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쪽 게시판 글은 늦게 봤네요.. 


지각생님이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계시긴 하지만.. 

생각보다 금전적으로 해결해야할 게 많단 생각이 들었고

심야극장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서 좀 더 정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이건 빈가게의 딜레마이기도 한데, 

지금 느낌은 자체수요를 빈집에서보다 빈가게를 통해 비싸게 치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서.. 


시설 좋고 프로그램도 좋고 저렴한, 놀고있는 시네마테크도 많은데,

왠만한 영화는 집에서들 자기 취향 대로 구해 보는게 더 쉽고 안락한데..

자칫하면 마을극장이 고비용저효율의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단 생각이 들구요


상영시간대 설정(심야상영은 무리),

빔프로젝트 대여비 혹은 구입비,

장시간 허리를 받쳐줄 의자.., 혹은 따뜻한 아랫목  

안정적인 상영 프로그램, 

홍보(저작권 문제 선결)

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하고

이런 수고와 비용을 감내하면서 극장을 운영해야하는 이유가 무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제 심야극장은 처음에 홀에서 시작했다가.. 춥고(담엔 담요를 가져와야겠다 생각했음) 허리도 아프고.. 졸리고 

그래서 방으로 옮겼는데 거긴 더 춥고.. 나중에 방석을 죽 깔아서 좀 나아지긴 했지만..

준비하시는 분은 각종 비용 등을 환수해야한다는 부담감을 껴안고 계시고

제가 불러서 나온 친구는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여러가지 점에서 조금 당혹스러워하면서 돌아갔고

아직 암중모색 좌충우돌 시행착오 과정이란 점은 이해하지만

이러한 과정에 기꺼이 동참할 수 있는 마땅한 이유가 생기기 전까진 

마을극장을 지지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장비비용 때문에 바 운영 시간대에 홀에서 상영해 사람들에게 상영비를 부과하는 방식은(저작권을 내는 경우라면 모르지만)

가게에서 티비 틀 때마다 사람들에게 시청비용을 받는거랑 같은게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구요.

그보단, 프로젝터가 빈가게/빈집 등을 위해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거라면

(이것도 좀 더 설득력이 있어야. 중고 티비 혹은 모니터를 장만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이 있어야.. )

암튼 꼭 필요하다면 투자 개념으로 천천히 뽑으면서 가야할 것 같고요.

전 첨 설명 들었을 때 왜 빈집/빈가게에서 필요한 장비구입비를 마을극장 관람객이 부담하는건가 싶어서 좀 갸우뚱했어요.

말하자면.."마을극장 관람객 여러분을 위해 프로젝터를 구입했으니 입장료를 내시오"하는 늬앙스로 들렸는데, 

사실 굳이 이 영화들을 프로젝터를 장만하면서까지 봐야되는건가.. 누구를 위한 건가하는 의문이 있었구요. 

이보다는 "빈가게에 여러모로 프로젝터가 필요하니 기부금을 받습니다"하는 방식이라면 기꺼이 동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  "빈가게 프로젝터 구입 기금 마련 상영회" 이런 식으로 상영때마다 기금을 받는 식으로 진행하는 게 나을 듯.

손님 입장에서는 돈 내는 건 같은데 이왕이면 1만원치 안주를 소비시키는 것보다 그냥 기부금으로 1만원 내고 싶어요. 

 

왠지 빈가게에 있으면 다만 소비를 위한 소비를 해야한다는 느낌이 종종 드는 거 같아요.

왜 다들 동의하지 않는 방식으로 소비를 하고 있지 하는 느낌.. 

불필요한 소비를 해야만 빈가게에서의 머뭄이 허용되는 거라면..  

차라리 최대한 소비재가 매개되지 않는게.. 즉 상거래가 최대한 배제되고 입장료수익을 기반으로 굴러가는 방식이 낫지 않을까 싶어요. 

