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켄짱입니다.
개인적으로 절실하던 때에 빈고의 도움을 받았었기 때문에, 빈고에 대해 이래저래 나서서 말하는 것을 자제해왔었는데
점점더 가열되는 논의에서 한발짝 물러나있는 것이(운영위원회나 직접적으로 만난 분들과는 열심히 대화했어요) 무언가 다른 운영위원들이나 조합원들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글을 남기려고 합니다.
현재 운영위원이고 6월 빈고 대표라 제가 하는 말이 어떤 언령을 가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보려고요.
저는 빈고의 조합원이 된 기간 동안 빈집에 살았던 기간은 4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빈집에 살면서 빈고에 가입하게 된 조합원들과 빈고를 이해하고 접하는 출발이 좀 달랐을 수도 있어요.
빈고가 시작하는 초기 단계의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적도 있고 그 시기의 다른 회의에 참석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빈고나, 빈가게, 빈집, 빈마을과 깊숙이 관계하고 있지만 불과 1년여전만해도 재밌는 공간과 친구들을 가끔 만나는 정도에서의 관계를 몇년간 유지하고 있었죠. 이런 애매하고 소원한 관계를 확 끌어당겼던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빈고이구요.
홈페이지 빈고 파트에 올라와있는 초기 빈고가 창립준비를 하던 시기의 글들을 읽어보면 조금 더 이해에 도움이 되실 것 같은데, 물론 이미 다 읽어보신 분들도 계시겠지요.
빈고의 이름에 '빈'이 붙어서 더 헷갈릴수도 있겠다 생각이 드네요...
첫번째 총회에서 우주생활협동조합 빙고 로 바꿨었나..?? 라는 아련한 기억도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아요. 총회록을 봐야겠네요.
빈고의 이름은 빈집금고 빈고가 아니라 우주생활협동조합빈고입니다.
확실히 빈고는 '빈집'이라는 좀 색다른 주거방식을 살던 친구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지요.
'주거협동조합'과 '신용협동조합 혹은 마을금고'의 개념을 함께 가지고 있는 '빈고'이죠.
이 부분은 시작할 때부터 명확히 드러나는 고민입니다.
빈집의 확장, 빈고의 확장, 마을로의 변화, 열린 다양성 등은 빈고를 꾸릴 때부터 계속 제기되었던 화두이구요.
빈고는 '빈집'이라는 이름의 주거공간의 회계기구(?)로 시작하지 않았어요. '빈집'의 운영과 유지를 전담하기 위한 회계로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거죠. 자본주의의 구조, 그리고 경제력이 우선되는 현실 속에서 가난뱅이이거나 기존의 질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신나고 재밌게 살 수 있을까?'라는 맥락의 고민을 하다 '빈집'이라는 색다른 주거방식으로 살기 시작했고 그렇게 살면서 느끼는, 단순히 함께 사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주거와 관련된 경제문제에 대한 답답함이나 울화(?) 등을 기존의 경제구조를 이용해 전복(이라고 하니 거창하지만)시키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빈고의 취지문이나 초기 회의자료나 논의들을 보면 드러나는 부분은 "빈집의 확장"이라는 부분인데 이것은 '빈집'이란는 타이틀의 확대, 증가, 증식이 아니라 재밌는 삶, 좀 다른 주거 방식의 확장과 그런 공간, 사람들과의 연대에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는 그때의 논의에도 어중간하게 걸쳐있었기 때문에 게시판이나 회의록을 보고서도 이렇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런 부분에서 조합원으로서, 그리고 운영위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긴 합니다. '빈마을'로 명명된 것이 한때는 아랫집, 윗집, 옆집, 앞집, 공부집 등으로 이름짓고 살던 '빈집'으로 이름짓고 묶었던 주거양식만의 연대가 아니라 좀 더 재밌게 살고 싶은 모든 이웃들을 포괄하는 마을의 의미였다고 생각하는데 어느순간 이 '빈'이라는 단어가 영역과 의미를 제한하는 단어가 되어버린 것 같네요.
