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했어요.
구름은 많지만 날이 푹푹 쪄서 제법 빨래가 잘 마를것 같아요
저 건너편에서는 사람들이 골프를 쳐요.
어떨때는 밤새도록 쳐요
나는 이따 빨래를 걷을거에요
그때도 골프를 칠거에요.
우리는 각자 공평한 정오를 보내는것 같아요
어쩐지 저들은 골프치는 벌을 받은것 같아요
예전에,
2010년 6월쯤에는 나는 좋은 차를 몰고, 날렵한 슈트와 부드럽지만 고급스러운 구두를 신고
어느 야외 테라스에서 밀크티를 마시며 독서를 할거라 생각했어요
94년쯤이었을거에요. 2010년은 너무 먼 미래 같았고 막연했지만, 오늘 나는 빨래를 걸어요
그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빨래를 다 걸었어요. 저 자동차는 어디로 가는걸까요?
글세요,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겠는걸요
이렇게 태평해도 좋을까?
나쁘지 않았어요. 불안하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괜찮을것만 같다는 마음이 자꾸 들었어요.
밥을 든든히 먹어둬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시 살이 찌면 어쩌지, 엄마는 늘 잔소리를 했죠.
지금은 내가 걱정이 더 많아요
그러거나 말거나 밥을 든든히 꼭꼭 씹어먹었어요
아래 보이는 약들은 비타민과, 아로나민골드, 우루사에요.
잘 알아요. 저런것들이 별 효과가 없다는것쯤은
밥을 다 먹고 약들도 잘 챙겨 먹었어요.
뭐랄까? 주문같은거죠.
2010년 7월1일, 12:56분@빈집/ 나의 알리바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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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시작됐고
레게밴드 킹스턴 루디스카의 새앨범이 드디어 나왔어요.
오후에 나는 킹스턴을 들으며 거리를 뛰어다닐거에요
2020년 쯤에는 자메이카의 킹스턴에 가있으면 좋겠다.
골프치는 벌... ㅋㅋㅋ 한여름에도 한겨울에도 쳐야되고, 아침 저녁으로 쳐주셔야되고... 주말 휴일 잔업도 해야 하고... 가끔 필드로 출장도 가야하고... 돈은 돈대로 쓰고 욕은 욕대로 먹고... 벌 맞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