(수유너머의.. 월 회비 같은)


- 빈가게가 그동안 경계해오던 소비조장시스템 안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것보다.. 

선물.기부에 기반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하길 희망하는 1인. 



디온

2010.12.19 23:06:56

시금치님, 좋은 글 감사드려요- 빈가게가 빈집과 어떤 형식으로 관계를 가져야할지 고민하는 중에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 것 같아요.

영화상영 뿐만 아니라, 빈가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들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고 조율되어야 할지 얘기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동의하지 않는 방식으로 소비한다-는 느낌에 대해서도 좋은 지적이신 것 같아요.

빈가게의 컨셉과 운영원칙을 짜는데 이 부분을 잘 고려해야 할 것 같아요.

시금치

2010.12.20 05:11:19

디온님, 기꺼이 수용해주셔서 감사해요^^ 

어쩌면 아픈소리는 외부에서 대신 얘기해주는 게 좀 더 쉬울 것도 같아서.. 실례를 무릅쓰고 써봤어요..


그리고 지각생님, 넘 서운해 마시길..

총대를 매고 고민 많이 하신 분께 말을 쉽게 한 거 같아 죄송해요

그래도 심야극장 경험은 춥지만 재밌었어요.. 

지지하지 않기 위함이 아니라 지지하기 위해서 한 쓴소리였으니... 이해해주시고... ^^

손님

2010.12.20 09:14:43

가게에서 티비 틀 때마다 사람들에게 시청비용을 받는거랑 같은게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구요.-> 프로젝터가 필요한 이유가 더 설득력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이예요. (잇)

지각생

2010.12.20 23:01:59

아우.. 덧글 쓰다 날렸네 많이 썼는데  ㅜㅜ 


시금치// 

서운해 할게 뭐겠습니까. 그동안 충분히 못해온 논의를 이 문제제기로 시작하면 되는 건데요. 실례도 아니고, 직접 참여해서 밤새 있다 가신 건강한 문제제기인데요 ㅋ 


말씀하신것의 대부분에 동의하고 상영시간등은 그날 얘기한대로 심야 이전으로 땡겨 시작하기로 했죠. 

"소비, 문화"에 대해서는 좀 더 충분히 얘기가 오가야 특정한 어느 한 건에 대해 경직된 프레임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는데, 이게 간단한 얘기가 아닐 수 있으니 천천히 얘기하면 좋겠구요.


모두// 

혹시나 오해가 있을까 걱정되는 부분에 대해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마을극장은 수익을 위한게 아닙니다. 생긴다고 해도 빈마을/빈가게에 원칙 없이 돌아가진 않을거구요. 지금까지 얘기했던 입장료 등은 모두 초기 비용(빔프로젝터)과 유지 비용 (빈가게 공간 점유, 전기/난방 사용등)을 위한 것입니다. 


빔프로젝터를 구입하자고 하는 배경이랄 것들을 얘기해보겠습니다.


* 마을극장은 빈마을극장이며, 해방촌마을극장. 

빈가게극장은 지금 빈마을 사람들(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뿐 아니라 해방촌 동네 사람들도 함께 할 수 있는, 빈가게의 특성화 프로그램중 하나로 구상해왔습니다. 빈집/빈가게와 해방촌의 여러 주민들과는 아직 다양하게 만나고 활발히 교류하는, 신뢰가 쌓인 상황이 아니기에 초기에 노력을 집중해서 여러 가지 서비스를 만들 필요가 있죠. 

그런 초기 노력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 공간(빈가게 홀 혹은 방)과 비품(빔프로젝터)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초기 설비가 갖춰지고, 주민들의 참여가 어느 정도 생기면 다시 거듭나서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지원하는 구조로 가고요. 그때가 되면 빈마을/빈가게에서 추가로 많은 것을 제공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때부터 극장은 물론 "무료" 상영에 자율 후원제가 될 것이고, 그 후원금은 독립영화 상영등을 위해 주로 쓰자고 제안할 겁니다. 



