을 가지고 주도해나가고 있는 것.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로 협동조합을 하고 있다 보니, 퀘벡을 모델로로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음.
하지만 그 이면에는 데잘뎅 신협이라는 그룹이 버티고 있어서 가능했던 거라고 봄. 이름은 신협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금융 그룹화 되어 있음. 산하에 투자회사, 보험 등 어마어마한 규모가 된 것. 투자만을 목적으로 한 투자회사도 만들었는데, 전문적으로 협동조합 등에 투자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회사인 것.
운용 방식은 일반 투자회사와 같음. 다만 투자 대상이 다르고 투자 대상 평가 방법이 다른 것. 이런 건 참 먼 나라 일이어 보임.
질의응답
Q: 표 보면, 일반 은행에서는...
안진구: 균등상환의 경우이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의 비중이 달라질 수밖에 없음. 하지만 은행의 경우엔 편의 때문에 그걸 계산해서 상환하게 하는 것이고, JAK는 이자를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출금이 줄어들수록 이자도 줄어드는 것.
Q: JAK 시스템에서는 적금을 못 하게 된 경우에는 계속해서 조합원으로 남아있을 수 있나요?
안진구: 내부 규정이 있음. 몇 개월 연체가 되면 다시 회수하는 절차. 보증금이 기본적으로 있다 했고. 그것을 초과한다면 다른 조치를 취하는 것. 없을 수가 없죠.
크게 개인 대출이 있고 사업 대출이 있어요. 각각 적용하는 방식이 다름. 후자도 기금 운용 원리는 비슷한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서포트를 모집. 펀딩의 방식인 것. 그러면 개인이 자기 저축포인트를 몰아주는 시스템. 그건 좋은 방식 같아 보임. 조합원 간의 유대도 높아지고. 결속력도 생기는 것. 지원 받는 당사자 입장에서도 의무감을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생김.
Q: 15만 크로나를 대출 받는 경우, 자본 적립금은 일시불로 납입해야하는 건가요?
안진구: 그렇습니다. 일종의 보증금 형식인 거죠. 갚아가면서 저축도 해야되는 구조다 보니, 그 부분에 대한 리스크를 보완하는 것.
Q: 기존 출자금의 6% 이상이면 안 내도 되는 것?
안진구: 잘 모르겠네요.
Q: 신기했던 게, 사후저축을 내는 게 쉽지 않아 보였는데.
안진구: 본인이 보기에도, 현실적인 문제가 될 것 같아 보였음. 하지만 금액으로 보면 일반 은행에 대출을 받은 것과 비슷한 부담 정도인 것임. 그렇게 보면 그렇게 부담이 된다고 보여지지 않는 면도 있고. 마이크로 크레딧 개념으로 보면 부담이 되는 것.
Q: 감가상각이 되는 화폐 이야기가 혁신적으로 들렸는데, 그 짧은 운영기간 동안 찾아냈던 오류나 문제점은 없었는지?
안진구: 그런 문제가 발생할 기간이 없었던 것 같음. 14개월 정도의 운영이라. 생각되기로는, 대안금융이라는 방식 자체가 우리끼리만 하면 원리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자본주의 원리 내에서 운영을 해야하니 그래서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
Q: 화폐 가치가 시간이 지나면 안 떨어진다고 했는데, 지금은 떨어져있지 않나. 10년 전의 만원과 지금의 만원이 다르다.
안진구: 그것은 인플레 등의 경제학적인 원리로 그렇게 된 것. 감가상각이 되는 화폐는 그 부분을 제하고 이야기한다는 것. 위의 답과 같이 자본주의 원리 내에서 운영을 한다는 것의 한계가 거기에서 발생할 것 같음.
Q: 부당한 이득을 취한다는 측면에서는 이자를 받는 게 불편할 수 있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면 이자가 없는 게 손해처럼 느껴지지 않을지
안진구: 자본주의에서는 인플레가 상시화되어 있으니 당연한 생각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소규모 시스템으로는 해결이 안 됨
참여자: 인플레는 돈의 상대적인 가치가 떨어지는 거지만 감가상각은 돈의 절대적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니 같지 않은 것.
안진구: 그래서 이런 대공황 시기에 실험이 가능했던 거겠죠. 그리고 이곳 같은 소규모 공동체 지향이 가능한 내부에서도 이런 실험이 가능할 것.
Q: 원주의 경우는?
안진구: 협동조합 네트워크에 소속되단체들이 자신의 잉여에서 3%를 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식. + 여러 가지가 들어 있음. 지역화폐의 부분 도입. 협동조합 간의 사업 연계. 그 부분은 별도로 자체적인 지역화폐를 통해 상호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 이런 것들을 짜깁기하는 형식.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현실적으로는 조직들이 협동 기금의 필요성에 대한 강력한 인식이 없었음. 돈을 낼 수 있는 조직에서는 이미 기금에 대한 절실함이나 의식이 없고, 기금에 대한 절실함이나 의식이 있는 조직에서는 돈을 낼 여력이 없음. 그런 불일치 때문에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것.
