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어머니의 이기심>, <<간디의 물레>>, 녹색평론사 중


자식에 대한 사랑이 무한하듯이, 어머니의 이기심도 무한한 것인지 모른다. 한 사람의 여성이 아닌, 한 어머니에게 자식에 대한 배타적인 사랑을 포기할 것을 기대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노릇은 없을지 모른다. "세상의 어머니들은 사회가 아무리 부패해 있어도 자기 아이들은 거기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을 받기를 원한다"라고 괴테는 말했다. <파시즘의 대중심리학>을 쓴 위대한 심리학자 빌헬름 라이히에 의하면, 이 세상 모든 악의 근원에는 어머니가 있다. '내자식'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이 파시즘을 허용하고, 끝내는 아우슈비츠를 만들어 내는 데 협력하게 된다는 것을 인식한다 하더라도 이 세상 어머니의 이기심만은 영원할 것인가?


굳이 왜 '어머니'인가를 따질 필요는 없을 듯.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자신의 가족과 관련된 문제에서 우리는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사랑이 '배타적인 사랑'이 되는 순간 사랑과 가장 거리가 먼 '악의 근원'으로 변하는 비극은 아우슈비츠까지 갈 것도 없이 아주 흔한 일이지 않을까?


폴 라파르그, <게으를 수 있는 권리> 중


프롤레타리아여, 일하고 또 일하라. 그리하여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동시에 여러분 자신의 불행도 증대시켜라. 일하러 가라, 그리하여 더 가난해지거나 불쌍해지고 그래서 또 다시 일하러 가야 하고 불행해질 원인을 또 만들어 내라. 바로 이게 자본주의 생산의 냉철한 법칙이다.


그렇다고 일을 '곧바로' 때려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ㅋㅋㅋㅋ

직장인 여러분들.

돈 많이 벌어오세요. ㅋㅋㅋㅋ



콜린 원드, <자영사회>, <<아나키즘, 대안의 상상력>> 중

171p


< 노동과 잉여>라는 탁월한 논문에서 키스 페이턴은 노동자들이 자동차 공장을 영구 인수할 때 일어날 일들을 추측해본다. "혁명의 축제가 끝나면, 작업을 재개하자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GNP를 늘리라는 지시나 호소에 부응하는 습관으로 되돌아간다면, 소기의 성과를 내버리는 것밖에 안 된다. 물론 생산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뭔가' 토대가 필요하다. 어떤 토대가 필요할까? 결국 '어떤 종류의 일'인가의 문제로 돌아온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조립라인을 재가동시키는 대신 - 젋은 노동자들이 조립 라인을 부숴버렸을지도 모르지만 - 두 달 동안 토론을 벌이며 앞으로 할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 일을 하려면 조직을 어떻게 편성해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자가용 승용차? 왜 사람들은 항상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하는 걸까? 지금 있는 곳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자동차는 일상을 벗어날 필요를 창출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가? 한편, 자동차를 사용하면 과연 편리한가?. 교통정체에 시달리는 것이 편리한가? 국가 손실이 얼마인가? 국가 손실? 웃기지 마라. 국가 손실이나 국가 이익 같은 말은 다 헛소리다. 혼잡한 도로를 건너가려는 노인의 얼굴을 본 적이 있는가? 보행자가 얼마나 불편한가? 자동차를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단지 자동차를 '소유'하고 싶기 때문인가? 자동차가 비싸면 사람도 비싸지나? 오히려 반대다. 자동차를 소유하면 정말로 시간이 절약될까? 제조업 평균노동시간은 얼마인가? 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주당 45.7시간. 가정에서 일주일동안 자동차에 들어가는 돈은 얼마인가? 가계 총 수입의 10.3%. 평균이 그렇지, 사실은 20%에 가깝다. 우리 중 절반은 차가 없기 때문이다. 45시간의 25%는 얼마인가? 세상에. 9시간! '시간 절약'을 위해 쓰기에는 더럽게 긴 시간이다!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는 데는 분명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버스? 좋다. 그렇다면, 버스를 만들자. 하지만, 공해는 어쩌나? 텔레비전에서 봤던 전기 자동차는 어떨까? 기타 등등.




전기 자동차가 쓰는 전기 역시 결국은 화석연료나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걸 생각한다면... 

당연히 전기 자동차도 대안은 아니다.

물론 조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좀 더 진전이 된다면...

자동차 자체를 줄이는 것...

자동차 공장을 줄이고, 자동차를 위한 노동 시간을 줄이는 것...

자동차 공장을 자전거 공장으로 바꾸는 것...

노동자가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생산하기 위한 노동을 선택하고...

노동 시간 대신 자유 시간을  선택하는 것...

사람들이 일상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도피하기 위한 수단을 원하는 대신...

자신들이 살아가는 바로 그 공간을 살만한 공간으로 바꾸어 내는 것...

이런 것들이 가능해지지 않겠는가?


'어떤 종류의 일'을 할 것인가?

우리에게는 토론이 필요하다.



암튼 재밌는 상상이고 멋진 작업장이다.

두 달 동안 공장 세워놓고 토론하는 노동자들...

조립 라인을 부숴버린 '젋은 노동자들' ... ㅋㅋㅋ


잔잔

2011.07.06 00:17:39

모든 악의 근원에는 어머니가 있다,

저는..음...^^ 악의 근원에 있는 '어머니'들이 좋습니다. 

 

악의근원...무서운 말이지만, 거기가  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거기 서서 다른 방향으로의 가능성/움직임에 대해 두 달 간 토론을 해보는 건 어떨까..ㅎㅎ

아! 어머니들이 살림살이를 내려놓고 두 달 간 토론을 해보는 것도 멋지겠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일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도 굉장히 땡기네요^^

martin

2011.07.06 09:53:26

"자식들에 대한 부모들의 애정 어린 태도는 그들이 이미 오래 전에 포기했던 그들 자신의 나르시시즘을 다시 부활시키고 재현시키는 행위이다. 부모들이 자기 자식들을 아주 완벽한 존재로 여기는 충동은 과대평가에 의한 대상에 대한 신뢰이다. 또한 부모는 그들 스스로가 오래전에 포기했던 모든 특권을 자식에게 다시 부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자아의 불멸성이 위협을 받는 부모의 나르시시즘이 자식에게서 피난처를 찾아 안정된 위치를 유지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부모의 사랑이란 결국 부모의 나르시시즘이 대상애로 변모되어 그 과거의 속성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근본개념>

손님

2011.07.06 18:16:30

무슨말인지 알겠는데, 싫네요...'불과하다', '불과한 것이다'라는 단정적 표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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