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에요.

너무. 다들. (아닝가? 우리 얼마전 다 만난 사이.)

저번에 아랫집 정리할 때 봤지만

저를 아는 분보다 모르는 분이 더 많으실 듯.. ㅎㅎ 암튼, 

옆집 살았던 디온입니다. 

 

저는 지금 팔당 두물머리에서 농사 짓고 있어요.

엄마와 함께 150평을 짓고 있고, 또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올해는 특별히 비닐집 농사도 한 동 해볼까- 욕심을 내고 있지요.

그리고 빈마을 식구들도 혹시 되면 두물머리 농사 함께 하자고 꼬시러 왔어요.

벌금, 재판, 이런 것들이 조금 두려운 상황이기도 했지만,

에라 모르겠다- 하고 퇴비 뿌리고 밭 갈고나니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지네요. ㅎㅎ

지금 땅이 아주 많이 비는데, 올해 농사는 작년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 하는 거라

여기 저기 같이 하자고도 잘 말 걸기도 어렵지만

그래도 빈마을 친구들에게는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한강변 농사 이야기가 있길래, 가까운 곳에서 할 수 있다면 더 좋긴 하겠구나- 싶었었는데

안 뽑혔다는 지음의 댓글을 보구, 혹시나 해서 얘기해봄다.

 

우리가 이런 걸 시작했거든요.

4월8일 발대식을 해요. (이날은 통통 살찐 냉이 캐기의 최적기라 보심 됩니다. 물론 쑥도 참 많아요.)

빈마을 친구들 중에 누군가, 혹은 마을 사업으로

밭을 떼어 하거나, 밭에 손 많이 안 가는 작물들 좍 심어놓고 한 달~한달 반 정도에 한 번씩 방문하여 손질하거나

빈마을 팻말만 걸어주시거나(농사는 내가 짓고. ㅎㅎ), 아니면 온라인 서명에 빈마을 이름을 걸어주시거나,

일단 개인적인 서명이라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riverun.org/farm 

 

두물머리가 멀고, 멀고, 멀지만

 

 

우린 아주 가까운 사이.

 

farm_header.png

 

 

농사가 불법인 시대. 다 망해간 4대강 토건공사에 대놓고 4년을 맞짱 떠, 농사가 마땅하다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두물머리. 법원의 판결로 아직 농사에 대한 법적인 권리까지 온전하게 가지고 있건만.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온갖 행정력을 동원하여 농민들을 괴롭힌다. 농사지었다고 벌금, 농사 못 짓게 해달라고 가처분, 농사가 오염이라며 괴담유포, 농사가 불법이 되도록 법개정. 덕분에 두물머리 농민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경기도 법원, 서울 법원 출석하느라 몸도 마음도 고생이다.

MB와 문수와 공무원들의 입으로 매일매일 넘어 들어가는 쌀들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것이 농부들의 깨알같은 정성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안다. 또 이런 식의 개발로 땅값과 임대료를 올려 1%의 배를 불리는 대신에, 비싸진 임대료 때문에 비싸지는 김치찌개ㆍ줄어드는 농지 때문에 비싸지는 배추값이 온전히 우리가 감당해야할 몫으로 떨어진다는 것도 안다. 즉, 우리의 주머니로부터 그들의 주머니로 부富가 이동한다. 이것이 4대강ㆍ개발ㆍ발전이라는 시스템이다.

때문에 강과 산과 바다를 살리는 유기농업이 또한 우리를 지키고 살리는 일이렸다. 뺏고 빼앗기는 관계 속에서, 단 한 번의 역전만루홈런 찬스처럼, 다시 모든 것을 되찾아오기 위한 역습의 베이스캠프처럼, 두물머리는 시대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두물머리 밭전위원회는 "발전이 아니라 밭전田을!"이라고 외치고 행동한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쌀과 감자와 배추들의 공동경작자들이다. 판사가 "누가 이 곳에 생명을 살리는 씨앗을 뿌렷는가" 물을 때, 우리는 모두 함께 일어서 "우리, 두물머리 밭전위원회요. 오늘도 어김없이 쌀밥을 먹는 당신도! 밭전위원이오!"라고 노래할 것이다.

