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 사는 주운입니다.

해방촌엔 언제나 빈집이 있었습니다. 초짜였고 언제나 초짜일 제가 주워듣고 엿들은 바에 의하면 10년이나 되었습니다. 작년엔 빈집 열살 생일파티를 하기도 했지요. 긴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사람들이 오갔을 겁니다. 오갔습니다, 라고 하기엔 빈집에서의 만남은 유서 깊은 언어를 빌려오자면 여행 중의 만남처럼 느껴지니까요. 저는 빈집이 아니라 그저 투객이라서.. 오갔을 거라고 상상만 해봅니다.

그러나 저러나 빈집은 언제나 해방촌에 있었습니다. 빈집을 설명하는 여러 이름을 짓고, 삶의 공간을 실험하며 그 의미를 확장해온 그 간의 시간들에도 <그러나 저러나 해방촌으로 가야지>라는 마음이 빈집을 아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적혀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 해방촌에 남은 빈집은 없습니다.

올해 초의 구름집, 우정국 정리부터 며칠 전인 21의 소담, 이락이네 정리를 마지막으로 해방촌에 빈집이 사라졌습니다. 그 과정을 설명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빈집 투객들의 배경과 필요가 점점 달라져왔고 그에 따라 사라지고 이주했다고 생각합니다. 늘어나기도 줄어들기도 하는 거라고, 여기선 그정도만 말하고 싶네요. 그런만큼 하고싶은 사람이 또 불쑥 나타나 해방촌에 빈집을 만들지도 모를 일입니다. 허언일까요.

하여튼

10월 24일 수요일(오늘!!) 저녁 7시 30분부터 안녕 해방촌 산책을 하려 합니다. 온지곤지에서 출발하여 그간 살았던 모든 빈집과 빈가게를 돌아볼 생각입니다. 수제맥주도 준비했습니다!

소식 전달이 늦었습니다. 이사 준비로 바빴고, 나머지 이유는 부끄럽고 멍청한 부분이라 죄송한 마음입니다.

해방촌의 마지막 투객들은 이번주에 은평구 신사동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여기서도 빈집을 이어가려 합니다. 유명한 해방촌에 있을 때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해야죠! 다음달인 11월 3일 토요일에는 새 빈집 집들이가 있을 예정이니, 그 소식으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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