그냥 단순히 늘어난 빈집들의 회계를 관리하고 운영하고 유지하는 기능 때문에 고민했던 거라면 굳이 협동조합의 형태로, 굳이 출자의 방식으로, 굳이 대출의 형식으로, 감사를 두고, 조합원을 모집하고, 교육하고, 활동하는 '빈고'를 조직할 필요는 없었을 거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냥 각 집별로 회계를 두고 회계들의 모임을 만들고 그것을 총괄 관리할 회계대표와 모두가 공유하는 장부와 계좌만 있으면 되는 문제지요. 그리고 사는 사람들만으로 만들 수 없는 돈들, 그리고 나가는 사람들이 가져가야하는 돈들, 그때 그때 처리하면 되겠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누군가 보증금에 크게 기여하던 사람이 나가거나 목돈이 필요한 경우 함께 사는 사람들이 처리할 수 없으면 집의 계약을 깨야만 한다거나, 모여사는 것 자체가 단순히 생활비나 주거비를 줄이는 목적에 그치게 되는, 서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엄청 싼 집 정도에 지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등의 한계가 드러나겠지요. 사는 곳이 필요했는데 결국 사는 것이 되어버리는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는 듯한 이 찜찜함.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해요. 빈고에 대한 고민은.
단지 '빈집'이라는 이름을 단 주거공간을 위한 재정기반을 위해서 시작된 빈고였다면, 전체 조합원의 3분의 2가 넘는 빈집에 살지 않는 조합원들을 맞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빈집'의 운영방식이나 현재 유지되는 '빈집' 자체를 두고 출자가 이루어졌다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생각해보세요. 당장 나 먹고 살기도 바쁜데 생판 얼굴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의 보증금을 내주고 있는 거라구요. 최소2년동안 건드릴 수 없는. 게다가 계약은 내 이름도 아닌데.
물론 빈고의 조합원이 된 사람들이 은행 대신, 혹은 거래하고 있는 수많은 은행 중에 좀 색다른 은행(?), 금융기관, 혹은 협동조합으로 빈고를 선택하는데는 이제까지 빈집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살아왔던 어떤 모습들이나 양상들,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들이 유효한 매력포인트였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빈고의 결정적인 매력은 그것만이 아니라는 거죠.
누구든 살 수 있고, 누구든 주인이 될 수 있었던 빈집이었듯이 빈고 역시 누구든 함께할 수 있고 주인이 될 수 있는 협동조합입니다. '빈집'이라는 타이틀을 달았기 때문에 무언가 빈고에서 더 특별해지지는 않는다는 거죠.
쿠우가 말했던 빈집구성원들이 수동적이 되는, 그리고 의존적이게 되는 부분의 원인은 '빈고'에 있지 않다고 전 생각해요.
그건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게 살기 참 편하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살고 있는 우리들이 나태해진 문제가 '빈고'가 있으니까 나태해진거다.라는 결론 도출은 뭔가 고민이 되네요.
전 가끔 호의나 선의에 기생한다는 과격한 표현을 쓰는데요, 이렇게만 말하면 극단적이고 지나친 부분이 있어 사용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확실히 그렇게 사는게 편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조금만 신경쓰지 않아도 금세 누군가의 호의나 선의에 기생하게 되죠. 사람이 살아가는데 누군가의 호의나 선의에 신세지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것이 기생이 되지 않으려면 나 역서 누군가에게 선의와 호의를 선사할 수 있어야 하죠.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상호부조 입니다.
빈집에서 살다보면 살면서 누리는 엄청난 호의와 선의를 쉽게 간과하게 됩니다.
조금 손을 놓아도 돌아가는 살림과 생활, 그리고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를 세간살이들.
노력하지 않아도 얻게 되는 인맥과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
빈집의 장투객이 되려면 빈고의 조합원이어야 한다는 것은 빈집집의 장투객들이 빈고의 주인이어서가 아니라 빈고의 조합원들의 출자가 현재 빈집을 유지하는데 큰 기반을 제공하고 있고 다른 조합원들에 비해 눈에 드러나는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장투가 되면 빈고의 조합원이 되어야하는 것이고, 내가 빈고 조합원들의 출자를 대출받아 만들어진 공간을 점유한 것처럼 다른 누군가가 빈고를 통해 주거공간이나 자신의 활동에서 그런 일들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상호부조'에 기반한 이야기 입니다.
상호부조와 관련해서 생각나는 게 있어요.
처음 빈집에 놀러왔을 때 상당히 뜨악! 했던 이야기가 있었어요...
