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한다 , 정리한다/
회문 http://ko.wikipedia.org/wiki/%ED%9A%8C%EB%AC%B8
제 소개를 하고 싶지만, 사실 저도 절 잘 모르겟는걸요. 그래서 도무지 소개할수가 없어요.
추석이되서 무작정 버스를 탓습니다. 텅빈버스가 아늑하다고 생각되는것도
차창밖의 느리고 여유로운 모습도 지루하게 또는 현실과 다르게 느껴졌어요.
고향이라는곳에 문득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도무지 어디로 가야할지, 어떠곳에 있으면 비로소 마음이 온전히 평온해질수 있는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움직이는걸 따라 나도 어딘가로 가야겟다고만 막연히 생각했어요.
참 이상한 동네에 갔어요. 고향이 아주 먼 사람들이 아주 많은 동네였어요. 낮선 풍경과 낮선 얼굴들이 넘쳐나는 곳을 걷다보니 마치 내가 유령이나 이방인이 된 느낌에 사로잡혀서 묘하기도 했어요.
돌고 돌고 돌다가. 여기에 다다른건 새벽
기시감이 느껴졌다는건 거짓말이고. 분명한건 나도 예전에 이곳에서 밥을 먹고 똥을 싸고 가끔 울고 인상도 쓰고 했다는것.
여기에도 누군가가 살았었어요. 나도 살았고, 어쩌면 지워진 손금같은 기억, 아니면 오래된 운동화 밑창같은 기억이지만.
뜨문뜨문 옛날 기억들이 났어요. 새벽은 깊었고 해는 떠오르기 전. 여러 사람들을 아주 오래된 기억에서 한명씩 불러 생각하다. 아주 오랫동안 먹먹했어요. 주저앉아 담배를 꺼내서 입에 물었다가 빼보기도 하고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어요.
사실, 문득문득 가끔 여기 사는 사람들이 궁금하기도 했고, 충동적으로 돌아오고 싶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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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말고도 사실 여러곳을 갔습니다. 기억을 따라 걷다가 헤매기도 햇구요. 아직 남아있는 곳도 없어진곳도 몰라보게 변한곳도 있었어요.
생각해본다면, 내가 처음 이 언덕을 오를때도 나는 내가 누군지 몰랐어요. 그거 하나만은 지금도 다름없내요.
어쩐지 이곳에 오면 고향같은 느낌이 들것 같기도 했어요. 눈물이 난것도 아니고 담담하지도 않았어요.
반갑기도 햇고 뭔가 쓸쓸하기도 했어요. 글세요, 날씨 때문이었을거라고 믿고 싶어요. 그 당시의 마음을 딱 표현할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참 좋을텐데요.
이 지구에서 안전한건 두가지가 있지요. 일단 추억이 그렇습니다. 더구나, 미화되기 마련이고,다시 돌아올수 없다는 전제하에 아름답지요. (더불어 인류에게 안전함의 가장 효과적인 자세는 '무엇도 사랑하지 않음' 입니다. )
아주 오랫동안 이런 생각에 몰두했던적도 있었어요. 내가 공간을 선택하는게 아니라 공간이 나를 선택하는건 아닐까?
내가 빈집으로 돌아갈수밖에 없는 구조나 조건이라면, 선택이 아니잖아요.
내가 '빈집'에 살수 없다는 사실에 어떤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낀다면 건강한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했었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빈집이 아닌곳에서는 생존하지도 못할까봐 두려웠던것 같아요.
내가 갈수도 있고 가지 않을수도 있을때,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글세, 지금은. 무슨 생각이라도 하면 좋겟내요.
그 때 좋아했던 사람. 그때 미워하던 사람의 얼굴도 잘 기억이 안나는걸요.
그 때 좋아하던 음악, 생각, 신념, 사고., 취향,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목표. 삶의 태도. 약속들
두려움에 떨게하던 어떤 조건들. 좋아하던 풍경. 내가 저질렀던 악행이나 슬픔,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나
나를 들뜨게 하거나 희열에 차게했던 순간들. 어떤것들은 아득하고 희미해서 잘 떠오르지 않고
어떤것들은 그때와는 너무 달라져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요.
일기라도 써둘걸 그랬어요.
솔직히 이건 왜 찍었는지 모르겟어요. 문화적인걸 찍어보고 싶은 무의식이 작동한걸까요??
저 터널은 인상적이라 기록해 뒀어요. 빈집에 있을때는 저 터널밖으로 영영 나가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던것 같고, 지금은 이 터널 안으로 들어오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도 잠시 했었어요
언젠가 한번은 이런 기록을 남겨보고 싶었어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겟지만 . 이걸 구태 기록할 순간이 오지 않을수도 있다거나. 조만간 내게 큰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직감같은게 작동하기도 해서요.
굳이 인사는 하지 않겟습니다. 또 만나게되거나, 또 영영 만나지 못하게 된다해도 삶이라 생각하겟습니다.
혹시 글에 어떤 문제가 있을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쩔수 없어요. 이미 써버린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