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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싶지는 않았지만, 웃음이 났다.
마음도 몸도 날씨처럼 잔뜩 찌뿌려졌다. 이런 경우 화가 나야 마땅한데. 왠일인지
짜증이 났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포탈라, 더 정확히 말하면 명동 3지구를 찾아가는 중에 본 어느 간판,
멋진 말이었지만 슬픈 느낌이다.
명동 3지구 입구, 아직 영업중인 가게가 많다. 그렇지만 골목 반대쪽은 철거가 시작되 흉흉하다
황구복집, 자연산 토종개만 쓴단다. 황구복집 사장님은 안도할까? 불안할까?
성원과 감사 , 기회 와 모심, 항상, 좋은일. 주인의 예의바름? 오지랍?
부디 당신에게도. !!
건설업체 이름이 평화라니. 이런게 정말 코미디.
골목 반대쪽에 붙은 사진과 자보들, 전철연 자동차도 보였다.
. 너무 비장해서 나도 모르게 냉소가 나왔다.
투박하고 진부한 단어들이었지만, 어떤 애잔함같은게 마음으로 전해졌다.
제 3지구까지는 빈집 앞에서 143번을 타고 두정거장이었다.
같은 명동이지만 번화하고 복잡한, 수런거리는 중심에서 멀찍히 떨어져 있었다.
조용했고, 조용했고, 조용했다.
누군가가 목을 메거나 죽어나가도 모를 정도로, 몇몇 행인들이 지나가긴 했지만,
부러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조용해서 평화롭게 보이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