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가게소식 커뮤너티형 책방, “홍대 옆 책방”
2010.09.19 16:09
홍대에는 별 게 다 있었군요.
다른 경로로 찾게 된 자료인데...
글쓴 사람이 어제 놀러왔던 분이네요. ㅎㅎ
지금은 문닫았고, 그 책들은 망원시장 프로젝트에서 북까페를 열면 그쪽으로 갈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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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 대체 무슨 책방이 생긴다구? - 커뮤너티형 책방, “홍대 옆 책방”
숲 2006.11.10
이사를 갈 때마다 이삿짐 아저씨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책이다. 가난한 살림에 매년 이사를 다녀야 하는 처지에서 책은 행복이 아니라 부담이 되어 갔다. 5년 전인가. 집을 작은 곳으로 옮기면서 뿔뿔이 책들이 흩어진 적이 있었다. 그 때, 성석제의 소설 우화가 생각이 나서 책에 대한 애착을 버리려 했지만, 그리 쉽지 않았다.
홍대 365번지 건너편 건물 358-65번지 3층, 홍대 앞에서 책방을 시작한 이유는 이론은 이론대로, 비평은 비평대로, 작업은 작업대로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미학, 예술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고고학, 심리학 미술사, 대중문화사, 문화연구, 디자인, 대중문화비평, 건축, 사진, 영화....등의 책을 통해서 새로운 문화적 교류, 창조적 과정이 일어날 꺼라 생각해서였다. 정교한 컬렉션을 가지고 쌓여있는 책방에서 공유의 문화와 함께 상호 교환 교육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예술과 인문학이 만나야 하는 필요성을 홍대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나 기획자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또는 많이 없어서였다.
물론 홍대에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음도 한 몫 한다. 좋은 시스템을 가진 공공 도서관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대학 도서관이 자신을 개방하지 않는 상태에서 많은 예술가와 많은 연구자들은 돈이 모이면 책을 사야하는 데 쉽지 않다. 홍익대학교 도서관에 일반 사람들이 접근하기는 어려고, 대학도서관은 어느 시인의 말대로 하늘이 되었다. 홍대 앞에는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동남문고 빼고는 서점이 없다. 예전에 있던 2~3개의 서점은 경영난으로 없어진지 오래다. 마포 도서관에는 인문학 책이 부족하다.
커뮤너티형 비영리 책방 “홍대옆 책방”은 12월 30일 정도로 열 예정이다. 4월부터 준비를 시작했지만, 디자인을 커뮤너티 디자인 개념으로 캔의 실내디자인, 노네임노샵 책장 및 책상 디자인, 베가스튜디오의 방석 디자인 등으로 조금씩 형성해가야 하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초기에는 단체 또는 개인으로 50명의 정회원을 구성할 계획이다. 50만원 정도 내면 정회원이 될 수 있고, 20명 정도 구성하려고 한다. 현재는 다섯 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일부 정회원은 홍대와 상관없는 직장인들로 구성할 생각이다. 다른 30명은 엄선된 책을 2박스 정도 기증하면 될 수 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의 마이리스트(mylist)를 생각하면 된다. 헌 책이 아니라 주제나 키워드에 따라서 엄선된 책을 기증해야 한다. 그 다음은 준회원으로 1년 회원으로 5만원으로 내면 가입할 수 있다. 또는 문화 통화를 내년부터 운영할 예정인데, 강의 제공하거나 워크숍 제공하면 가능하다.
책방이 열리면, 그곳에서 회원들 중심으로 집에서 가져온 과일과 책방에 있는 유기농 차로 몸을 비우고 차분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책 문화를 만들고, 예술과 인문학의 토론을 하는 공간을 만들어 보는 거다.(우리는 물질적으로 너무 비대해져가지만 정신적으로는 빈약해져가고 있다.) 어떤 이는 논문도 쓰고, 논문의 주제에 대해 뮤지션과 예술사 연구자와 토론을 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고구려의 문화사에 대해 홍대의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강의를 할 수도 있다. 어려울 건 없다. 그냥 대안을 쇼핑하듯 장식하고, 소비하듯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것은 많을 것이다. 캐나다 대학가 주변에서 대안 공간이 유지되는 이유는 작은 돈을 모아서 시작하는 대안에 대한 “의지”, 지금 여기에서 “실천”을 만드는 평범함이다. 책방은 실험이 아니라, 그냥 즐기고 놀고 연구하고 토론하는 작은 문화적 장소일 뿐이다.
*예술과 인문학 중심의 책이 쌓이는 “홍대 옆 책방”에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책을 기증하실 분은 supsaram@hanmail.net(숲사람)으로 메일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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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숲아저씨가 빈집에 왔었구나. 자기 서가를 공동서가로 열어놓는 개념이 참으로 마음에 찬동되던 그때가 생각나네요. 이제사 깊이 느끼는 거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혹은 나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공공재'가 된다는 것에 대한 합의는 어떤 계약과 수많은 조항들로 조율될 수 있는 건 당근 아니라는 거. 서로가 '공유'되는 지점이란 베르베르 소설 <<개미>>에서처럼 페로몬으로나 가능한 것은 아닐진데.....흠.. -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