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_100517

아랫집 조회 수 4766 추천 수 0 2010.05.17 23:07:04

재배치 후 아랫집 첫 회의를 했다. 이것저것 새로운 규칙들도 정해야하고, 분담금도 걷어야 하고, 청소역할도 나누어야하고, 주말 대청소 일정도 정해야 하고. 길어지기 쉽상인 회의에 또 스케줄은 결코 한가하지 않은 우리 모두인지라 제 시간에 시작도 못하고, 아무튼 11시가 훌쩍 넘어서야 첫 회의를 시작! 그러나 안건은 뒤로 하고, 처음 모인 자리니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시작. '자기'를 소개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거기다 서로 궁금한 것까지 뒤엉켜서 소개는 어느새 인생사가 되어버리고. 정작 안건들은 12시가 훌쩍 넘어서야 뭔가 번개불에 콩구워먹 듯 후루딱후딱 처리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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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에는 자기만의 포즈가 있다! 레옹과 장감독>


회의는 빈타운컬쳐파티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나누기는 것으로 마무리. 자연스레 뒷풀이로 넘어간다. 그 사이 파티는 포럼이 되었다가 만박이 되었다가 민박이 되었다가 아무튼 뭔가 짬뽕이 되어버렸다. 아무튼 그것은 6월달의 일이니 당장은 아랫집 대청소에 집중을 하자! 함께 되는 일정이 안 나와서 부엌청소는 토요일 낮에, 이불빨래는 일요일 밤에 하기로 한다. 그 사이 양군이 도착해서 토요일 청소는 부엌과 옥상이 되어버렸다. 아규, 정란, 승욱, 레옹, 덕산, 양군, 지음, 깜찍이, 미나, 손님1 등 사람도 많아서 몇 시간만에 옥상과 부엌의 절반을 깨끗하게 정리해버렸다. 그리고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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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해진 냉장고와 막바지 정리중인 옥상>


청소는 일요일에도 계속된다. 오늘의 목표는 부엌의 나머지 절반! 이불빨래는 잠시 미룬다. 선반 속의 온갖 식재료와 도구들을 다 끄집어내고 찌든 때를 제거한다. 이번 기회에 가스렌지도 쓱삭쓱삭.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이름모를 것들은 과감히 버리고, 확인한 것들은 깨끗한 통으로 옮겨서 이름을 붙여준다. 그리고 다시 깨끗해진 선반 속에 차곡차곡 정리. 청소결과 아랫집은 고추장 부자임이 확인되었다. 무려 3통이나 있는 듯. 혹시 고추장이 떨어지면 아랫집에 와서 퍼가면 된다. 청소가 대충 마무리되면서 어느새 배꼽시계가 저녁을 가르킨다. 그 사이 찾아낸 고형카레와 분말카레, 그리고 강황가루 등을 이용해 레옹과 미나가 카레를 만든다. 감자와 당근이 별로 없어 남은 식재료들이 총동원되고 그 결과 두부와 떡이 들어간 빈집표 카레 완성. 다행히 무는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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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로 흘러넘친 부엌과 찌든 때 제거중인 몽애와 존도우>


이렇게 대청소의 주말은 흘러갔다. 아직도 많이 남았지만 옥상과 부엌을 깔끔하게 정리했으니 이제 나머지는 조금씩 조금씩 정리해나가면 될 것 같다. 살아간다는 것이 사람에게만 고유한 동사는 아닐 것이다. 사물들도 살아간다. 그러니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빈집은 사람과 사물이 그리고 고양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 그 '함께─삶'의 리듬이 있는 곳이고 그 리듬으로만 속도가 생기는 곳이 아닐까.


_moya @hellomoya


덧, 병주야 부엌청소 다해놨다. 이제 고만 집에 들어와라~ 밥해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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