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솔이에요.
잊혀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써요.
처음에 빈집에 들어오고 싶어서 책임지지 못할 말들 게시판에 막 썼어요. 뭐, 요리를 잘 한다느니, 아침에 조깅을 좋아한다느니, 빈집에 서 많은 걸 배우고 싶다느니. 지금 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다 구라입니다. 아랫집에서 짧은 기간동안 살아보신 분들은 물론, 다 아시겠지만.
그런데, 그래도 빈집에 한달 좀 넘게 살았나? 하면서 생전 처음 부엌에도 들어가보고, 고구마를 찌는 것도 해보고, 방 청소도 아주 가끔씩 해보고, 더운 집에서 살아서 집이 좀 추웠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얼마나 사치스런 생각이었는지도 알게되고. 뜻하지 않게 공부가 되긴 했어요.
저는 말로만 일단 하겠다는 타입이고, 그 다음엔 종종 잊어버리곤 해요. 그래서 빈집에 있을 때 반찬도, 청소도 일단 한다고 하고 안했던게 생각나네요.
빈집에서 하는 활동들도 나름 열심히 모두 모두 참여하고 싶었지만 잘 안되었어요. 경제적인 이유를 떠나서 각기 다른 사람과 한 집을 쓰는 게 많많치 않은 일도 이제야 깨달았어요.
그치만, 방학이 끝나고, 아니 방학중에도 단투로 종종 들를 때, 또 개학하고 빈집에 장투를 하게 된다면 좀 다른 마인드를 갖고 살아보고 싶어요.
한달 좀 넘게, 비록 짧은 기간동안 살았었지만, 가끔씩 사람들이 어디사냐고 물으면 저도 모르게 해방촌에 산다고 대답하곤 해요. 빈집에 사는건 어렵고 힘들다, 힘들다 했지만 저도 모르게 그동안 빈집에 정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머리론 빈집에 정이 든 것 같았는데, 가슴은 아직 인 것 같아요.
내년? 빈집에 다시 장투를 하게 된다면 애정을 갖고 싹싹 닦아주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안 낸 십이월 분담금 삼만원 빨리 가서 낼께요. ~ (죄송합니다. ㅠ)
어쨌든 추운날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지났지만 메리크리스마스? ㅋ
이론.. 아랫집에서 안 살았더니 구라쟁이인줄 몰랐네잉 ㅋ 메리뉴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