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명 : 빈마을 정서적 폭력 및 스토킹 사건 결정사항에 대한 설명회 속기록


일시 : 2016.01.09. 14:00~18:00

장소 : 빈가게


참여자 : 광대, 나마, 엄지, 풀, 양군, 해씨, 마카롱, 정민, 글쎄, 우루, 오디, 수수, 드론, 웅기, 태양열, 화림, 좌인, 부깽, 파스, 빛나, 켄짱, 하영, 파이, 윤우, 서원

서기: 수수


(시작)

글쎄: 들리시나요? 그냥 목소리로 크게 해볼까요? 시간이 진짜 많이 흘렀는데요. 원래 2시에 시작하기로 했는데 지금 거의 3시가 되어 가고 있어서. 일단 자료는 다 빠짐없이 받으셨나요?

사람들: 네

글쎄: 다 받으신 걸로 알고. 일단 저는 글쎄구요, 오늘 행사는 다들 아시다시피 2014년 겨울 빈집에서 발생한 정서적 폭력 및 스토킹 사건을 다루기 위해 모인 자리에요. 저와 몇몇 친구들은 사건 해결을 위해 빈마을 대책위를 꾸렸구요, 같이 활동했습니다. 내용을 살짝 얘기해드리면, 대책위 구성원들이 작년 ...(대책위 구성과 그간 활동 소개와 행사 취지 및 한국성폭력상담소 소개) (빔프로젝터 준비로 기록 누락)... 상담팀에서 가지고 오신 자료가 있는데 빔으로 쏴서 같이 보려고 합니다.

상담팀 활동가 하루(이하 하루): 시작하기 전에 저희 소개를 간단히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팀 활동가로 있는 하루라고 합니다.

상담팀 활동가 차차(이하 차차): 저는 같이 활동하는 차차이구요. 하루 선생님께서 먼저 스토킹과 관련한 강연을 간단히   해주시고, 제가 공동체 내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워크숍을 간단히 준비했습니다. 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루: 제가 10-15분 정도, 스토킹이란 범죄를 성폭력의 피해자를 지원하기도 하고 공동체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드리려고 해요. 심각한 자리일 수 있잖아요.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이고, 즐겁고 유쾌한 자리는 아닐 수 있어요. 굉장히 중요한 자리이고, 여기 지금 모이신 것 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는 자리입니다. 그 이유는 모두 공동체 구성원이시고, 스스로 사건의 해결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 응원하는 마음에서 온 것이지, 공동체를 떠나서 폭력 사건에 대해 일방적으로 규정짓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닙니다. 빈집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공동체 안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스토킹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리려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역할은 어떻게 되어야 할 것인지에 더 초점을 만들려고 합니다.

하루 : 도표가 잘 안 보이는데. 이 도표는 피해와 가해가 어떤 관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느냐에 관한 건데요. 이것이 스토킹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무서운 점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집 밖에서 기다린다던가 연락을 하는 건 거의 없단 것이지요. 아는 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단호히 ‘너 이러면 안 된다’고 말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그렇게 말한다 하더라도 가해자 측에서 ‘이미 한 두 번 받아준 것 같은데-’ 란 생각 때문에 자기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개인적인 해결이 힘듭니다. 아는 사람이다 보니 개인에게 맡기기 어려운 게 많아요. 아는 사람이다 보니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구요. 지금 다루는 마을 안에서의 이 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도 1년 전이지만, 지금까지 해결 과정에 있는 이유가, 스토킹이 공동체 내의 친구, 가족 관계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하루 : 스토킹이 ‘오늘’ 일어났다고 하면 ‘내일’ 바로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 옆 도표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최소 1개월 정도 지나 비로소 피해자는 뭔가에 문제제기를 하기 시작해요. ‘이건 아닌 것 같다,’ ‘연락하지 말라’, 혹은 주위에 말하기 시작해요. 1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만 ‘뭔가 폭력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 ‘내가 굉장히 불편하다’, 라는 걸 인지하게 되어요. 스토킹이라는 걸 바로 인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해결과정도 이미 몇 개월정도나 지난 시점부터 해결이 되는, 그래서 이미 일어난 일이 상당히 많이 왜곡이 되어 있을 수 있어요. 가해자도 기억하고 싶은 걸 기억하고 피해자도 기억하고 싶은 걸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해자 관점에서 듣는다는 것도, ‘피해자 말이 100% 진실이다’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피해자는 무엇이 불편했지?’를 들어주는 거죠. 그 모든 관점에 대한 정리가 되고, 그래서 피해자의 관점에 따라 이 행위가 폭력 행위라는 규정이 되는 시점은, 저희가 상담을 해보면, 사건에서 1년 정도 지나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도 보편적인 경우입니다. 그러나 빈집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구성원 간에 일어나는 일은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힘들어요. 그리고 가해자 그리고 피해자, 측근들도 모두 힘들어집니다.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해요. 그래서 이것(피해규명과 해결마련)을 꼭 시작을 해야하느냐, 는 질문으로 시작하기도 하죠. 그러나 누구에게 굉장히 힘든 일이 있었을 때 공동체가 어떻게 안고, 끌고 갈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오늘 자리는 대책위 활동의 연장에 있는 것입니다.

