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베로님, 열시 집회의..

태양열님이 젠틀하게 깨운다. '아, 네.'라고 답하고 꼼지락 거린다. 잠을 깨워 일어나지만 어벙벙하다. 고양이 세수를 하고 노트북, 핸드폰을 챙겨 방을 나온다. 엄마가 담근 개복숭아청을 유리잔마다 담고, 시원한 물을 따라 휘휘 저어 상에 내 놓는다. 어제 사온 과자, 자몽주스, 청포도도 꺼낸다. 자유, 태양열, 청하, 베로가 모여앉았다. 태양열님과 자유가 근황공유를 서로 권하며 회의가 시작된다. 태양열님이 받아준다.  

태양열: 어제는 해토모(해방촌토박이모임)1주년 모임에 다녀왔어요. 다들 참 잘 먹고, 다들 참 신나게 놀더라구요. 
(자유: 보통 모이면 뭐해요?)
해방촌에 오랫동안 살아온 아버지, 이웃아저씨, 삼촌, 친지들이 모이는데 한 300명 정도 되요. 아무리 해방촌 토박이어도 외부에서 살고 있으면 가입이 안되요. 
크게는 후임자들이 선임자들의 생활패턴을 배우는 모임이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모임 단체가 되고 싶다는 것을 어제 들었어요. 어제는 4-50명 정도가 대절버스 타고 장흥에 가서 모임을 했어요. 기념사진 찍고, 족구, 윷놀이, 축구, 팔씨름도 하고요. 닭백숙, 도토리묵, 삼겹살 등등 어제 참 잘 먹었네요.

해토모 소식은 늘 새롭고 놀랍다. 식구들끼리 태양열 선거운동을 하자는 이야기를 왕왕 한다. 토박이 모임에 들어가시고 축구도 하고 결혼식도 가시고, 장례식도 가시고.. 우리집 최고 지역 실세다. 

자유: 회사 퇴사 후 사업자를 낼 예정이에요. 우리 회사는 데이터분석 컨설팅을 하는데 잘 배워서 시민운동, 비영리분야 마케팅 업그레이드에 접목하려던 것이 처음부터 저의 의도였어요. 비영리컨퍼런스 체인지온에서 금년도에 10개 단체의 데이터마케팅 사례를 만들겠다 공약을 했어요. 이 회사에서 더 성장을 도모할 수도 있지만 영리 섹터에서 활동하는 것이 저의 자산은 아니라서, 이쯤에서 저의 원래 활동영역인 비영리 섹터로 방향 전환을 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려 해요. 기존 회사에서 비영리단체 고객사 2개 정도는 들고 나오기로 했고, 그외에도 기존 회사랑 계속 관계는 맺으면서 협업 프로젝트들을 할 예정이에요.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직들이 있다면 제게 연결해주세요~~!!

자유가 프리랜서라니, 낯설지만 뭔가 어울린다. 진짜 자유로운 전문가가 되길. 자유, 건승^^  

베로: NPO지원센터에서 개인역량강화 교육을 듣고 있어요. 상당히 실제적으로 배우고 있어 인상적이에요. 
자유: 애자일컨설팅-협업, 조직관리, 경영-하는 분인데 업계에서는 엄청 유명해요. 홈페이지에 '워크숍한다' 올리면, 기본 300만원 이상인 워크숍을 들어본 분들이 지인들에게 꼭 들어보라고 홍보를 해요. 베로는 NPO지원센터 통해서 그분에게 무료로 배우고 있는 거에요.
청하: 실전에 들어가면 또 달라요. 스스로 성찰을 해야해요. 성찰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성장과 변화도 사람마다 달라요.

맞다. 갈 길이 멀다. 그간 한 달 정도 코워킹오피스를 이용해보았다. 앞으로는 혁신파크로 가볼까한다. 혁신하여 창업하라는 조언을 하신다.^^

마지막으로 청하 차례이다. 

청하는 현재 실업상태이지만 두 말 할 것 없이 바지런하시다. 

