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1일이면 빈집이 시작한지 4년이 됩니다.
아기로 치면 이제 말도 제법하고, 맨날 사고치고, 정신없이 뛰댕길 때겠네요.
4년동안 10여개의 빈집과 빈집 비슷한 집들이 생겼다가 없어졌고,
백명이 훌쩍넘는 장기투숙객들과
천명까지는 안될까요? 암튼 수많은 단기투숙객들이 왔다갔습니다.
빈고와 빈가게, 빈마을도 생겨났구요.
동네 친구들도 많이 생겼구요.
하지만 동시에....
왔던 만큼 많은 사람들이 빈집을 떠나서 살고 있고,
다들 좋은 기억만큼이나 힘든 기억들도 갖고 있고,
또 많은 집들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사라져 갔지요.
그리고 이제...
빈집이 시작됐고,
빈집하면 생각나는 집,
빈집 로고의 코 자리에 있는 집,
게스츠하우스 빈집 그 자체였던 집이 이제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빈집은 이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겠지요.
지금 이사 날짜가 꼬여서... 정확한 일정이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25일, 26일에는 아랫집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얘기를 나누고 앞으로의 우리의 집과 우리의 삶에 대해서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얘기를 돕기 위해서... 각자의 글을 모아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글을 묶어서 우리끼리 자료집이라도 만들어서 나눠가지면 어떨까요?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전에 살았던 사람들,
그리고 빈집을 유심히 지켜봐 주셨던 사람들,
모두에게 A4 한페이지 '이상' 글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생각은 전부터 했는데, 저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혼자 고민하다 시간 다 보내기를 하다보니...
이제야 부탁을 드립니다.
21일까지 딱 2주
그 때까지 글을 보내주세요.
빈집에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 되겠지요.
선물도 드리려구요. 자료집과 함께 빈집/빈고/빈가게에서 쓸 수 있는 1만빈짜리 빈화폐 ^^
(얘기가 잘 되면 빈마을활동비나 빈고 적립금을 쓰고, 안되더라도 제가 개인적으로라도 반드시!!)
어쩌면 자료집 수준을 넘어서 책이 될 수도 있을까요? ㅎㅎ
빈집 사람들이 만드는 아직은 비어 있는 책, 빈 책을 채워주세요.
형식 자유, 분량 자유, 그림도 좋고, 사진도 좋고, 아무튼...
우리가 살았던 빈집과 함께 살았던 서로에게 선물합시다.
생각해 볼 것들....
- 내가 살았던 기간
- 내가 살았던 집 (빈집 이전, 빈집 들, 빈집 이후)
- 같이 살았던 사람들
- 내가 원했던 빈집
- 내가 살았던 빈집
- 내가 떠나온 빈집
- 앞으로 빈집은 어떻게?
- 앞으로 나의 집은?
- 앞으로 나의 삶은?
- 빈집에서 좋았던 것, 싫었던 것,
- 쓰다보니 이 목록은 얼마든지 개인적으로 추가가 가능하겠네요. ㅎㅎ
- 아무튼 빈집에서 기억나는 여러 경험들....
- 내가 빈집에서 한 일들...
- 빈집에게 하고 싶은 말...
- 빈집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 앞으로 빈집에 살게 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 자기가 살았던 빈집의 시작과 중간 마무리...
- 빈집의 의미 -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 뭐 등등...
저 이거 꼭 하고 싶어요.
사실... 빈집 아랫집이 없어지게 돼서...
어쩌면... 그것보다는 그동안 떠나간 사람들이 생각나서...
그리고 이제는 저도 떠나가는 것 같아서...
참 많이 울적한데요...
이거라도 하면 좀 위안이 되고 힘이 될 거 같아요.
제가 부탁을 잘 못 하는 건 여러분이 더 잘 아시겠지만...
이것만큼은 부탁을 드리고 싶네요.
꼭 부탁드려요.
내가 쓸 수 있을까? 잘 쓸 수 있을까? 잘 쓰고 싶은데. 부끄럽기도 하고 쑥쓰럽기도 하고. 주제넘은 것 같기도 하고. 기타등등 마음이 복잡해지기도하고. 아무튼 외면하기 힘든 지음의 간곡한 마음만은 전달이 되네요. - 서울와서 아프다가 살아났다 몰린 일 해치우다 정신 좀 돌아온 ㅎ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