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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사회> 재밌네요.
우리 다소 피로한 상태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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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만 있고 하지 않을 힘은 없다면 우리는 치명적인 활동과잉 상태에 빠지고 말 것이다.
무언가 생각할 힘밖에 없다면 사유는 일련의 무한한 대상들 속으로 흩어질 것이다.
'돌이켜 생각하기'는 불가능해질 것이다.
긍정적 힘, 긍정성의 과잉은 오직 '계속 생각해나가기'만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무위의 부정성은 사색의 본질적 특성이기도 하다.
예컨대 참선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들이닥쳐 오는 것에서 스스로를 해방함으로써 무위의 순수한 부정성, 즉 공에 도달하려고 한다.
그것은 극도로 능동적인 과정이며 수동성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다.
참선은 자기 안에서 어떤 주권적 지점에 도달하기 위한 연습, 중심이 되고자 하는 연습이다.
이에 반해 긍정적 힘만을 지닌 사람은 대상에 완전히 내맡겨진 신세가 된다.
역설적이게도 활동과잉은 극단적으로 수동적인 형태의 행위로서 어떤 자유로운 행동의 여지도 남겨 놓지 않는다.
그것은 긍정적 힘의 일방적 절대화가 낳은 결과이다.
- 한병철, <피로사회> 중
상태는 울증이면서 행동은 조증인, 현대인들 혹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랄까... 그 분열부터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독일말이 간결한 문체를 표방하는 건 알겠는데, 단어들이 다 '~성'으로 끝나서 ㅋ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