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런 걸 골라달라구 그래서.....골랐는데

사실 '명작'이라는 게 참으로 애매하지만

그니까 작품의 질에 비해서 인지도가 적은,

아니 인지도는 높아도 실제로 읽은 사람은 적은

뭐 그런 걸 빈집이 선정해보는 건 어떨까요? ㅎㅎ

빈집에 있는 책들 중에서 골라도 되구.....

불우의 명작 아닌 거 같아도 불우의 명작이라고 우겨도 됨.

 

오늘 숙제처럼 하나 골랐는데 그대로 퍼서 씁니다.

누가 이어받아주면 좋겠네 ㅎㅎ

 

나카가미 겐지 '고목탄'

 

현대 사회,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진정한 의미의 ‘원초적 본능’이 뭔지 알 길이 없다고 말해주는 소설을 소개한다. ‘고목탄’은 ‘육체-본능-땅’이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보여준다. 원초적 본능의 실현을 통해서만 삶을 이어온 ‘히마무라 유조‘란 사내(’사내‘란 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날 것의 사람)가 만든 복잡한 계보가 이야기의 배경이 된다. 소설의 주인공 아키유키는 히마무라 유조의 세 아이 중 히마무라의 욕망을 투영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존재다. ‘존재 증명의 욕망’을 실현시키려고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친부를 부정하는 아키유키는 땅을 파는 육체노동을 통해 땅의 일부가 되어 자신의 존재를 잊으려한다. 결국 친부와 자신의 관계를 부정하기 위해 이복동생을 죽이고, 이부여동생과 성관계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너나없이 복잡한 계보 안에서 피할 수 없는 애증을 담담히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담담한 이유는 작은 공동체 안에서 그런 삶이란 하나도 특별할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마초적인 느낌이 몹시 강한데-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시공간 배경의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이해가......

그렇지만 등장하는 여성들도 남성의 욕망의 희생양이라기 보다는 각각의 욕망을 가꾸고 이루고 끈질기게 삶에서 관철시킵니다. 이것도 역시 시공간 배경의 특성에서 온다는 아이러니.....

 

 사족- 가라타니 고진이 극찬.......한 내용이 책 뒤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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