'빈집에 사는 장투객들한테는 핸디캡을 줘야한다.'
이건 또 뭔얘기야 싶었는데 이유인즉슨,
다음에 올 누군가가 살 수 있는 공간을 임의대로 긴 기간 점유하고 있는데 그 혜택을 누리는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다음에 오게될 누군가를 위한 기여를 해야만 한다. 라는 맥락이었죠.
전 엄청난 상호부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후에 살게될 후손들을 위해, 당장 내 자식이 살 사회를 위해 무언가 하는 것도 맨날 잊고, 귀찮아서 모르는척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사는게 대부분이고 그게 편한게 사실이잖아요?(환경문제가 나오거나 사회문제의 책임을 운운할 때 늘 나오는 개념이죠. 우리는 잠시 빌려 살고 있는 거다. 참 피부에 안와닿죠?)
알게 뭐예요, 조금 이후에 살게된 누군가든, 혹은 내가 나가면 들어오게 될 누군가든.
그런데 이런 부분을 스스로 고민하고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글이 점점 길어지는데...
빈집의 어느 누군가의 집이 아닌 것처럼 빈고도 어느 누군가의 빈고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 만행에의 대출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거나 각각의 빈집과 대출해야하는 문제라거나 이런 부분들이 저 스스로에게는 크게 문제가 안되었어서 처음 빈고와 빈집의 분리 얘기가 나왔을 때는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어라? 난 빈집의 통장에 출자한게 아닌데, 애초에 달랐는데 이건 뭐지? 아니었나?' 이런 당혹감이 사실 컸죠.
그렇지만 이 부분은 기존의 조합원들과 운영위원들이 새로운 조합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고 빈고에 대해 함께 고민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또 제 글 자체를 또 빈고가 시작할 때 이야기냐, 지금의 빈고 얘기를 하자. 이렇게 보시면 다시 얘기가 복잡해지는데, 제 말은 빈고가 실제로는 이렇게까지 논의가 격화될 정도로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진 않다는 거에요. 단지 우리의 머릿속에서 헤매고 있을 뿐. 이제부터 머릿속 얘기를 함께 해보면 되겠죠. ^ ^
손님
대표께 건의할게 있어요^^;
6월 운영회의는 집사회의와 함께 하거나, 아니면 같이 보는 또 다른 자리를 마련하거나..
하면 좋을 것같아요. 물론 운영위원십여명과 집사들과 다른 사람들모두의 일정을 조절하는 게 상당히 힘들겠지만...
그래도 그게 꼭 필요한 시기인것 같아서.
전 낼이 예정일인데, 아직 분명한 소식이 없네요..기다리다가 낼은 조산원에 다녀올듯. 암튼 오늘내일하고 있는 처지라..
지금은, 봅시다, 하고 나서기가 힘드네요ㅜㅜ
"빈고가 실제로는 이렇게까지 논의가 격화될 정도로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진 않다는 거에요. 단지 우리의 머릿속에서 헤매고 있을 뿐" 저도 뭔가를 붙잡고 내 머릿속만을 헤매고 있는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어요..
-ㅈㅈ
손님
저도 ㅈㅈ 의견과 같이 6월 운영회의를 확대해서 했으면 해요.
운영회의 전에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날이 있어 먼저 만나면 더 좋구요.
온라인에서 댓글에 댓글을 다는 것보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음...
'만행' 공간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입장에서...
빈집이 아닌 다른 주체로 대출을 받았는데요,
이 부분이 다른 분들께 불편함을 줬다면 만나서 같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저희가 대출 받을 때 빈고를 빈집의 금고로 생각한 측면도 있지만
금융부분에서 다른 시도를 하고, 다른 실험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을 한 부분이 더 커요.
그리구 다른 곳 - 기존 은행이나 지인 -에서 돈을 빌릴 수 있었지만
(또.. 안 빌리고 기존 월세 비중을 안고 갈 수도 있었지만...)
굳이 빈고에서 돈을 빌리고, 이자를 이곳에 내기로 결정한 건
빈고가 돈을 쓰는 방법이 다른 곳들보다 더 마음에 들어서구요...
