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주말인줄도 모르고 하루가 다 갔네요.

문경에 있으면 주말도 공휴일도 없답니다. 대신 계절의 변화를 자연 속에서 실감할 수 있지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산인데도 아직 밤에도 그리 춥지는 않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문경에서 도반들 만나니 낯설기도 하고

몸도 마음도 적응하느라 난립니다.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사람들 생각도 나고

에코붓다에 두고 온 일처리들도 생각이 나더랬지요.

이틀정도는 '아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방바닥에 눌러붙고 싶다...'

아직은 행자로 입재를 안하고(만배를 해야 함. 21일부터?)

객의 처지라서 딱히 정해진 소임도 없어서(빨래와 도서정리등 천천히 부담없이 할 잡무만..)

낮잠도 자고 천천히 적응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은 족히 걸릴 것 같아요.

몸은 문경에 있지만 마음은 서울에 밖에 에코붓다에 빈집에 친구와 들깨와 있어서

아 이 마음을 빨리 정리해야 겠다... 하고 조급한 마음이 들었었는데

어제 상근자 수련에서 행자원 반장님이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고 정리가 됩니까. 그냥 지켜보세요.'하시길래

조금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려고 합니다.

 

백일출가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24시간 같은 사람들과 업무하고 생활하고 하는 게

눈치도 보이고 긴장도 되고 편안하진 않은 것 같아요.

그게 환경 때문에, 경계 때문이 아니라 내 업식과 마음씀이 그렇기 때문인데

어찌 보면 이렇게 사소한 것에도 긴장하고 짜증나고 하기 싫어하는 내 마음을

빵으로, 단 것으로, 대화로, 영화나 책으로, 외부 자극으로 풀 수 없기 때문에

공부가 되는 거겠지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내일은 통일축전체육대회라고 서울에 행자원 식구들이 다 올라갑니다.

새터민들과 함께하는 체육대회인데... 맛있는 거 먹을 생각에 들뜨네요 ㅎㅎㅎ

서울에 올라가도 빈집 식구들은 못 보지만..

아무튼 보고 싶답니다. ㅎㅎ


우마

2011.09.18 08:59:07

내려갈 때 인사도 못했네요.. 컴은 하실 수 있나봐요. ^^ 오늘 다른 친구를 통해 정토회 백일 출가 얘기 들었는데, 너무 재밌어요.

손님

2011.09.19 01:47:47

공부도 공부지만 자신이 너무 힘들게는 하지는 말아요 봉봉ㅎ 몸 건강히 잘 보내요~

 

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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