Q: 우리나라에서 이런 걸 실행하는 게 불법은 아니지 않을까요?
안진구: 화폐를 발행하는 건 불법이지만 상품권을 발행하는 식으로 하면 합법적인 방식으로도 여러 가지로 가능함. 원주에서도 협동카드를 하려 했는데, 지역화폐와 비슷한 방식이었던 것. 신용카드와 비슷한 포인트 카드를 만들어서(일본에서도 하고 있는 곳이 있음) 원주 신협이 매개가 되어서 하려고 했음. 하지만 어려운 점이, 실질적으로 시행하려면 금융 전산망을 통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규모가 안 되면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것. 중계망 측에서 제시한 게, 가맹점 2천 군데를 모아 오면 공짜로 해준다는 것이었음.
그래서 신협 조합원인 소상공인을 다 모으면 되겠다, 싶어서 해보려 했으나, 결국 수수료라는 게 발생하고, 그것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음. 신협에서 부담하라고 주장-신협에서도 거래가 늘어나는 등의 이득이 있을 테니. 하지만 신협 측에서 법적으로 안 된다는 이야기. 그래서 가맹점에 떠넘기려니 사업적으로 생각하는 측에서는 비용 발생에 대한 부담. 소비자에게 넘기려니 소비자가 쓸 이유가 없어짐.
결국 운영비용의 문제로 걸려서 그만두게 되었던 것.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면 그것도 나름 의미있는 방식일 거라 생각.
참여자: JAK가 조합원 수가 35,000명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숫자인데, 조합원들 간의 호혜적인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성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음. 빙고는 이제 170명인데 벌써부터 교육이나 그런 부분에 대해 마음 쓰이고 있던 부분이 있었음.
안진구: 원주에서의 길지 않은 경험으로 느낀 게,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 중 하나가, 사람들이 다 자기 같다고 생각하는 착각. 하지만 사람 수가 열 명을 벗어나는 순간 그것을 접어야 함.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 않음. 그러다보니 교육을 해야 된다라는 결론이 나옴. 하지만 공부를 잘 해야 협동조합도 잘 한다는 것이 웃긴 것임. 글을 못 읽는 사람도 협동으로 인해 자기가 얻는 이익이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협동조합을 하는 것. 정신적인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 협동조합은 사업체니, 사업으로 연계가 되어야 함.
일본 협동조합 현장에서 느낀 것은, 조합 활동을 하면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음. 교육이 따로 날을 잡아 있는 게 아니고 실제 조합 참여 속에서 배우는 것. 우리나라는 교육하는 날을 따로 잡아서 하는데, 그게 전형적인 먹물들의 행태. 사업을 해본 사람들은 사람을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음.
저도 처음에는 꿈이 많았음. 막상 문을 딱 열고 사람들이 오는데 너무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이 오는 거. 지구를 지키자고 하는데 와서 감히 맛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하지만 나중에 스스로를 돌아 보니, 싫은 거지. 사업을 한 게 아니라 운동을 한 거니까.
일본에 가 보니 완전히 달랐음. 일본은 주로 소규모 노동자 협동조합이 엄청나게 많은데, 협동조합들이 자기네 사업 영역에서 분화시킬 수 있는 영역들을 시간 많은 조합원들에게 분담을 한 것. 그리고 조합원들이 조합 물품으로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하면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식으로.
소비자협동조합이지만 소비만으로는 우리가 추구하는 끈적끈적한 조합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 몬드라곤 노동자 협동조합처럼 생계가 걸려도 협동조합의 의식을 갖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것을 보완하는 것들이 실제로 노동을 하게 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조합에 대한 충성도라든지, 직접 하면서 조합에 대한 교육이 되는 것. 그렇게 하면서 성장한 조합원들이 위로 올라와 나중에 리더가 되고, 생활자 정치 운동을 통해 정치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
대리인 계약: 생협 조직과 생협 기반 정치인들이, 생협 가치를 시정에 반영한다는 계약을 맺는 것. 최대 임기를 8년(1번 연임만)으로 제한. 임기가 끝나면 다시 돌아와 시정에서의 경험을 다시 생협에 반영.
일본 실무자 마인드는 우리나라 실무자 마인드와는 많이 다름. 우리나라는 자기가 운동/활동을 한다고 봄. 그러다보니 실무자로서의 고유한 역할을 방기. 하지만 일본에서는 -‘하이바’ 쓴 전공투 세대가 만든 사회당 계열의 협동조합인데, 주로 그람시 주의의 진지전을 도입한 게 협동조합이라 본인들은 주장-하지만 실무에서는 자신은 철저한 실무자라고 주장. 그러니 본인들이 활동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조합원들이 직접 조합활동을 하며 느끼고 성장해야한다고 함.
