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사회의와 주장제 좀 바꾸고 싶다 생각이 들어...

 

집사회의는 작년 겨울부터 간혹 참가했고, 집사는 지난 3개월간 해왔습니다.

집사를 맡고 집사회의 참가해보니 이게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더군요.

작년 겨울에 집사회의에 처음 참가해봤을때도 느꼈던 거였지만 이게 내 생각을 말하고 있는 건지, 누구 생각을 대신 전하고 있는 건지, 내가 누구를 대표하는 건지, 참말로. 이런 아리까리하고 난처한 상황에 자주 처하게 되더라고요.

또 간혹 이야기에 이야기가 덧붙여져 '내가 생각한 것은 이러이러한데' 라고 이야기한 것이 '계단집은 혹은 공부집은 혹은 해방채'는 이렇게 이야기되기도 하고 오해도 덧붙여지고 하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집사 무엇보다 외로워. (이게 참 사람들 불러모으고, 회의도 진행해야하고 안건에 대한 결정도 내려야하고, 결정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들어야하고, 결정에 대한 집 친구들의 반응과 다양한 생각들에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말이죠. 그렇다고 집사한다고 누구로부터 응원이나 격려, 작은 호의를 받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말이지. 오히려 집사라서 은근한 책임과 부담은 갖게되고.. 음.. 너무 격했나.^^ 집사를 해오면서 집사가 이 정도니 주장은 더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기도 했어요. 털털 들깨나 맘 좋은 연두가 잘 해왔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짝짝짝)

 

그러니까, 요게 나만 겪은, 겪고있는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 그리고 앞으로 집사들도 겪게 될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 집사회의, 주장제도를 조금 바꾸고 집사들의 역할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빈집, 빈고 관계에 대한 생각도 조금 덧붙여 봤어요.

 

 

* 일단 집사회의를 없애는 거예요.

 

함께 결정해야할 사항들을 집사회의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마을잔치를 통해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결정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주장과 각 집의 집사들은? 매주 올라오는 각 집의 회의록을 읽고 서로 카카오톡?(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나^^ 난 요새 시작했어, 꽤나 어지러워하고있어.)으로 이야기를 나눠서 잔치 준비와 함께 잔치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전 주까지 정리* 공지하는 거예요.

 

뭐, 상호부조 및 새로 온 단투 혹은 장투 이야기, 그 밖의 함께 하면 좋은 일들(예를 들어 엠티, 운동회) 같은 거 말이죠. 그리고 주장과 집사들은 마을잔치에서 함께 잘 의견을 모을 수 있게 진행하고, 잔치자리에서 일상공유와 활동소식들과 마을의 일들을 함께 결정해나가는 거죠.

 

그래서 주장과 집사의 일이, 각 집의 상호부조와 관련된 일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잔치에서 함께 나눌 이야기들을 "자알!" 공지하는 일, 마을잔치를 잘 진행하고, 잔치에 사람을 모으는 일, '마을잔치는 거둘 뿐', 그 전에 여기저기 수다떨며 이미 이야기될 것들을 서로서로 알고있게 하는 것으로 바꾸면 어떨까해요.

그리고 마을 잔치에서는 계단집, 해방채, 공부집 뿐 아니라 실제로 빈집으로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빈집의 소개 역할도 하고 있는 빈가게 마스터! 빈고운영위원들도 함께 해서 서로의 일상과 고민을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다만 마을잔치 진행일정잡기, 공지, 소식알리기를 주로 주장 혹은 집사가 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

 

 

* 그럼 돈 문제는?

 

지금의 상호부조나 재정문제는 주장이었던 들깨가 주로 맡아서 관리, 처리를 했는데,

이걸 아예 각 집 회계로 처음부터 돈을 나누고, 각 집의 집사 혹은 회계가 우리 집은 어떤 활동에, 일들에 어떻게 돈을 썼는지를 게시판에 혹은 잔치 때 자랑내지 소개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면 빈집회계를 따로 두지 않아도 빈고의 운영위원들과 함께 논의하여 분담금에 대한 돈을 나누고, 각 집에서 빈고에도 출자를 하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요? 또 집들이 함께 모여서 다룰 일들에 대해서만 주장이나 집사들이 이야기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예를 들어 엠티, 김장 등)

 

 

* 알리미 역할을 두면 어떨까?

