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읽던 책을 완독하긴 했어요. 근데, 정리가 잘 안되요. 뒷부분의 내용만 살짝 정리한건데, 삽질, 열정, 잉여.. 이 부분과 소통, 서로 간의 이해. 이 부분이에요. 살짝 발췌. 음. 근데 말하는데 정리가 잘 안되서 힘들었어요. 책은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사실 노동윤리가 아닌 소비미학을 중시하는 이들의 삶에서 원동력이 되는 것은 진정성이 아니라 재미이다. 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재미이다. 재미가 있어야 참여를 하고 재미가 있어야 동료로 맞이한다. 따라서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정치에 대한 참여도 시민으로서 하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로서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상은 이들이 재미만을 얄팍하게 추구하기 때문에 깊이와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이 재미에는 전혀 다른 윤리적 차원이 있다. (중략) 그것은 놀이를 노동처럼 하는것이 아니라 노동을 놀이처럼 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게임조차 정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조차 게임처럼 한다. 더구나 이 열정과 재미는 자기만족을 넘어선다. 해커들의 가장 큰 기쁨은 자기들이 남을 기쁘고 즐겁게 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재미는 남을 희생하는 재미가 아니라 남을 기쁘게 하는 재미이며, 그것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낀다.
나는 이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말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말을 하기 위해서는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말할 권리뿐 아니라 이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들릴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혼자서 아무도 없는 산에 올라가 소리소리 지르는 것을 권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권리가 권리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방이 필요하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때 비로소 나의 말할 권리는 완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권리는 말을 하는 나의 용기만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방의 '듣는 의무'를 요청한다. 이들의 모곳리가 충분히 들려야 한다는 것은 이들의 거칠고 정리되지 않고 울퉁불퉁한 목소리를 우리가 진지하고 꼼꼼하게 듣는 훈련이 되어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요청한다.
행복한 청소부-"지구를 청소하고 있다". 이런 의미화(진정성?)가 힘들어진 것은 분업, 전문화 때문이기도 한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