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입니다.

조회 수 3147 추천 수 0 2011.02.27 02:20:27

제가 계속해서 글을 남겨도 될까...고민이 들지만, 저도 제 입장을 말씀드리고 변명을 드려야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겨요.


기사가 나가고 난 뒤 계속 마음이 불편하네요.

어제도 짧게 글을 남겼지만(졸업식 아침이라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글이 짧아졌고 연락처를 남겨뒀어요.) 

심려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저는 아래 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딜'을 위해서나, 제 자존심, 권위 때문에 어떤 대처를 하려 했던 게 아닙니다.

물론...기사를 아예 삭제하는 일만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제가 한 일이니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단 말씀드리고 바꿔야할 것들은 바꿔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첫 제목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저도 보고 깜짝놀랐고, 기분이 많이 상했습니다. 지금 제목도 부족하지만...말씀드린대로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고시원 이야기 같은 경우, 아무리 저랑 이야기를 나눴다고해도 민감한 부분이라는 생각에 다시 연락을 드려서 기사로 나가도 될지 여쭤봤었습니다. 그때 '괜찮다'고 문자를 주셔서 기사화를 했는데, 더 섬세하게 익명처리를 원하시는지 묻지 않은 것은 제 불찰이지요. 통상 취재원이 익명처리를 요구하지 않으면, 그대로 나가거든요...그렇다하더라도 다시 한 번 여쭤봤어야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편집부에 연락해 이름이 나가지 않도록 수정했습니다.


사진의 경우, 얼굴이 나오지 않은 사진은 괜찮지 않을까...최소한 빈집의 부분이라도 보여야 어떤 공간인지 감이 오겠다는 욕심에

빈집의 사진을 몇 가지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세미나 사진의 경우 당시 자리에 계시던 분들께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기사에 등장한 다른 분들의 이야기 역시 문제가 된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으시지요.

저도 지금와서, 일일이 여쭙고 이 부분이 기사화 되도 되는지 확인했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안일했던 것 같네요.

만나는 분들께 제 신분과 목적을 밝혔기에, 원하는대로 취재를 해도 되겠구나 생각했던 게 제 잘못인것 같습니다.


제가 빈집을 취재하고 싶다고 마음먹은 것은 2008년도에 진보네트워크 영상제에서 봤던 빈집 영상 때문이었어요.

당시 '오! 이런 공간, 이런 사람들이 있다니!' 이런 생각을 했지요.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그리고 2011년 인턴을 하면서 '고독사' '혼자 사는 사람들'에 관한 취재를 준비하면서 

'함께 사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싶어, 제 마음 속 깊이 남아있던 빈집을 생각해냈습니다.

이미 언론에 많이 나와있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집에 관련한 다른 글들이 제가 영상을 보면서 느꼈던 느낌과는 달리 

매우 피상적으로 밖에 표현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빈집을 통해, 사람 냄새나는 기사를 쓰고 싶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지금 와서는 많은 분들게 심려를 끼치게돼 유감이고, 그게 다  제 욕심이었다는 생각이 들지만요...


음...앞으로 논의과정을 거치시겠지만,

빈집이 앞으로 언론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누구든 환영하지만, 취재는 안된다! 는 등의..

이번 일은 다 제 불찰 때문이지만, 애초부터 제가 취재를 할 수 없었던게 낫지 않았나 많이 생각했거든요.

저도 취재를 하면서 어디까지 취재를 해도 되고, 안되는지 참 고민스러웠거든요.

그리고 지금도 많은 분들이 기사로 느끼는 파장이 다르실테고요. 

사실 처음에는 제가 직접 뵙지 못한 분들, 기사에 등장하지 않으신 분들께서 올리신 글을 보고,

이 부분은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하나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빈집에 사시는 분들이니 만큼 기사에 등장하지 않았더라도 매우 화가나셨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이내 들었지만요.

 지금와서는  빈집이 공동체가 아니라고 하시지만, 사실상의 공동체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아이고...

암튼 저도 뭔가 변명을 해야할 것 같아 고민끝에 글을 올립니다.

마음같아서는 논의하시는 자리에 함께하여  저도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네요. 

당장 내일은 고향에 내려가지만,

앞으로라도 그런 기회를 갖을 수 있길 희망해봅니다.


제 부족한 변명에 조금이라도 마음을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게름

2011.02.28 22:25:39

저.. 질문 하나 해도 되나요? 결과와는 상관없이, (수진님께서도 저처럼 빈집이 너무 멋져서 반하신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비록 좀 당황스런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오마이뉴스의 기자분들이 편집권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계시는가가 궁금해졌어요. 올리신 글을 보면, 그런 제목이 나올줄 몰랐다라고 하셔서.... 수진님의 기사 타이틀을 데스크에서 기자와 상의없이 바꾼단 말인가요? .. 개인적으로  오연호 기자의 강연을 몇 번 들은 적이 있는데(어릴 때) ... 조금 연결이 안 되는 인상이라서요.. 언론의 자유 중 하나는 기자가 편집권을 확보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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