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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수다회는,

구체적으로 선언문 초안을 만드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이야기를 제안해주셔도 좋고요.

다만, 지금까지의 흐름 상으로는, 1-2회 더 수다회를 가져 선언문을 정식으로 만들어보고

6월 말 마을잔치 때 함께 선언하는 자리를 제안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평일(주말엔 제가 힘듦) 언제 모이면 좋겠는지

시간을 제안해주세요.

일단 저는 다음 주 금요일 저녁이 어떠신지 제안을 해보겠삼.

글구 이와 연관된 어떤 이야기라도 풀어내고 픈 분은

dionk4@gmail.com 으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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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몇몇의 여성들이 빈가게 방에 모였습니다.

여성전용 수다회임을 급하게 공지한 터라 혹여 남성분들이 서운해하실까도 생각했지만

주최측의 농간이므로 항의를 마음껏 받겠다 하고 걍 했어요.^^


한... 여섯 분 정도 오셨었나...

하여간 하나 둘 모여들어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가

저번에 '빈집에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성폭력' 1위에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이 올랐던 것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건 모두에게 충격적인 일이기도 했지요.


거기엔 '어깨에 손을 짚는 것'에서부터

'옆구리 찌르기', '뒤에서 안기', '툭 치고 지나가기', '기대기' 등이 나열되었는데

서로 용인될 수 있는 특정 관계임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어떤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나눴지요.

남녀를 불문하고 말이죠.


나는 여기까지가 좋은데, 상대가 그 이상의 행동을 할 때의 난감함에 대해서도,

왜 '애매한' 정도의 터치나 언어폭력에 대해 그로 인해 불쾌한 쪽이 늘 참게 되는지도,

혼란스러운 걸 혼란스럽다고 말 안하고 넘어가는 데에는 항상 권력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자기도 모르게 내면화한, 어떤 모델에 따라서.

그래서 불편함, 혼란스러움, 불쾌감을 왜 '드러내지도' 못하게 되었는가를 물었죠.

왜 누군가는 저 사람한테는 안 하는 행동을 나에게는 '별 생각 없이' 들이대는 건지도.

다른 소통 방식에 오히려 불통인 사람들이 종종 신체 접촉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과감'한 것에 대해서

마구마구 성토하면서요.



어떤 친구는,

일반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신체접촉, 이를테면

'악수' 같은 것에 대해 내가 불편할 때

그걸 어떻게 거절해야하는지 난감한 이야기를 했죠.

'와- 정말 난감했겠다...'

사람마다 다 신체 접촉을 허용하는 부위와 방법과 관계 설정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마치 죄인 추궁하듯이, 혹은 가르치려는듯이 악수를 강요한다면

당하는 입장에서 얼마나 불쾌할까요.


'보편적'으로, 혹은 '별 의도 없이'라는 이름으로

누군가의 불편을 무화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가끔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누군가의 불쾌함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더 들이밀기도 하지요.

같이 반성해보자는 이야기.

내 의도가 어쨌거나, 받아들이는 상대의 마음을 좀더 즉각적으로 이해하고

그 차이를 받아들이는 게 필요할 듯.


특히 빈집처럼 서로 모르던 사람들끼리 어느날 한 집에 살게 된다면

더더욱 서로가 이런 부분들을 잘 알고 있었으면 좋겠고.

누구든 자신이 어떤 신체접촉을, 어떤 언어표현을 싫어하는지를 미리 일상 속에서 말한다면

집안 사람들이 그걸 알고 있으면 함께 대처를 하거나 설명을 해주거나

문제를 예방하는 데 옆에서 적극 개입해줄 수도 있지 않겠냐는.


부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왜 '이런 별 것 아닌' 행동에 너만 싫다고 하는지 이유를 대라고 묻기 전에

그냥 싫은 걸 싫은 것으로 인정하고,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먼저 고민해게 되었으면..


서로 서로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소통해야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친구가 아니겠냐는.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자, 문제를 해결해주는 자가 되기 이전에

친구여야 하지 않겠냐는... 그런 이야기.





사이

2011.06.06 01:57:35

뭔가 더 노골적이고 불쾌한 사안들이 나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일상적이고 빈번한 부분에서 문제점이 있나봐요.


여담이긴 하지만, 넌 생긴게 폭력이야라는 농담을 듣고 두달간 밖에 안나간적이 있....



우리는 가끔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누군가의 불쾌함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더 들이밀기도 하지요.

같이 반성해보자는 이야기.

내 의도가 어쨌거나, 받아들이는 상대의 마음을 좀더 즉각적으로 이해하고

그 차이를 받아들이는 게 필요할 듯.


 이 부분에 밑줄 긋고 싶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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