* 빔프로젝터가 빌리기 쉽지 않아서 잘 안쓰지만, 만일 있으면 다양한 용도로 쓰일 겁니다. 제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마을회의/잔치에서 쓰이는 것인데, 논의할 내용의 시청각 보조자료/참고자료를 보거나,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것을 정리해서 실시간으로 모두가 함께 본다던가 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의 필요성과 효용은 제가 별도의 글로 자세하게 쓰겠습니다. "텍스트의 권위와 한계" 뭐 이런거?

 그 밖의 여러 공부 모임, 팀 활동, 공동 작업, 빈집 자체 행사, 그리고 빈집/빈가게를 이용하는 여러 행사 등 쓰일 곳은 생각해보면 많습니다. 너무 길지 않기 위해 이 덧글 쓰고 다른 글을 쓸테니 그걸 봐주시면 좋겠고.

모니터 화면은 10여명 이상이 함께 보기에는 부적당하고, TV는 공간을 너무 많이, 상시적으로 점유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정되어" 있죠. 같이 볼 화면이 필요하면 "TV가 있는 곳"에서 해야 한다는 제약이 생겨요. 

 ==> 빔프로젝터는 소통과 협업을 위한 도구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음.



* 빔프로젝터 대여의 "고비용"

 빔프로젝터를 빌려본 분이 많이 계시겠지만 이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쩌다보니 지금까지 빔프로젝터 대여는 다 제가 하다시피하는데, 일단 빌려주는 곳/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사용량에 비례해서 유지비가 들어가는데다 (1년에 한번정도 램프 교체하는데 20~30만원 든다고 생각하면 됨), 내구성이 높지 않아 고장이 날 가능성이 큽니다. 빌려주는 곳도 보통 하루에 만원 정도의 대여료를 "후원"명목으로 받습니다. 왔다갔다하는데 드는 교통비(와 기름!), 개인의 시간, 노동을 생각하고 위험부담까지 고려하면, 이걸 빌리는 "비용"은 결코 적지 않아요. 


 제가 속한 IT산업노조 조합원 중에 청각장애인이 있었습니다. 그 분이 참석하는 회의때는 빔프로젝터를 빌려 누군가 정리하는 회의록을 화면에 내보내 실시간으로 지금의 논의를 확인하고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것은 그 분만을 위한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모두를 위한 것이 됐습니다. 모두가 지금 논의의 흐름을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고 얘기하니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쉽고 짧게 논의가 마무리되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빌려온 빔프로젝터가 켜지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고, 빌려오기 전 마지막으로 썼을때는 멀쩡했다고 하기에 결국 상근활동가 한명 활동비 주기 어려운 작은 노조에서 26만원? 정도의 램프 교체비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빔프로젝터를 빌리는 일은 없었고, 그것과 확실한 관련이 있는 건 아니겠지만 다음해에 그 청각장애인 IT노동자는 노조를 탈퇴했습니다. 

  ==> 빔프로젝터의 효용은 크나 계속 대여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큼


-----------------------------

빔프로젝터 구입건은 사실 빈가게 이전부터 "빔프로젝터 하나 있으면 좋겠어"라는 바램이 여러 사람을 통해 오갔고, 언젠가 "빈프로젝터" 이런 식으로 추진이 될 뻔 했던 일이에요. 


마을극장의 여러 가지 부족한 점, 이제 만들어가야 할 점에 대해서는 계속 같이 얘기하되, 빔프로젝터 구입을 "과잉 소비"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그것은 마을극장과는 따로 얘기하면 좋겠네요. 

입장료를 받지 않고 전액 자율 후원으로 가는 것은 가장 이상적인 방식입니다. 다만 이번처럼 초기에 어떤 자원이 투입되어야 할때 완전 자율 후원에 기대는 것은 사실상 그걸 못한다고 봐도 무방한것이라 이런 저런 억지스러워 보일 수 있는 방안을 얘기했습니다. 