 

 

두물머리 밭전위원회는glove.png

1. 두물머리에서 게속 농사짓기 위해 지금 농사 지을 것이다.
토건국가에 대해 불복종하며 빼앗긴 농지에 씨앗을 뿌릴 것이다. 위원들은 공동 텃밭과 논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다.

2. 그들이 벌금을 물린다면 불복종 텃밭 작물로 그것을 막을 것이다.
농사를 지으면 벌금이 나오고 벌금을 내려면 농사를 지어야 하는 시대다.

3. 밭전 위원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농사를 지을 것이다.
두물머리 농성장으로 쓰이고 있는 컨테이너에 우리의 이름을 써 넣을 것이다.상황 상 매주 와서 농사를 짓는것을 할 수 없다면, 이름을 적는것만으로도 지지의 의사를 표할수 있다.(그러면 농사지었다고 여러분도 고발당할 기회를 가지게 될지 모른다!)

  tools.png

 

 

farm_side_farmer.png


지음

2012.04.04 20:11:48

멋지다. 제안해줘서 고맙고. 같이 하면 좋은데... 내가 지금... 상태가... ㅠㅠ

윤지선

2012.04.08 19:01:40

우왕 디온~ 내가 사는 동네가 더 가깝지 싶은디~ 나야말로 가믄 좋은디~ 울 부모들에게도 제안해보고 싶은디~~ 울동네 강동시민연대에도 이런 제안 유효할까요?

손님

2012.04.12 19:04:36

아, 부탁좀 드릴게요. 여러 단체들에서 함께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있어요.

공무원들의 방해에도 꿋꿋이 열심히 농사지며 함께 지켜줄 분들.. 

 

땅의 질은 보장합니다. ^-----------^  -디온

손님

2012.04.11 22:52:11

저기 저 낫을 들고 있는 농부는 누구인가???  ㅋㅋㅋ

손님

2012.04.12 19:05:07

바로 당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20210225 빈집 게시판&공통장&폰 정리 회의 [1] 사씨 2021-02-26 13110
공지 '2014 겨울 사건의 가해자 A'의 게시글에 대한 빈마을 사람들의 입장 [19] 정민 2016-05-19 154723
1180 빈집 같이 만들 사람~~~~~~~ [2] 화림 2012-04-11 1637
1179 놀러간다(?)기 보다 공부나 독서 모임이 있다면 함께 해도 될까요? [2] 죠죠 2012-04-11 1640
1178 두물머리 밭전위원회 발족! 밭전위원님들을 모십니다~ 손님 2012-04-06 2212
1177 21세 이하 모여봅시다! 우더 2012-04-06 1561
1176 4/7(토) 방문 희망입나다! [Bricolage Foundation] file [1] 손님 2012-04-05 2244
1175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에서 방문 요청이 왔습니다. file [2] 지음 2012-04-04 1736
1174 한강 텃밭 개장 14일. 해방촌 사람들이 12일에 모이기로 했어요. [1] 지음 2012-04-04 2130
» 안녕, 친구들~ 디온이에요. file [5] 디온 2012-04-04 1591
1172 생협 배송 단기 아르바이트 지음 2012-04-02 1651
1171 요새 이 공연준비에 함께 하고 있어요. file [3] 탱탱 2012-04-02 2006
1170 계단집, 궁금한게있어서요 [2] 잔잔 2012-04-01 1650
1169 활동보조인들 모여랏! 복지부 규탄 기자회견. 수요일 복지부 앞 11시 [3] 쿠우 2012-03-27 1638
1168 아랫집과 빈가게 전화가 안되네요 ㅠ [3] 손님 2012-03-26 1671
1167 아모르파티 23.금 별꼴 까페 file 손님 2012-03-21 1894
1166 [주거실험 공동체 '빈집'에 대한 연구] [3] 손님 2012-03-20 1987
1165 위키는 어찌 건드리는 건가? [1] 미나 2012-03-20 1629
1164 주말에 단기투숙 가능한가요? [1] 오상 2012-03-20 1666
1163 풀뿌리사회적기업가학교 <2012문화예술분야>에 초대합니다. file 손님 2012-03-19 1686
1162 장기 투숙을 희망하는 깻잎 [3] 손님 2012-03-19 1616
1161 하자센터 청년모임 '난감한 모임'에 초대합니다. [1] 지음 2012-03-19 2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