Q: 지금 빙고는 강연에 나온 금융 협동조합의 성격 중 어떤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건가요?
지음: 조합원마다 다른데요. 기본적으로 저희는 부동산 금융 전문입니다.ㅋㅋㅋ 어쨌든 보증금을 같이 모으는 조합이니, 많은 경우 자산의 상당 부분을 빙고에 출자하고 있음.
Q: 그럼 조합원에게 어떤 것이 돌아가나요?
지음: 배당이 있습니다. 하는데, 몬드라곤처럼 탈퇴 전까지 빙고에서 킵하고 있어요. 배당은 물가 상승률을 보장하자는 의미예요.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받고요. 그럼 보증금 받은 측이 월세 낼 때 같이 내듯이 내는 거예요. 월세/전세 전환율이 12% 정도 되는데, 그것을 빙고에 모은다는 개념으로 그 이자를 빙고에 내는 것.
그리고 그렇게 모아진 기금을 외부에 기여하는 식으로.
처음에는 무이자로, 각 대출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이었지만, 그 뒤로 집이 점차 많아지고 출자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기며 대출 이자라 불릴만한 것을 책정하게 됨. 이자를 받긴 받지만,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수익을 어떻게 외부로 돌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음.
디디: 안진구 선생님께서는 빙고의 운영 원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조언이 필요합니다.
안진구: 애초의 목적에 따라 운영원리에 많이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공유지 확대 자체에 목적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니, 구지 지구 분담금을 채택할 것은 아닐 테고, 빙고가 그런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면 더 확대할 수도 있는 것. 지금 빙고는 잘 하고 계시다고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잉여금에 기반하고 그 잉여금을 잘 배분해서 공유지를 넓혀가는 방식인데, 그것을 잘 하려면 근본적으로 잉여가 늘려야하는 것. 최초의 협동조합은 원가주의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음. 잉여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요즘 협동조합들은 잉여의 사용에 핵심을 두고 있는 것 같아 보임. 일반 기업도 잉여의 몇 퍼센트를 후원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음.
디디: 개인적인 생각인데, 실제로 빙고가 잉여금을 확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운영이 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
지음: 그렇습니다. 잉여를 늘리려고 하고 있지는 않고 출자를 늘리는 것의 저희의 지금 고민인 것. 돈은 어쨌든 채권 채무의 관계라 그 사이의 감정이 문제가 되고, 출자자/대출자가 분리 되면 공동체 내부에서 문제가 되는 것 때문에 고민을..
안진구: 엄밀히 말하면 지역 통화는 금융 문제가 아님. 화폐는 금융의 매개 수단일 뿐. 그것처럼 빙고의 수단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음. 공유지 확대 자체가 지상가치라면 그 수단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 수단과 목적이 혼재되기 시작하면 각각의 논리가 배타적이고 그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생협과 신협의 상업주의가 비판 받는 것도, 그 사람들이 어느 날 바뀐 게 아니라, 규모가 어느 선을 넘기는 순간부터 조합을 유지하기 위해 구조와 방식이 바뀔 수밖에 없는 것.
초창기부터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어갈 듯.
안진구: 무이자 무이자 이야기는 하지만,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무의자라는 개념이 가당키나 할까 하는 생각.
예전 원주에서 해외 사례 공부를 할 때, 몬드라곤이나 성공적인 사례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실질적으로 참고한 곳이 이탈리아의 트렌토라는 곳.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아랫자락에 있는 곳인데. 규모와 지리적인 상황도 비슷했던 것. 그 곳에서 협동조합이 연합 네트워크를 통해서 굉장히 잘 되고 있어서, 실무자들이 열 댓명 정도 견학을 하고 왔음.
그곳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숙명이 있는 것 같던 게, 그곳이 이탈리아 경계에 있는 곳이라 본국과 문화가 많이 다름. 언어도 다르고. 국영 소방서도 없고. 예부터 의용 소방대를 운용하는 듯 자기들끼리 해결해야하는 곳이었던 것. 협동조합이 몇 개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지역 상황에 대해 이야기한 것. 협동조합의 이면에 예전부터 운영되어왔던 계가 수백 개씩 있었던 것. 그런 지역 특성/기반이 분명히 있고, 그런 특성을 잘 파악해서 뭐가 되었든 사업을 구상해야 현실적이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생각을 해서 적용을 해 봐도 현실적인 적용이 어렵다는 것.
그러니 지구 분담금도 중요하지만, 차라리 마을 분담금을 만들어 지역과 소통할 수 있는것을 마련해보는 게. 지구는 열심히 해도 우리 다음 세대쯤 돌아오지만 마을에서의 활동은 당장 돌아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