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저는 까페 해방촌 빈가게에서 조합원 소통을 담당했었고,

지금은 평조합원으로서, 마스터들의 일을 돕고 있는 지음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인사말을 전해야 마땅한 시기지만,

좋지 않지만 꼭 알려드려야 할 소식을 알리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오는 2월 21일은 까페 해방촌 빈가게가  문을 연지 꼭 4년째 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문을 닫게 되는 날이 되어버렸습니다.

 

까페 해방촌은 60여명의 조합원의 출자금과 차입금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마스터들분들이 최저임금의 80%선에 지나지 않는 활동비만으로도 열심히 공간을 운영해주셨습니다.

여러 조합원분들을 비롯해서 해방촌 주민들, 빈마을 사람들이 많은 관심과 활동으로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각종 지원사업 등을 통해서 까페 해방촌을 위해 마스터처럼 일해 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공동체은행 빈고는 보증금을 공급하고, 사무실 비용을 분담하는 등의 형태로 꾸준히 함께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무이자로 보증금의 절반을 지원해주신 고마운 분도 계셨습니다.

이 모든 분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까지 까페 해방촌 빈가게는 장사로는 늘 매달 100여만원의 적자를 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버텨올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임@대료가 40만원 정도가 더 올려달라는 건물주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스터들의 피로도가 적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까페 해방촌 빈가게라는 틀로서 해 볼 수 있는 것은 거의 해 봤다고 할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칙적으로는 조합원분들의 의견을 여쭙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까페 해방촌은 초기에는 소비자조합원들의 출자와 참여로 시작했지만,

1년후 무렵부터는 사실상 조합원 모임이나 조합비 모금도 정지되고,

마스터들을 중심으로한 생산자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해왔습니다.

마스터들이 길고 어려운 논의 끝에 까페 해방촌 빈가게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쉬움이 많으시겠지만, 마스터들의 결정을 존중해주셨으면 합니다.

 

현재 잔고로 가게를 정리하는데 드는 비용 등을 마저 충당하고 나면,

보증금을 제외한 차입금의 50%로도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합원분들의 출자금은 소진되어서 돌려드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출자금이 헛되게 쓰여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까페 해방촌 빈가게는 문을 닫지만, 빈가게가 있던 그 공간은 앞으로도 해방촌의 중심에서 소중한 공간으로서 남아 있을 것입니다.

마스터들이 이 공간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알아본 결과,

용산 성공회 나눔의집(http://ysnanum.or.kr/rb/)에게 공간을 넘겨주고, 공동체은행 빈고(http://bingobank.org/)와 해방촌 사람들(http://haebang.net/)이 공간을 공유하는 형태로 같이 쓰는 쪽으로 합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형태는 지금부터 또 새로운 사람들이 만들어가야겠지만,

누구든 편하게 들러서 차 한잔 마시고, 모임도 하는 해방촌의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애써 만들고 꾸려온 공간은 모양은 많이 바뀌겠지만 계속 살아 있고,

사람들은 좀 바뀌겠지만 여전히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관계는 유지될 것입니다.

 

오는 2월 21일은 까페 해방촌 빈가게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공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장사를 못하지 노는 건 잘 하잖아요. ㅎㅎ

오후 2시까지 오셔서, 얘기 나누고 마시고 먹어 봅시다.

 

못 오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설명하는 글이 길어졌습니다만,

역시 다같이 모여보면 제일 좋겠습니다.

그동안 못했던 얘기들, 아쉬움들, 소중한 기억들을 나누고,

또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관계를 위한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모아보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빈가게의 정리와 관련한 질문이나 의견들은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주십시오.

물론 직접 오셔서 얘기해주시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즐겁게 함께 합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까페해방촌 빈가게 : 02-790-1968

담당자 : 지음 010-2701-5944, 나마스떼 010-9150-3796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20210225 빈집 게시판&공통장&폰 정리 회의 [1] 사씨 2021-02-26 12953
공지 '2014 겨울 사건의 가해자 A'의 게시글에 대한 빈마을 사람들의 입장 [19] 정민 2016-05-19 154608
1880 모두들 잘지내시는지요 ㅠㅠ(질문) [4] 손님 2012-06-24 1872
1879 공주 두레배움터 손님 2014-10-08 1872
1878 소식 한두 개. 연두 2012-06-30 1877
1877 2015 에코토피아 캠프 기금마련 '흘러라 내성천' 티셔츠 예약 판매 손님 2015-08-07 1878
1876 10월 6-9일 놀러갈게요 [3] 손님 2010-09-27 1879
1875 빈마을 연애통신-수유너머 위클리에 보낸 기사 file [6] 디온 2010-06-09 1880
1874 저녁에서 밤으로 보내는 불량통신 file [4] 손님 2010-08-15 1880
1873 다녀왔어요. ㅎㅎ [4] 지음 2012-07-10 1880
1872 오늘! (18일 수요일) 7시 대한문 유기농집회 [5] 연두 2012-07-18 1880
1871 늦었지만 5월 15일부터(오늘이네요..) 27일(일)까지 단투 신청합니다. ^^ [4] 람보트 2012-05-15 1881
1870 공부집 산하 임다!! [3] 산하 2012-05-01 1882
1869 10/2 내일 한시 단편집에서 추석잔치해요! 추석 2020-10-01 1884
1868 주거공유에 대한 작품전시가 시청근처 시립미술관에서 있네요 [1] 화자 2014-12-21 1886
1867 아모르파티 23.금 별꼴 까페 file 손님 2012-03-21 1894
1866 다큐멘터리 출연!! file [3] 손님 2010-09-08 1896
1865 토요일(8/18) 두물머리 축하파티에 초대합니다! 손님 2012-08-17 1896
1864 내일(23일)에 놀러가려고 해요~ [2] 손님 2010-09-22 1897
1863 놀러가고싶어요. [4] 손님 2010-09-17 1898
1862 다람쥐를 만난 빈집 [6] 지음 2010-07-15 1899
1861 10월 개강! 데이비드 하비 『자본』(조명래), 노동의 미래(장훈교), 사이버 맑스주의(오영진) 손님 2015-10-01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