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멍니, 다들 어딨냥?

조회 수 5691 추천 수 0 2018.02.15 22:29:33

안녕 나 멍니.

2008년 요 만할 때 빈집 왔지. 


photo_2018-02-15_00-48-56.jpg


photo_2018-02-15_00-49-37.jpg


photo_2018-02-15_00-49-41.jpg 


벌써 10년 됐다. 

고양이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보다 5~7배 빠르다고 하니까 내 나이도 이제 50~70 살 정도 되려나? 

해방촌에서 신나게 놀았는데, 

어느새 러니, 동글이, 복돌이, 빙거도 하나 둘 자기 갈 길 가고, 

인간 친구들도 많이 바뀌었네. 


나도 나이가 들어서 몸도 예전같지 않고,  

혹시 길눈이라도 어두워지면 낭패일 거 같아서, 

얼마전에 해방촌 은퇴하고 지금은 얌전히 집냥이로 살고 있어.  

이것도 나름 편한 면이 있는 거 같아. 


그래도 해방촌, 빈집 생각이 많이 떠올라. 

빈집 시절이 재밌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지. 

나만큼 많은 사람들하고 같이 산 고양이는 아마 세상에 없을거야. 
그만큼 특이한 집이었지. 

엄청 친했는데 지금은 거리가 멀어지다보니 뜸해져서 아쉽운 사람들, 
그때는 미웠지만 지금은 이해도 될 것 같은 사람들, 

같이 살았던 친구들과 함께한 기억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또 나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래서 더욱 지금 다들 어디서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다. 


빈집의 시간도 고양이의 시간만큼이나 빠른 것 같기도 해. 
손님의 손님의 손님의 손님들... 벌써 여러 세대 차이가 나서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것 같더라고. 
빈집들도 몇 개가 생겼다가 없어졌는지 나도 기억이 잘 안나네. 
요새도 새 빈집을 만든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나는 그냥 고양이도 좀 살기 좋은 집, 동네면 좋겠네. 

곧 빈집 10살 생일 잔치 한다던데, 다들 얼굴 보면 좋겠다. 

(사실 내가 요새 외출을 전혀 안하고 차타는 게 힘들어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일단 니들끼리 잘 놀고, 나중에 신림동으로 놀러와.

지금 집사들은 예전부터 내가 키운 애들이라 편하긴 한데, 아무래도 둘 만으로는 내가 너무 심심하고, 

얘네들이 간식 준비가 좀 부실한 경향이 있어.)



photo_2018-02-15_00-47-38.jpg


photo_2018-02-15_00-47-42.jpg


photo_2018-02-15_00-47-45.jpg


photo_2018-02-15_00-47-49.jpg


photo_2018-02-15_00-47-52.jpg


photo_2018-02-15_00-47-55.jpg


photo_2018-02-15_00-47-59.jpg


발톱긁개

2018.02.16 02:36:37

멍니야 나 너가 사용하던 발톱긁개다 기억하니

2018.12.27 13:16:31

러니, 동글이가 먼 길로 갔구나..
멍니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라~~~!!
10년전 빈집에서 하루종일 멍- 하게 있어서 널 좋아했는데
알고보니까 멍- 한게 아니라 집중하는거였더라 ㅎㅎ
냉장고 구석에서 주로 멍- 때리길래 봤더니 바퀴벌래를 잡는걸 보고 기겁을 했는데..
에휴, 그때가 언제니? 나도 이제 삽십대야 멍니야..
인간의 시간으로도 많은 시간이 지난것 같다.
십년의 시간동안 열흘 밤낮을 채워 이야기해도 못다할 많은 이야기들이 내안에 쌓였는데, 아니 빈집에서 지내던 그 시간만큼 행복하고 즐거웠던 이야기가 있을까 싶어..

스무살적이니까 가능한 생각일수도, 내가 지금 삼십대니까 떠오르는 시절일수도 있지만..

빈집에서 지내는 그때는 나도 잘 몰랐던것 같아,
어쩌면 내가 덜 성숙했던것 같고..
십년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빈집에게 감사해
그때 받았던 사랑과 배려깊은 말과 행동들, 친절함과 서로를 위하는 마음들..
그게 얼마나 기적같은 일이었는지 요즘도 종종 생각나면,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

아무튼 건강히 지내! 벌래는 그만 잡아먹구! 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20210225 빈집 게시판&공통장&폰 정리 회의 [1] 사씨 2021-02-26 12957
공지 '2014 겨울 사건의 가해자 A'의 게시글에 대한 빈마을 사람들의 입장 [19] 정민 2016-05-19 154610
2120 자연농 교류회 '경칩모임' - 해남 - 산하 2012-02-21 1645
2119 빈집에서 며칠 지내려고 하는데 답변주세요 [6] 손님 2010-06-04 1646
2118 아래 광고글을 지울까 말까. [6] 연두 2010-07-14 1646
2117 해방전 텃밭 28일 개장! 가실 분? [2] 지음 2012-04-21 1646
2116 이발사 이효링와 온스타일 출연중~ [1] 미스터리L 2012-05-11 1647
2115 빈가게에 있던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 [1] 손님 2012-02-10 1648
2114 <빈집이야기> 수다회 제안 지음 2010-07-06 1649
2113 14일~며칠 단투신청^^ [2] 손님 2010-06-13 1650
2112 2012 농한기 유랑풍물패 전수~ 두둥~ [2] 손님 2011-12-19 1650
2111 [감사] 빈마을 헌혈증 기증에 감사드립니다. 케이트 2011-12-26 1650
2110 계단집, 궁금한게있어서요 [2] 잔잔 2012-04-01 1650
2109 5월 5일 이사 도와주세요~^^ .. by 양군 [6] 손님 2012-05-03 1650
2108 두물머리 떼잔차질 말랴 2010-06-03 1651
2107 생협 배송 단기 아르바이트 지음 2012-04-02 1651
2106 검정후드티와 손목디지털시계주인~ 집사회의때 놓고간것! [3] 손님 2012-05-17 1652
2105 2015년 공동체은행 빈고 총회 3월 7일 3시 해방촌 까페 빈가게입니다. file 곰자 2015-03-05 1652
2104 단기 투숙을 하려고해요 ^~^ [1] 옥슈슈 2012-07-30 1653
2103 5-1519 [2] 이발사 2010-06-12 1654
2102 25일(토) 판소리 공연 같이 가실 분~ 손님 2012-02-19 1654
2101 내일(5/26) 아홉시 낭만집 민들레 손님들과의 대화 & 간단 집사회의 [1] 들깨 2012-05-25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