너무 혼자 신낸 감이 있는데 전에 얘기한 입장료, 빈가게 물품 구입 이런 건 사실 그냥 생각나는걸 마구 던져본거고, 함께 부담을 지고 초기 극장을 같이 만들어갈 분들의 고정 분담금과 자율 후원을 병행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도 함께 들어보면 좋겠네요.  

시금치

2010.12.21 06:49:32

아 이제 좀 이해가 됩니다.
듣고 싶었던 대답들이기도 하고요..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입장이 되어야 옳은데
'너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그 전에 몇 가지 확인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던 겁니다.
선명하지 않게 드러난 것들, 에둘러 얘기되는 것들로 인한 오해의 여지에 대해 
확실히 반박해주길 바라는 그런 것들이 있었어요.

저는 예전엔 일을 추진할 때 '굳이 (그렇게 해야 돼?)'라는 표현을 쓰면서 일의 진행 속도를 뎌디게 만드는 사람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이 있었어요. 
경험치의 차이나, 이해도의 차이에 따른 설득의 과정, 혹은 머리 속이 똑같은 사람이라도 겉으로 맞춰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건데 그런 부분을 조금 쉽게 여겼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이번에는 거꾸로 제가 '굳이'라는 단어를 물음표와 함께 던지는 역할을 하게 되었네요.
동참하기 위해 큰 그림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었단 걸 다시 한번 얘기 드리고 싶고.

이제 그림을 이해하게 됐으니 
지난번 심야극장은 작은 테스트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구요.
문제가 되는 부분들은 테스트를 거듭하면서 같이 해결해나가면 될 것 같아요.

PS.
빔프로젝터의 필요성과 관련해
특히 "텍스트의 권위와 한계", "협업"등의 표현을 쓰시는 부분에서는
어떠한 경험에서 하시는 말씀인지 이해하구요.  
사실 저도 그런 면에서는 빔프로젝터 강박이 좀 심한 편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예전에 교육프로그램 기획을 할 때 
PPT자료 없는 수업에 대해선 프로젝터를 쓰지말자는 텍스트형 동료의 의견에 대해
저는 - 지각생님처럼 - 빔프로젝터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이미지형 인간이었어요. 
모두가 각자의 종이자료를 들여다 보는 방식이 얼마나 산만해지기 쉬운 방식인지, 
또한 강사의 설명에서 부족한 부분을 훈련된 조교가 민첩하게 해당자료를 찾아 띄워주거나
녹취록을 화면에 타이핑해 보여주는 방식이 강의 집중도를 얼마나 높혀 주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에요.
한동안 저는 모든 팀작업에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교육시키면서 구글사이트맵(위키방식)에 게시판을 만들고,
회의는 게시판 쓰기창을 바로 띄워놓고 하고
작은 스터디 모임을 할 때도 반드시 빔프로젝터(적어도 티비모니터)부터 설치하고 
인터넷부터 연결하고나서 일을 시작하는 스타일이었으니까요. 
(빈집의 위키방식 블로그나 그룹메일방식 그러고보니 지각생님이 만드셨겠구나 싶네요)
지금은 빔프로젝터가 없는 아날로그한 상황(칠판에 쓰고 사진 기록해서 올리기 등)에서도 대안을 잘 찾아내는 게 
더 기민한 경우도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빔프로젝터 강박이 좀 없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공동체 작업에서는 특히나 그 규모가 커질 것을 감안하고 이동성까지 고려하면, 
빔프로젝터가 쓰임새가 많아질 거란 데 동의합니다.

