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은 노동자에게 외면적이다. 다시 말해 노동은 자신의 본질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는 노동 속에서 자신을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하며, 편안하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불행하게 느끼며, 자유로운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힘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육체를 망신창이가 되도록 채찍질하고 자신의 정신을 황폐하게 한다. 그러므로 노동자는 노동을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을 되찾고, 노동을 할 때에는 자신의 밖에 있다. 노동을 하지 않을 때 그는 집에 있고, 노동을 하면 집에 있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노동은 자의적이 아니라, 강요된 강제 노동이다. 따라서 노동은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노동 밖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노동의 낯설음은 육체적이거나 혹은 그 밖의 강제력이 존재하지 않는 한 노동을 흑사병처럼 회피한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외면적인 노동, 즉 인간이 자기 자신을 외화하는 노동은 자기 희생과 학대의 노동이다. 끝으로, 노동의 외면성은 노동자에게 노동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것이라는 사실에서, 그리고 노동이 노동자에게 속하지 않고, 노동자가 노동 속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귀속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나타난다. ... 노동자의 활동은 자기 활동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속해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상실이다.


- 맑스, <경제학철학수고> 중




프롤레타리아 혁명들, 즉 19세기의 혁명들은 항상 자기 자신을 비판하고, 진행 도중에 끊임없이 걸음을 멈추며, 완수된 것처럼 보이는 것으로 되돌아와서 다시 새로이 시작하는 바, 자신이 처음에 시도한 것들의 불완전함, 허약함, 빈약함을 가차없이 철저하게 비웃는다. 또한 이 혁명들이 자신들의 적을 땅에다 메다 꽂는 것은 다만, 그 적이 땅에서 새로운 힘을 흡수하여 더욱 거대해져서 자신들에게 대항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인듯 하다. 이 혁명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목적들이 너무 거대하다는 것에 놀라 거듭 뒤로 물러난다. 그러다가 마침내 어떠한 반전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창출되어 관계들 자체가 다음과 같이 외치게 되면 이러한 물러섬은 끝나게 된다. 


여기가 로두스다. 여기서 뛰어라.

여기 장미가 있다. 여기서 춤 춰라.


- 맑스, <루이보나빠르뜨의 브뤼메르 18일> 중


손님

2012.05.26 03:01:44

며칠전 빵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거기서 동네빵집이 지난 10여년간 프렌차이즈로 재편되면서 제빵노동이 변모(공장화)하는 모습을 설명해주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전 노동의 상품화는 이미 맑스나 폴라니 책에서 다뤄진, 역사적으로 종결된 명제라고 배웠었는데 

이게 아직도 끝난과정이 아니구나. 현재에도 끊임없이 진행중인(또 거기에 반하는) 과정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세운

 

손님

2012.05.26 23:05:29

간만의 맑스네요...ㅎㅎ

요즘들어 "노동"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는 중이랍니다.

한마디로 노동을 어떻게 볼것인가 ? 하는 물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있는데

원래는 5월을 맞이하여 일상에서의 총파업에 대한 고민들을 잠깐 했었는데

그것이 내가 하는 일들은 어떻게 정의되어질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일상에서의 총파업이나 노동거부라는 것은

결국 노동을 맑스의 개념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테고 그런 관점에서 보면

결국 노동은 거부되어지거나 혹은 폐기되어져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노동 밖의 일(work)들은 활동이라는 별도의 개념을 정리해야 하는 것....

이 노동과 활동의 구분이 맞는 것일가 ?

모든 노동은 노동자 자신의 밖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을까 ?

차라리 헤겔의 정리, 즉 모든 합목적적인 행위들은 다 "노동"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나에게는 좀더 타당한 정리가 아닐까 ?

거부되어야 할 노동과 지켜져야 할 노동은 어떻게 구분되어지는 것이고

우리는 어떤 노동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일까 ?

지난 시기 공부에서 산노동과 죽은 노동의 구분...

자본주의족 노동과 사회적 노동의 구분은 어떻게 다르게 구서오디어지고 진행되어지는 것일까 ?

뭐 이런 정리되지 않은 고민들이 오락가락 들고 나네요......ㅎㅎ

 

뭐 제가 연구자 비스무리한 학문하는 사람이 아니니 너무 정확하게 정리하거나

정의내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데

제 스스로 저의 위치를 "실험하는 자"가 되고 싶고 그 틀에서 기존의 다양한 논의들과 대안들을

내 삶에서 실행해 보면 어떤 결과들이 도출될까 하는 궁금증으로 살고 있기도 하기에

고민하기 보단 어떻게 실행해 볼까 싶어지는데

노동은 생각보다 바꾸어 보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령 비정규직 문제에 있어서

정규직화를 외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님 노동거부를 외쳐야 맞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물론 현 사회에서 비정규직들에게 가해지는 차별이라는 폭력은 없어져야 한다는 것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자본주의적 시스템 안으로 보다더 깊숙히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닐까 ? 하는 생각을 아주 가끔씩 하고 있기도 하다는....ㅎㅎ

 

여튼 간만에

지음덕에 고민을 조금씩 진전시켜 보네요.....!!.....ㅎㅎ

 

----우중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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