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성의 과잉

조회 수 1664 추천 수 0 2012.05.31 04:53:42

<피로 사회> 재밌네요.

우리 다소 피로한 상태 아닌가요?


===========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만 있고 하지 않을 힘은 없다면 우리는 치명적인 활동과잉 상태에 빠지고 말 것이다.

무언가 생각할 힘밖에 없다면 사유는 일련의 무한한 대상들 속으로 흩어질 것이다.

'돌이켜 생각하기'는 불가능해질 것이다.

긍정적 힘, 긍정성의 과잉은 오직 '계속 생각해나가기'만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무위의 부정성은 사색의 본질적 특성이기도 하다.

예컨대 참선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들이닥쳐 오는 것에서 스스로를 해방함으로써 무위의 순수한 부정성, 즉 공에 도달하려고 한다.

그것은 극도로 능동적인 과정이며 수동성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이다.

참선은 자기 안에서 어떤 주권적 지점에 도달하기 위한 연습, 중심이 되고자 하는 연습이다.

이에 반해 긍정적 힘만을 지닌 사람은 대상에 완전히 내맡겨진 신세가 된다.

역설적이게도 활동과잉은 극단적으로 수동적인 형태의 행위로서 어떤 자유로운 행동의 여지도 남겨 놓지 않는다.

그것은 긍정적 힘의 일방적 절대화가 낳은 결과이다.


-  한병철, <피로사회> 중




손님

2012.06.01 04:28:53

상태는 울증이면서 행동은 조증인, 현대인들 혹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랄까... 그 분열부터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 

독일말이 간결한 문체를 표방하는 건 알겠는데, 단어들이 다 '~성'으로 끝나서  ㅋ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20210225 빈집 게시판&공통장&폰 정리 회의 [1] 사씨 2021-02-26 12961
공지 '2014 겨울 사건의 가해자 A'의 게시글에 대한 빈마을 사람들의 입장 [19] 정민 2016-05-19 154611
1260 [빈가게 뉴스레터 7호]오픈, 그리고...지금은 ... file 디온 2010-12-13 2517
1259 장투 가능할런지요? [1] 손님 2011-03-30 2518
1258 <토론회> 청년 / 30대싱글여성 / 은퇴자 마을과 접속점 찾기 [2] 지음 2012-09-05 2518
1257 겨울... 보일러... [4] 말랴 2010-10-19 2519
1256 지각생이 보내준 [김장] 사진이에요. file 케이트 2011-12-01 2519
1255 포이동 벽돌 음악회 + 영화제 file 손님 2011-08-01 2520
1254 빈집에 새 식구가 된 해솔이 엄마입니다 [9] 자운영 2010-10-19 2521
1253 [증여론]강독 함께해요 손님 2012-11-27 2521
1252 존도우 유산균 연구소 VER2 [3] 사이 2011-04-24 2523
1251 단기투숙 문의합니다. [1] 손님 2016-04-26 2523
1250 빈집 방문_<파산의기술>프로젝트관련 [3] 손님 2011-08-09 2524
1249 2016 빈마을 크리스마스 파티 file 소연 2016-12-24 2526
1248 히히 [7] 해솔 2010-11-01 2527
1247 전화로 찍은 화면 [9] 이발사 2010-11-10 2529
1246 안녕하세요^^ [4] 손님 2010-12-16 2529
1245 [5/25-5/31]'두물머리 전, 전, 전' 합니다! file 디온 2011-05-20 2535
1244 게스트하우스 기사 ㅎ [2] 손님 2010-10-13 2539
1243 장기 투숙 가능할까요? [1] 손님 2013-08-09 2539
1242 아름다운재단에서 강연요청드립니다 [5] 손님 2010-09-29 2540
1241 아나키스트 인류학의 조각들 손님 2016-06-04 2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