초기에 저희가 빈고의 성격을 더 잘 파악했다면
저희가 갖고 있는 1천 만원의 돈을 출자를 한 뒤에 대출을 받았을거에요
저희도 출자 후 대출이 더 좋거든요.. 근데 대출 받을 때는 그걸 몰랐어요 =_=;;;;
암튼.. 만나서 이야기를 풀면 더 좋겠어요 ^^
- 만나자고 해 놓곤 댓글로 끄적거리네요 -_-;;; 아직 빈고도, 빈집도 잘 모르는 이경
당장의 확대 운영회의 혹은 만나서 얘기하는건 혼란을 부추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게시판을 통해서 오고가는 얘기들이 별로 닿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 안개가 가득한듯한?
조금더 서로 각자의 생각들을 다듬거나 서로 이해하려는/이해받으려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 당장 확대 해봤자 명목상의 '확대'가 되지 실질적으로는 '확대'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물리적으로도 저도, 잔잔도, 지음도, 다른 많은이들도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않을 것 같아요. 만나봤자 난장판일 것 같고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해야 할 지 감도 잡히지 않네요.
좀더 정리해서 부딪히는 부분들이 무엇인지 어떻게 서로가 이해할 수 있을지, 오해를 부르는 지점들이 어디인지를 조금이나마 명확히 해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다같이 만나는 방식도 좋고 다양한 방식으로 좀더 집중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들을 만들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모든 사람과 공유하는 방법도 고민해야겠죠.
서로가 왜 뿔나있는지 다들 알고는 계신가요? 저를 포함해서도 그렇고 누구도 그 지점들에 대해서 명확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런 상태에서 만나면 감정표출만 될 것 같네요.
그대가 이음을 낳는 것을 연기 할 수 있다면 난장을 벌여도 환영.
이성만 부딪히지도 않을테고 감정만 부딪히지도 않을텐데
적어도 감정이 부딪히고 있구나 어떤 부분에선 이성 혹은 논리가 부딪히지 라는 고민을 좀 더 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
풀려는 마음은 있는 건가? 싶기도 해요. 굳이 감정싸움을 하려면 운영회의를 하는게 아니라 수다회라든가 술자리를 마련해보는게 어떨까 싶기도 하고
이성적 가면을 '어거지'라고 표현하는게 나는 꽤 불쾌하지만 어쨌든 나는 논리로 풀수 있는 걸 풀고 그 한계 지점에서, 혹은 그 중간과정에서 감정은 여러가지로 풀수 있을 것 같다는.
풍물에서의 긍정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난장과 어찌 비교를 할 수 있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쨌든 나는 잔잔과 이음이 걱정되고 조금
천천히 천천히 얘기했으면 함.
사실 나로썬 지난 6개월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느슨하게 여기저기 묻고 다녔는데 (거의 속시원한 반응을 듣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어떠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지금 당장 만나 느낌의 제안들이 나오는것에 당황스럽기도 함.
켄짱의 의견에 일면 동의합니다.
그리고 켄짱이 서술한 빈집의 의미와 빈고의 의미에 대해
부정할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제기된 문제에 대한 켄짱이 이야기는
그 논점에서 다소 초점이 빗나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러저러한 논의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하면서,
켄짱이 개인적으로 한 생각들을 정리한 글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글이 논쟁의 연장선에 있는 이상,
(켄짱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 맥락 안에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켄짱의 글은,
이러한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에 대해
빈집과 빈고의 어떤 지향에 동조하지 않거나,
'빈'집/'빈'고의 개념을 배타적으로 이해하고 있거나
'사는 곳이 필요했는데 결국 사는 것이 되어버리는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한정한 듯 하여 아쉽습니다.
그 지향은 단지 지향으로서 완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존적 삶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빈고의 개념은 '확고'한데 '단지 우리가 머릿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머릿속에서 헤매고 있는 그 지점에 빈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확고한 답을 빈고에게 들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더구나 켄짱의 말대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빈고라면)
그 무수한 질문들로 변화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뜬금없지만, 저도 빈고와 빈집을 나름(?) 좋아합니다.
어떤 신나는 실험과 전복을 꿈꾸기도 합니다.
상호적인 호의와 선의로 이루어진 빈집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놀랄 만한 상호부조를 실현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슬쩍 한 마디 묻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구체적인 질문에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느냐고..
어느 누군가의 빈고가 아니라...
그럼, 빈고와 빈집을 생각할 필요도 없겠군...
이제 빈집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접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