 

 

'빈집'활동의 시작은 주인이면서 주인이 아닌, 즉 채권,채무관계를 친구관계로 맺고 게스츠하우스의 기능(누구나 투숙할 수 있도록)을 하며 또 누군가 이러한 공간들을 늘릴 수 있는 활동이었지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그런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친구가 실질적으로 적은게 분명한 것 같아요. 또 분명 빈집늘리기 활동을 하면서 서로의 상호부조를 이루어가기에는 다들 바빠진 것도 있고요. 뭐 규모가 커진 면도 있겠죠. 그리고, 내 생각으로는 지금 빈집에 사는 친구들 대부분이 그런 다른 빈집들을 늘려가는 활동에 즐거움을 느낀다기 보다는 빈 집 안에서 특정 활동들로 자기 삶을 꾸리고, 상호부조를 해나가는데 더 즐거움을 찾는 것 같기도 하고요. (내가 그래, 내가!)

 

여기서 생기는 문제가 빈집이라는 주거 활동에 대한 소개가 그칠 경우 '빈집은 살면서 생기는 문제를 서로 이야기나누는 것도, 다른 방식 혹은 바깥에서 여러 이유로 못해봤던 것들을 여기서 해볼 수 있는 것들도 사라지고, 일상을 나누는 것도 귀찮은 일로 여겨지게 되지는 않을까요? 이렇게 되면 빈집은 잘 모르던 사람들이 만나 서로 만들어가는 무엇이 아니라 정말 빈집'살이'를 해야하는 게 아닐까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 한편, 빈집들이 늘어나면서 빈집의 '알리미' 역할을 두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요. '알리미'는 활동으로의 빈집 설명과 새로 만들어지는 빈집들 계약에 관여하고 빈고의 설명을 통해서 또 다른 빈집들과 빈고들을 엮을 수 있게 돕는 활동들을 하는 사람을 두는게 어떨까 싶었어요. 빈집, 빈고, 빈가게와 같이 꼭 똑같이는 아니더라도 늘어나는 빈집들을 잘 엮어주는 노력을 주로 맡아서 하는 거예요. 빈집들이 점점 늘어나는데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알기는 점점 힘들어지니까 몇 그룹들로 나누어서 빈집들 A, 빈집들 B, 이런 식으로 호감가는 친구들끼리 묶여서 자체적으로 빈고를 만들어서 생활해봐도 좋고, 이렇게 여러 빈집들로 묶여 지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요. "규모"가 늘어남에 이 역할을 두면 어떨까 생각했던 거임! 오해들 말기를. 이 부분은 차차 더 이야기해봐도 좋겠어요.

 

 

알리미는 먼저, 빈집이 빈고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데 관심을 기울일 친구, 그리고 빈집들을 늘리는 데 부동산계약을 포함하여 관심을 두고 살 친구가 하면 좋겠는데 저는 그 역할을 지음이 시작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지음이 가장 이 활동을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음을 추천합니다. (회상 - 이 날 반대가 참 많았지^^ 여러 가지를 뭉쳐서 잘 못 전했던 것 같아. 이런이런!)

 

빈집이라는 대안주거공간에서 다른 삶의 방식, 상호부조를 이루면서 산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빈집들을 늘려가고 연결되는 활동 뿐 아니라 다른 활동들이 이 안에서 가능하길 바래요. (없어도 재미나게!) 그래서 각 집에 모인 친구들의 인연고리, 바램, 하고 싶은 것들이 합쳐져 가난해도, 체제에 종속되지 않아도, 체제에 들어가기 힘든 몸이라도 같이 모여 잘 살아갈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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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좀 수정을 해서 올렸어. 쿠우가 말한 것 처럼 '하숙집'이라고 말할 때, 들어온 것을 당연시하듯 말하는 것과

진정 말하고 싶은 것을 전하는 것 사이에 오해가 묻어나는 것도 같아서. 아무쪼록 마을잔치는 참 좋았음.

 

집사회의때 석류가 '하고 싶은 것들에서 비롯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한 '느슨한 공동체''

나는 이 말을 '유연함'으로 받아들였는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많이 고민해보고, 뭔가 해보고 싶었고,

 

이스트가 말한 속도의 문제, 계획이 있고 천천히 서로가 알고 뭔가를 해나갈 수 있는 것

이것도 너무 중요하게 느껴졌고, 어떻게 잘 할 수 있을까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기도 했어.

이 이야기 잔치엠티때 모여서 한번 더 같이 이야기해보자!

 

그리고,

난 곧 아모르파티를 다시 시작할꺼야.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노들야학과 수유너머와 '빈집들'에 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연극만들면 참 좋겠어. 잔치엠티때 '아모르파티' 같이 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같이 이야기해봤으면 좋겠어.  

 

두물머리엔 이번 주 갈 사람 있어?

