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260
경의와 존경을 표합니다.
생각해보니, 나는
헛헛한 봄날의 햇살 아래서 어떤날의 출발을 흥얼거리고
출발비디오여행도 다보고 짜파게티도 없을때, 오후만 있던 일요일을 불렀고
여자친구와 곧잘 이규호의 , 머리끝 물기, 내일도 만날래를 들었고
뭔가 인생이- 아니 연애가 잘 풀리는 시절에는 봄날같은 표정으로 엉클의, 그대와 함께라면을 불렀고
이다오의 커피 한잔 할까요 를 들었고
누군가가 날 외면하거나 떠나기 전에는 이다오의 등대지기도 불렀고
뭔가 속절없이 지나가는 가을밤에는 창가에 비스듬히 서서
함께 떠날까요(조동익) 을 부르거나 11월 그저녁에를 들었고
종종 텅빈 학교 운동장에서 물끄러미 주저앉아 오소영의 기억상실을 듣거나 부르거나
최근의 가을에는 장필순의 goodbye 나 티비,돼지 벌레 를 자주 들었네요
먹먹해지는 새벽에는 제비꽃 이나 나뭇잎 사이로 부질없는 허기를 달래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때는 너무 좋아하지만 부르지 않기로 했어요.
그건 나의 비밀
그러므로, 그래서,
당신은 뭔가 내 마음을 읽고 있었지? 하며 내밀한 독백을 중얼거리기도 했던 그 순간들에
거짓말처럼, 그런 음악들이 있었구요
그래서, 그러므로
가까스로 비루하지 않은 날들이 될수 있었어요
이 공연을 봤던 날도 사실 그랬어요
이곳도 저곳도 그곳도 아닌, 어떤 낮선 곳에 잠시 머물다 오고 싶던 12월의 마지막날이었지요
다행이었어요. 들을수 있어서.
감사해요 소식 전해주어서
가운데 곡 되게 허하네...
조만간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한다는데 그날도 기대하고 있어요
하나음악 팬 만나서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