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글을 쓰네요;
※ 먼저...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건 좀 지나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 글을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조심스레 제안합니다^^;
저는 기억에 없는 언젠가부터 늘 강아지와 함께 살았습니다.
몇년 전에 20년을 같이 지낸, 동생처럼 여기던 강아지를 떠나보내고...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떠나보낸 그 순간부터 그저 아무것도 못하고 울다 잠드는 것 뿐...
자그마치 20년이었으니까... 강아지가 가족처럼 느껴져도 이상하지 않을 세월인거죠.
아직도 저에게는 3마리의 강아지가 있답니다. 모두들 왜그렇게 많냐고 화들짝 놀라요.
1마리가 아빠고, 2마리가 자식인데... 어딘가 보내려고 애를 썼지만... 혼혈종은 다들 싫은가보더라구요.
인터넷에도 올려보고, 동물병원 2군데에 분양을 의뢰하고, 동네방네 써붙여봤지만 아무도 원하지 않더군요.
정말 딱 한명이 문의를 했는데, 초등학생이...물어오기를
"저는 티컵 강아지 키우고 싶거든요, 강아지가 얼마만해요?"
...........................티..컵...?.................................컵은 커녕 빙수그릇에도 안들어가요......
...........이제는 들통에도 안들어갈 정도로 커버렸어요ㅠ
그리고...정말 천방지축으로 자라버렸답니다.
제가 이래저래 빈집에 와서 사는 동안 저 천방지축 군단을 어머니 혼자서 떠안고 계셨는데...
이제 더이상은 그럴 수 없게되어서... 제가 그 중 2마리를 데리고 살아야 하게 되었어요.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제가 강아지들을 떠안는 순간, 많은 것들을 잃게 되니까요...
무엇보다 더이상 빈집에 살 수 없게되고, 사랑하는 사람과도 같이 지낼 수 없게 되지요.
강아지를 키울 수 있는 집을 알아보는 것도... 쉬운일이 아닙니다.
또한 들어가는 식비도 만만치 않고... 가끔 아플때면 순식간에 5만원정도 나가는 병원비...
자유분방한 생활패턴도... 강아지들을 위해서는 불가능하게되죠...
이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감수하느냐... 눈 딱 감고, 유기견 보호소에라도 보내느냐.
애초에 되지도 않는 저울질... 거의 한달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제가 굳이 힘든 선택을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마음도... 알아요...
그리고 아마 대부분은... 저를 이해하지 못하겠지요...아무리 사랑한다고 한들...아무리 가족같다고 여긴다한들...
당장 혼자서도 살기 벅찬것이 현실인데... ...강아지 2마리를 끌어안고 가겠다는 것은... 답답하죠.
단 한명... 저처럼 어릴적부터 항상 강아지를 키워왔고, 역시 20년간 키우던 강아지를 떠나보낸적이 있는.
친구 하나만이 저를 이해해주더군요.
저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많은 애정을 주면서 길러주실 분이 어딘가에 계실지 모릅니다...
....그러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저에게나, 녀석들에게나....
혹시라도 이 글을 읽으면서... 그런 마음이 있으신 분은...연락주세요... 정말 주인처럼 잘 키워주실분...
저란 아이는... 참 대책도 없고 생각도 짧아서...
어릴적부터...길에 버려진 강아지를 그냥 두지 못해서...거지같은 몰골의 개를 데려와서 씻겨놓고 빗질하다가
엄마한테 혼나서 도로 울면서 동물병원에 데려다주고... 그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얼마전에도... 자꾸 쫓아오는 강아지 한마리를...그냥 내버려두지 못하고 집에 데려갔다가
결국 유기동물협회에 데려다주게되었는데... 그런 협회에 맡기면... 차라리 길에 버려두는 것보다 못하다는걸 알고...
다시는 길에서 강아지를 데려오는 일은 안하게되었죠... 끝까지 책임질 것이 아니라면... 둘다 상처받는 일이란걸.
하지만 늘 생각해오던 것이 있거든요.
나중에..나이들면... 큰 마당있는 한적한 집을 얻어서... 갈곳없는 강아지들을 맡아돌보고 싶다는 생각...
(물론 그러려면 경제적으로 아주 성공한 삶이어야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았으면서... 정작 지금 내가 키워야할 강아지들을... 어딘가로 보내는 건...
...적어도 차마 제 손으로는.... 할 수가 없더라구요...
... ...그렇게 해야 제가 편할테지만.. ... 그게 현실을 사는 방법일테지만... ...
그런데 전, 그렇게 못하는 사람이더라구요... ...그게 안되는 사람이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철없고... 분별없고... 대책없는 녀석이란 소리를 듣더라도...
...눈물 펑펑 쏟으며... 후회할지언정... ...제 손으로 보낼수가 없더라구요...
가장...힘든것은...아마도... 빈집에서...더이상 같이 할 수 없게된다는 것 같아요...
(억지로...들어앉을 순 없지않겠어요;; 정말 녀석들이 어지간히 천방지축이기만 해도!!
정말 민폐를 무릎쓰고 가방에 숨겨서라도 들어앉겠다는 생각을 했을지 모릅니다...ㅠㅠ)
빈집에... ...같이 살수 없게되도... ...종종 놀러갈 수 있겠죠?
사람과 같이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 곳인데... ...많은 것을 내려놓고, 비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해준 곳인데...
저....앞으로 돈 많이 벌고 싶어요... 그래서... 애완동물 전용 빈집 하나 만들래요...정말로요...
애완동물과 함께 떠돌며 생활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거예요...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이 함께이니...더욱 힘들겠지만...그래도 같이 살 수 있다면 좋을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더욱 힘내서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냉정한 현실에 덜 치였나봐요... 저 참 철없지요...
그래도...꿈에 기대어 늘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그렇게 꿈꾸어야...살 수 있겠지요...^^
손님
뽁~(왜 난 이 이름이 더 좋지...) 오랫만이야...보고 싶네
작년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데...
생명을 지키고 함께 살아간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고 또 굉장한 마음의 힘이 필요한 일 같아...
어렸을 땐 늘 시골이었으니까 마당에 똥개가 있거나 거실에 어항이 있는게 당연했는데
도시의 삶은 그러기가 어렵지...
나는 개인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해 적극적인 편이 아니라 자신도 없고, 그래서 뭔가 확실히 말할 수 없지만...
이 노래를 불러주고 싶어.
"나는 너네 옆집에 살고 싶다"-글로 쓰니까 엄청 차갑게 느껴지네...
인터넷에 치면 노래가 나올 거야...노래를 들어줘...
-켄짱
늘 엘한테만 소식 듣구.. 어쩌다 낭만집에 와도 밥한끼도 같이 못먹었네T_T
나도 어렸을 때 키우던 개가 집나가서 밥도 안먹고 맨날 울었었는데...
좋은 소식 들려왔으면 좋겠다. 레미 보고싶어~~~!!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