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17. 집사회의 후기.

집사회의 후기(?) 같은게 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몇가지 느낀 것 나누고 싶어서 글 쓰게 되었습니다.

* 마을활동비 지원 관련하여 행위자들의 입장 차이

지난 집사회의에서 가장 많은 논의가 있었던 주제는 빈가게 마을활동지원 관련입니다. 제가 정리하기로는 살구의 입장은 "항목과 지출비용을 세세하게 적을 시, 추후 보고서 작성시에도 항목과 지출내역에 관한 세세한 보고가 잇따라야 하기 때문에, 마을활동비를 지원받는 입장에서는 번거롭고, 그러한 번거로움이 마을활동 보다 더한 노동을 필요로 할 수 있으므로, 마을활동을 권장하는 측면에서 마을활동비를 지원하는 사람들을 신뢰하고 줄 필요가 있다." 라고 생각됩니다.

마을활동비와 같은 공적 성격을 띈 자금이 운용되는 과정에서 개입되는 행위자들은 ①회원 ②집행 승인자 ③집행 신청자 이렇게 3부류로 분류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난 집사회의에서 살구의 입장은 집행 신청자의 입장만을 대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회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낸 비용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권리가 있으며, 집행 승인자들은 회원들에게 비용을 그렇게 집행하게 된 이유들을 설명할 의무와 회원들을 대표하여 자신의 권한으로 판단할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공적인 돈을 쓸 때, 그 돈을 신청하는 사람이 그 돈을 공적으로 잘 쓰겠다는 것을 설득할 입증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신청자에게 경제적 유인이 있으니까요. 그 입증책임을 그저 '신뢰'라는 이름으로 면제시킬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면 전부다 마을 사람들인데 못믿을 이유가 있을까요?

* 비밀투표냐 공개투표냐

투표를 비밀투표로 하는 것은 투표권자의 권리를 현실적 권력으로 부터 보호하여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집사회의 같은 대의적 대표의 경우에는 그 권리보장이 회원들의 알권리와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앞집 집사로서 이번 빈가게 마을활동비 지원 관련 사안에 대하여 앞집 구성원들에게 설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것은 우선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바와 다르기에 저의 말이 스스로가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런 사안에 있어서는 납득하신 분들이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옳아 보입니다.(그러한 집사회의의 결정이 하나하나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일부 의결과정에서 비밀투표가 이루어지기도 하였었는데, 저는 집사회의의 의결은 누가 그것에 대해 찬성하였는지 공개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살구

2011.11.23 11:13:40

일단^^;; 번거롭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 그 단어가 나왔다 하더라도 그 의미를 전달하려고 그랬다고 생각되지는 않아요.)  그런 항목으로 정리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얘기한 것으로 그리됐을경우 형식적으로 맞출수는 있으나 그런 형식적 의미가 중요한 것인가라고 이야기했다고 기억하고 있고 (그것이 그런 단어로 넘어갔을수는 있겠네요.) 그렇게 이해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신뢰라는 부분으로 면제하고자 했던 것도 아닙니다. 그런 예산과 정산 방식 말고도 회원들이라고 얘기되어지는 마을사람들이 더 잘 이해할수 있고 인정할수 있는 방법론을 찾을 수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쿠우가 말하는 비용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권리에 대해서는 저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마을에서 가게의 역할과 실제 활동들이 그렇게 항목별로 예산을 명시하고 보고해야 이해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은 ( 회의의 진행을 되새겨보면 ) 제가 깜이 떨어진것이라고 봐야하거나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얘기 되는것이 맞는것 같아요. -- 이부분은 글로 잘 설명하기가 어렵긴 하네요.

 

여튼 그날 집사회의에서 집사들이 준 의견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빈가게 또는 그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나눌 이야기들이 많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빈가게 회의나 이후 여러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가게와 마을의 관계라든가 그저 단상이라도 가게에 대해 느끼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빈가게에 대한 풍성한 논의들을 더 기대해 주시는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음....비밀투표냐 공개투표냐 자연스럽게 공개되지 않나요?^^

집사들이 집에가서 얘기 안하나요? ^^ 잘 모르겠네요.

글고 빈마을에서는 집사회의 같은 대의적 대표의 경우에 대한 논의도 앞으로 쭉~~~ 많이 되겠죠?

 

일단 저는 빈가게 마을활동비 제안서를 다시 쓰는것으로 알고 있고...

다음 집사회의때까지 준비하려고 합니다.

물론 그것과 함께 가게얘기를 많이 하러 집들도 놀러 다니고 그럴라고요^^

기다려주셔도 좋고,,, 미리 초대해주셔도 좋습니다. 

 

아 ...어제 한 가게회의는 내일 좀 적어야겠네요...^^

쿠우

2011.11.25 22:53:41

글쎄요. 살구는 그 방법론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 없이, 신청자의 입장만을 이야기하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그 방법론에 대한 구체적 제안이 있어야 방법론에 대해서 검토해보고 그것이 옳으냐 그른지에 대해 말할 수 있을텐데 그런 제안도 없었구요. 어떻게 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잖아요? 찾을수야 있겠지만 지금은 그 방법론이 없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과 그것을 규정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지요. 숨기려면 숨길 수도 있는 것이고요.

살구

2011.11.26 11:26:06

그 방법론과 관련해서 얘기하지 않았다고 제안도 없었다고 하는것이 맞겠네요. 그것 역시 저의 불찰일것입니다. 언제나 빈집에서 집사회의자리외에도 그런 이야기들을 꾸준히 하고 있었던 저로서는 집사회의에서 그런 이야기를 다시 해야 한다는 또는 정식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미쳐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방법론 또한 뭐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일수도 있고요.

또  그 규정하는 일에 제가 재주가 없는 것은 사실이기는 합니다. 숨기는 것은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고요.

그리고 지금도 더 괜찮은 방식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저와 없다고 얘기하는 쿠우의 말하기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고 봐요.

 

뭐 글고 11시에 모여서 한시간동안 집사회의를 마치고 싶어하는 시간적 상황에서 사실  그런 내용을 논할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껴지면 아무래도 각자의 생각의 기반에서 기술적인 처리에 가까운 얘기들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러면 논의는 한 부분에 매몰되기도 쉽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날은 어쨌거나 얘기가 길어졌고 회의시간도 무척 길어져버렸지만요.

 

여튼 제가 그 방법론이라는 부분과 관련에 답을 내 놓을수는 없거나 잘 만들지 못할수는 있지만

익숙한 것들이라도 우리가 더 즐거운 방식으로 이야기할수 있거나 일할 수 있도록 바꿀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고 그저 조금씩 바꿔보려는 노력은 계속하지 싶네요. .....

연두

2011.11.23 21:46:11

후기야 언제 어디서나 대 환영!

 

회의록을 바로 올렸어야 했는데 미안합니다. 금토일 일이 좀 있었고

회의를 기록해 둔 종이를 가게에 두고 왔다가 어제 찾았어요.

오늘 밤에 집에 가서 회의록+저의 후기를 올릴게요. 

 

얘기가 많이 오가는 게 좋은 거겠죠. 전 좋네요.

그럼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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