아침, 비질소리 '삭삭-', '삭-' 
보살님의 정갈한 아침 맞이
어느 산사, 산방에 와 있는 것 같다. 
야채가 또각또각 썰리고
찌개가 보글보글 끓는다.

은근한 된장내 퍼져온다. 
맛있겠다!

청하: 7월에 취업할 예정이에요. 그전에 시간활용해서 햇빛발전소 일을 해보려고 양군과 일정을 맞추고있어요.

누군가 빈땅 모임에 다녀온 이야기도 묻는다. 홍성, 홍동이 참 좋은 곳이라 한다. 풀무학교라는 기반이 있고, 수도권 시민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이 내려가 합류하면서 환경농업의 메카라 할 수 있다고 한다. 
흥부집은 홍성터미널에서 가깝고, 빈땅은 시내에서 떨어져 있다고 한다. 빈땅은 홍성군 홍동면 금평리에 있는데 계단식으로 되어있는 땅이라고 한다. 집을 지을지, 농사를 지을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빈땅은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설립이 되면, 대출을 저리로 받을 수 있다. 홍성 뿐 아니라 하지메가 살고 있는 진안도 이야기 해보고 있다고 한다. 빈땅조합원들의 땅을 하나씩 마련해간다. 땅에 무얼할까?   


오늘의 안건 이야기로 넘어가 본다. 집에 대한 이야기다. 장투 한 명 늘리기가 쉽지 않다. 

집이 어둡고 침침하고 길가에 있어 시끄러워요. 요즘 워낙 더 좋은 공간들이 많아져서, 새로운 사람들은 선택하기를 꺼려하는 것 같아요.
얼마전 가족분들이 단투를 하려고 둘러보고 가셨어요. 우리집만 보셨을 때는 무척 마음에 들어하셨어요. 그런데 노는집을 가보시고는 조용하고 괜찮은 것 같다며 노는집을 선택하시더라구요.

장투: 태양열, 자유, 청하, 베로
장투분담금: 25만원

(단투: 7,000원)
고정수입 100만원

고정지출 100만원+15만원
월세: 75만원
빈고출자금: 10만원
전기, 인터넷, 가스, 수도요금: 월 15여만원
생활비: 15여만원(5천원/1일)

매달 식비 및 생활비 만큼 고스란히 적자다. 잉여금에서 쓰고 있지만, 4인체제가 지속된다면 예산 충당이 겨울 전에 어려워진다. 월세가 올라 재계약을 하려던 것을 조금 미뤄두었다. 좀 더 쾌적한 집으로 거듭날 방법을 여러가지로 고심해보기로 했다.  


다음으로 비정기적 마을회의 방안을 이야기 해보았다. 주력의 논의 결론은 이렇다. 

집현황 공유방법은,

빈집 홈페이지에 회의록을 공유하는 현재 방식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구성원 모두의 생각이 반영되고, 현황도 사실대로 공유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마을회의는,

각집에서 구체적 제안이나 안건이 있을 때 마을회의를 제안하거나, 두 세달에 한 번 친목형태의 마을잔치를 하면 어떨까 한다. 각 집 별로 돌아가면서 진행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가끔은 해방촌이야기나 온지곤지를 빌려서 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내일은 빈고회의가 있는 날이다. 빈마을이야기를 좀 더 나누기로 하였다. 빈고관련회의는 서원이 진행하고, 빈마을관련 논의는 지음이 진행하기로 했다. 해방촌이야기에서 7시에 시작한다. 참여하도록 하자^^


참석: 태양열, 자유, 베로, 청하
시간: 10:30-13:00
냠냠: 포테이토치즈크러스트피자, 치즈오븐스파게티(feat. PIZZA School)
정리: 베로


사씨

2017.06.14 11:13:21

저 어제 혁신파크 다녀왔어요~! 이번 회의록은 레이아웃이 무지 깔끔하네요^^ 개인역량강화교육 내용 궁금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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