--
제가 윗글에서 언급한 입장료 문제는 입장료 vs. 기부금 중 어느게 맞냐는 문제가 아니라 문맥상 입장료=기부금에 더 가깝고, 둘 모두 음식주문이랑 대치되는 표현으로 썼습니다. 그보다 제가 좀 더 강조한 포인트는.. 
관객들에게서 어떤 식으로 마을극장의 존재에 대한 '공감'을 얻어내느냐, 어떠한 설득과정을 거치느냐의 문제입니다.
구구절절히 설명해야한다기보다는 '친절하고 집약적인 제스춰' - 캐치프레이즈 등 - 으로 (관객 뿐 아니라 내부구성원부터 혼란이 없게) 납득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테스트과정 중에도 일반 관객을 받게 될 거라면, 프로젝터구입과 입장료의 상관관계에 대한 얘기는 정확히 설득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부족한 면을 보여도 냉소가 아니라 오히려 격려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설득과정이 없으면 하나 하나의 '흩어진 제스춰'에 예민해지고 이를 통해 판단을 내리고 오해하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일반관객의 입장을 테스트해 보기 위한 가상의 캐릭터'로서 할 수 있는 얘기는 최대한 하려고 합니다.
어쩌면 저 자신보다 제가 데리고 간 친구(빈집, 빈가게에 대해 어느정도 설명을 들었고 재밌단 반응을 보였던, 그러나 아직은 진지한 관심을 보이는 건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려고 한 면도 많이 있었구요.
발생할 수 있는 물음들을 하나씩 해결하는 쪽으로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암튼 디테일한 부분은 차차  얘기해나가도록 해요!

--- 
그리고 과소비 부분은 빈가게 전체에 대한 얘기기도 한데
빈집에서 모두가 절약하듯이, 빈가게에서도 손님들에게 절약생활을 함께 하도록 하자는 뜻에서 꺼낸 얘기였어요.
그러니까 배고프지 않은데 안주를 시켜야 간접적으로 빈가게 혹은 마을극장 입장료를 내게 되는 방식이 아니라
입장료(윗글에선 기부금이라고 했는데 안주랑 견주어서 쓴 단어이므로 입장료와 더 가까운 뜻)만 내자는... 
그러면 불필요한 거품이 사라질 것 같은데.. 빈가게에 있으면 돼지될 거 같아요.. 지금도 돼지지만-_-;;
일부 공연장에서 입장료만 받고 각자 마실 건 각자 가져오라고 하는 것과 같은 방식을 생각해 봤어요.
집단 속에서의 소비는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집단이 만든 시스템이나 분위기의 문제가 더 크니까요.. 
암튼 회의 때 반영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

시금치

2010.12.21 08:51:42

음 역시 긴글은 쓰고 나면 후회가 되는군요


내가 일관성 있는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도 아니고

내 속에 들어 있는 다중이들 중에 가루를 꺼내면 나루, 마루 이런 애들도 줄줄이 꺼내어 얘기해버려야 되는 상황이 되어서 

말은 꺼낼 수록 길어지네... 

그러지 않아도 빈가게는 서서히 더 훌륭히 자연 진화할텐데 .. 

지각생

2010.12.21 10:33:16

가게 정리하다가 살짝 훓어 봤는데 ^^ 후회하지 마세요

저도 덧글 쓰면서 시금치가 이런 말 꺼내줘서 고맙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랑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해온 것 같아서 반갑삼. 청소 마저 하고 다시 찬찬히 읽어볼게요

KenZzang

2010.12.21 03:22:45

전 사실 빔프로젝터는 없으면 아쉬운대로 살 순 있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 생각해요...마을극장의 운영과 혹은 프로젝터의 활용에 대한 부분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논의들을 진행하면서 발전시켜간다면 지각생이 말했던 마을 사람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꼭 마을극장의 형태가 아니어도) 영상기자재를 이용하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해요... 초중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 웍샵 같은 거 진행해도 되고...원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영상을 대여의 형태로 틀어서 보는 것도 좋고...빔을 사용한 자그마한 세미나들도 충분히 가능하구요...가능한 많은 방법들, 많은 이야기들이 나와서 꽉찬 빈마을극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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