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밤에 집사회의를 제안했는데, 대부분 늦게 오시고 다른 여러가지 상황으로 회의라기보다는 간담회처럼 편하게 얘기했습니다. 


어떤 얘기를 했는지 확실히 정리할 수 있는 건, "새 집에 공부하는 집이 들어간다는 전제를 없앤다" 입니다. 

오해를 없애기 위해 어째서 이런 얘기가 나왔는지 까놓고 얘기하려 합니다. 


* 지난 달 마을잔치에서 "테마 빈집"을 만들기로 한 후, 공부하는 집이 가장 열심히 기획하고 논의해 왔습니다. 

그에 반해 다른 세 테마는 거의 얘기가 진행이 안되고 있죠. 이렇다 보니 여러 장투들이 4개의 테마를 각각 자유롭게 사고하고 논의하기 보다는 공부하는 집에 대한 관심이 조금 오바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말이죠


* 마을잔치 이후 어떤 공식적 논의 자리도 없었기에 "새집에 공부하는 집"이 들어간다는 결의를 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새 집을 빨리 알아보고 결의해야 하는 상황에서 몇 사람이 공부하는 집 기획을 주도하는 사람들에게 "새 집을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구해보는게 어떠냐" 이런 얘기가 오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생각보다 일찍 집을 구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죠. 


그런데 "공부하는 집이 새집에 들어간다"는 것이 마치 공식적인 결정처럼 인식되면서 그저 "지금의 집에서 옮기고" "새집에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 공부하는 집에 대한 다양한 고민보다는 "그저 조용한 집이겠지" 하는 사람들까지 생긴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원래의 취지대로 테마에 집중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공부집=새집 이라는 전제를 없애는 게 낫겠다는 의견이었어요. 


그래서 저런 제안을 했고 큰 반대가 없어서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약하면

* "공부집=새집"이라는 등식은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었다.

* 다른 세 테마의 논의와 추진이 좀 더 속도를 내서 공부집과 보조를 맞추자

* 새 집이라는 특성보다는 테마에 집중해서 다양한 가능성을 상상해보자 

입니다. 혹여나 공부집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입니다. 새 집이 꼭 절대적 "이익"인지도 모르겠구요. 



================


이번 아랫집 회의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계속 집사회의가 "상위기관처럼" 결정을 내린다. 대의제냐 이런 우려와 비판이 있었습니다. 


* "상위기관처럼" : 이것은 늘 주의해야할 부분일 것입니다. 지금 현재 그런 면이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각 집사님들이 평소에 여러 장투들과 충분한 논의를 해서 의견을 수렴해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그 집의 집사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지요.


* 집사회의는 본질적으로 "한 달에 한 번 하는 마을잔치"가 모든 것을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할 수 없기에

 - 좀 더 자주 모여 정보/상황을 공유하고

 - 여러 주제들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꾸준히 모아 

 - 많은 사람이 뭔가 논의할 때 한계가 있으니 조금 추려서 밀도 있는 논의를 해서 

 - 마을잔치에서 논의할 것들에 대한 사전 준비를 하자 : 사실 확인, 자료 준비 등

 이런 취지 입니다. 


처음엔 집사회의에서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고 논의만 하다가, 꼭 마을잔치에서 결정해야 할만한 중대한 일이 아니라면 집사회의에서 논의해서 결정도 볼 수 있는건 보는걸로 바뀌어갔습니다. 대신 그렇기 위해서는 집사회의가 충분히 "열려 있어야" 하겠죠. 모두가 계속 돌아가면서 집사를 맡고, 집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회의에 참여하는 방식, 그리고 어떤 방식이던간에 집사님들이 평소에 충분히 소통의 허브 역할을 한다면 우리끼리의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집사회의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필요할 경우 누구나 회의를 소집할 수 있게끔 (집사가 아니어도) 하는 등.. 


제가 생각하는 집사회의의 필요성은 이렇습니다. 

* 한 달에 한 번 하는 마을잔치에 너무나 많은 부담이 간다. 결국 논의도 못하고 몇 달을 끌게 되는 경우가 많다.

* 마을잔치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충분히 깊이 있게 논의하기 힘들고, 늘 얘기하는 사람만 얘기하는 상황이 자주 나온다

* 집이 많아지고 가게도 생기는 등 빈마을의 소통 양상이 복잡해졌다. 사람도 많아지고 계속 바뀐다. 서로의 생각을 좀 더 짧은 주기로 확인하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 

* 기타.. (말이 길어지고 있어서 이만 -_-)


집사회의에 분명히 근본적인 한계는 있겠고, 지금까지 잘 안된 부분도 분명 많지만

비판 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원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함께 모아지기를 바랍니다. 




손님

2011.05.12 08:07:15

오오오, 깔끔한 정리!!! 수고가 많아요. 그래서 요것은 응원의 댓글~ moya

지각생

2011.05.15 03:17:27

응원 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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