같이가자.

 

 


쿠우

2012.08.15 09:17:57

마을잔치때 많은 이야기가 있었어요. 저는 아무래도 마을일, 공동의 일 을 어떻게 나누는지에 대한 관점 혹은 의견 차이가 근본적인 차이지점이라고 보아요. 언제 한번 정리해보고 싶긴 한데, 일단은 탱탱의 글에 관해서만 코멘트를 좀 달아보죠.

탱탱의 주장을 요약해 볼게요.

1. 집사회의를 없애고 공동의 결정은 마을잔치로 하자
2. 주장과 집사들은 결정하는 역할이 아니라, 나눌 이야기들을 공지하고, 진치를 진행하는 역할로 하자.
3. 마을잔치에는 카페 해방촌 마스터들과 빈고 운영위들이 참석하도록 하자.
4. 빈마을 회계는 다시 각 집에서 돈을 돌려받아, 각 집에서 용처를 결정하고, 돈 쓴 것에 대해 각 집에서 자랑하도록 하자.
5. 알리미 역할을 두자.

1,2에 대한 이야기가 집사회의에 관한 이야기이고, 3은 집사회의와 연결된 주제인지 판단하기 애매한 마을잔치에 관한 이야기네요. 4는 빈집회계에 관한 이야기에요. 5는 새로운 제안이구요.

1,2,
저는 탱탱이 집사회의를 없애자고 하는 이유가 자신이 집사를 하면서 힘들고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근거가 보이네요. 그런데 마을잔치로 했을 때 그 힘듦과 부담이 사라질지는 잘 모르겠어요. 애초부터 집사회의가 생긴 이유는 매번 마을잔치에서 마을회의를 하기에는 마을 사람들 전체가 피로하기 때문이었어요. 지난 두달간 마을‘잔치’가 아니라 ‘회의’가 되어가는 것에도 이미 피로를 느끼는데, 나중에는 그 피로 때문에 놀기만 하자고 주장하실 분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놀기만 한다고 해서 공동으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 전혀 없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함께 살기에는 기본적으로 드는 수고가 있다고 보아요.

3,
마을잔치에 빈고운영위원이나 카페해방촌 마스터들이 참가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봐요. 하지만 분명한 선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빈집의 친구인지 빈집인지 구분해야지 않을까요. 빈마을 잔치에 친구들이 언제나 참석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었고 환영할 일이에요. 하지만 제가 해방촌 오거리에 개인 돈을 들여(혹은 다른 친구들과 돈을 모아서) 카페를 하나 차렸다고 해서 그것이 빈집의 카페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저에게 카페해방촌은 빈집에 사는 지음, 살구와 그의 친구들이 차린 하나의 사업장에 불과합니다. 제가 같이 만든 것 아니구요. 제가 그들의 수고 몫을 가져가는 것도 옳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애초부터 범 마을적 합의를 가지고 진행된 것도 아니구요.

그리고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탱탱이 상정한 것 처럼 환대의 역할을 카페해방촌 마스터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전담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봐요. 카페 해방촌 일놀이 조합원인데 빈집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요.

저는 계속해서 카페 해방촌이 빈마을의 무엇으로 언급되고, 김규항과의 인터뷰에서는 ‘빈집’에서 하는 ‘카페 해방촌’으로 소개된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요.

4.
빈마을 회계는 빈마을 자체에서 공공성을 갖는 기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시작한지 얼마 안됐구요. 돈도 이제 두세번 걷은 것으로 알아요. 실적을 보자면, 옆집에 지원된 바 있구요. 이번에 생기는 살림집에도 지원된다고 들었습니다. 도움 받고 또 이제 같이 만들어가는 기금이어서, 저는 참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집 자체에서 기금을 마련하고 그것을 잘 쓰는 것은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빈집회계가 있어서 못하는 일은 아닙니다. 결국 탱탱의 주장을 조금 더 나누어 보자면, 하나: 빈집회계를 없애고 둘: 각 집에서 집별 기금을 만들자 인데, 각 집에서 집별 기금을 만드는 것은 각 집에서 알아서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리고 각 집에서 알아서 할 일을 제가 간섭할 바도 아니구요. 다만 빈집회계를 없애자는 주장에서, 저는 빈집회계를 없애서 좋은것 보다는 잃는게 더 많은 것 같습니다. 

5. 
알리미에 대해서는 그다지 할말이 없어요. 그때 마을잔치때에도 알리미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야기 되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저에게는 하나의 새로운 제안이고, 더 말을 다듬어 새롭게 이야기 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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