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 멍니, 다들 어딨냥?

조회 수 5691 추천 수 0 2018.02.15 22:29:33

안녕 나 멍니.

2008년 요 만할 때 빈집 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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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 됐다. 

고양이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보다 5~7배 빠르다고 하니까 내 나이도 이제 50~70 살 정도 되려나? 

해방촌에서 신나게 놀았는데, 

어느새 러니, 동글이, 복돌이, 빙거도 하나 둘 자기 갈 길 가고, 

인간 친구들도 많이 바뀌었네. 


나도 나이가 들어서 몸도 예전같지 않고,  

혹시 길눈이라도 어두워지면 낭패일 거 같아서, 

얼마전에 해방촌 은퇴하고 지금은 얌전히 집냥이로 살고 있어.  

이것도 나름 편한 면이 있는 거 같아. 


그래도 해방촌, 빈집 생각이 많이 떠올라. 

빈집 시절이 재밌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지. 

나만큼 많은 사람들하고 같이 산 고양이는 아마 세상에 없을거야. 
그만큼 특이한 집이었지. 

엄청 친했는데 지금은 거리가 멀어지다보니 뜸해져서 아쉽운 사람들, 
그때는 미웠지만 지금은 이해도 될 것 같은 사람들, 

같이 살았던 친구들과 함께한 기억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또 나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래서 더욱 지금 다들 어디서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다. 


빈집의 시간도 고양이의 시간만큼이나 빠른 것 같기도 해. 
손님의 손님의 손님의 손님들... 벌써 여러 세대 차이가 나서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것 같더라고. 
빈집들도 몇 개가 생겼다가 없어졌는지 나도 기억이 잘 안나네. 
요새도 새 빈집을 만든다는 얘기가 들리던데, 나는 그냥 고양이도 좀 살기 좋은 집, 동네면 좋겠네. 

곧 빈집 10살 생일 잔치 한다던데, 다들 얼굴 보면 좋겠다. 

(사실 내가 요새 외출을 전혀 안하고 차타는 게 힘들어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일단 니들끼리 잘 놀고, 나중에 신림동으로 놀러와.

지금 집사들은 예전부터 내가 키운 애들이라 편하긴 한데, 아무래도 둘 만으로는 내가 너무 심심하고, 

얘네들이 간식 준비가 좀 부실한 경향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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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긁개

2018.02.16 02:36:37

멍니야 나 너가 사용하던 발톱긁개다 기억하니

2018.12.27 13:16:31

러니, 동글이가 먼 길로 갔구나..
멍니야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라~~~!!
10년전 빈집에서 하루종일 멍- 하게 있어서 널 좋아했는데
알고보니까 멍- 한게 아니라 집중하는거였더라 ㅎㅎ
냉장고 구석에서 주로 멍- 때리길래 봤더니 바퀴벌래를 잡는걸 보고 기겁을 했는데..
에휴, 그때가 언제니? 나도 이제 삽십대야 멍니야..
인간의 시간으로도 많은 시간이 지난것 같다.
십년의 시간동안 열흘 밤낮을 채워 이야기해도 못다할 많은 이야기들이 내안에 쌓였는데, 아니 빈집에서 지내던 그 시간만큼 행복하고 즐거웠던 이야기가 있을까 싶어..

스무살적이니까 가능한 생각일수도, 내가 지금 삼십대니까 떠오르는 시절일수도 있지만..

빈집에서 지내는 그때는 나도 잘 몰랐던것 같아,
어쩌면 내가 덜 성숙했던것 같고..
십년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빈집에게 감사해
그때 받았던 사랑과 배려깊은 말과 행동들, 친절함과 서로를 위하는 마음들..
그게 얼마나 기적같은 일이었는지 요즘도 종종 생각나면,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

아무튼 건강히 지내! 벌래는 그만 잡아먹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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