하루 : 스토킹이 굉장히 추상적이에요. 부르기는 쉽습니다. 저거 폭력이야. 실제로 개인이 느끼기엔 폭력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결국 경험해본 사람만이 안다는 것이죠. 실제 당사자는 보통 폭력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를 하세요. 피해 방법에서 가장 많은 것들. 전화를 계속 한다, 다른 방식으로 접촉을 한다던가, 집 밖에서 기다리는 행위, 자신을 만나지 않으면 해악을 끼치겠다, 소문을 만들어 퍼뜨리기도 합니다. 가해자 스스로 자신의 몸을 해치는 방식으로 협박을 하기도 하죠. 자신에게 위해를 끼치는 것도 보는 사람에겐 굉장히 상처에요. 그렇기 때문에 스토킹 피해의 실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건 피해당사자들은 이렇게 느끼고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이고, 또 양상이 이런 식으로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행위가 목격이 된다던가, 이런 불편함이 호소된다면 내가 얼마만큼 누구의 관점에서 그런 행위를 볼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 : 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 역시 관심있는 사람이 생기면 굉장히 연락을 시도하죠. 같이 저녁을 먹자고 시도하거나, 그런데 상대방은 제가 싫은거죠. 그럴 때 거절에 대한 공포를 다들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제가 잘 몰랐기에 그게 왜 상대방에게 불편한 상황인지 이해를 잘 못했던 것 같아요. 내가 원하는 것들을 상대방에게 요구했을 때 거절의 감정이 두렵고. 개인의 성향일 수도 있구요, 조건과 상황이 갖춰졌을 때 자해행위로 양상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실제로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는 경우가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해자들이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로라도 남고 싶은데 연락을 받지 않아서 답답하다.’ ‘좋아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이 살인으로 치닫기도 합니다. 


하루 :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스토킹에는 실제적..개별 행위들이 있죠. 언어적으로 협박을 한다던지. 특정한 문자를 수십번 수백번 보내는 것도 성(性)으로 묶지 않더라도 폭력 행위로 들어가 우리 나라에서는 처벌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폭력으로 구성되는 경우는, 흔히 말하는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구애행위가 들어갔을 때입니다. ‘한 번만 만났으면’, ‘사귀었으면’, ‘친구로라도 남았으면’. 하는 구애행위가 버무려져서 스토킹이 되는 건데요. 형법적으로 보면 스토킹이 처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법망을 피해가는 가해자들도 굉장히 많은 현실이죠. 그러나 한 사람의 삶을 전과자로 만들어야 해결되느냐? 아닙니다. 그렇기에 여기 계신 분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측근도 중요한 역할. 공동체 역할 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양상으로 일어나더라도 주변인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아는 사람 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스토킹은 이게 왜 폭력일까 라는 의문점을 남길 수 있지만, 실제로 위해까지 갈 수 있고 한 사람의 일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 스토킹이 일어날 경우 피해자는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 밖에 나가기 어렵다거나, 가해자와 그의 측근들이 근처에 살고 있기 때문에 어딘가에 거주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게 된다던가. 그런 것들 때문에 공동체 안에서 잘 풀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루 : 스토킹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설명을 드렸는데, 스토킹에 대한 질문과 함께 진행되는 게 더 효율적일 것 같아 바로 워크샵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지 나눠줌)

차차: 빈집이란 공간이 드나듦이 많은 공간으로 알려져 있기에. 사건에 대해서 온도차가 있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들 어떻게 이 공간을 생각하고 있는지. 이와 비슷한 문제들이 이전에 있었다면 이 공간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계신지 알고 싶어서 이 문서를 나눠드렸구요. 그 후에는 대책위에서 나눠드렸던 피해당사자의 피해서술을 읽으면서 저와 함께 얘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차차 : 질문지 2번까지 작성을 해주시고, 자료들은 여기서 다 읽을 수도 있긴 한데, 먼저 자기소개를 하고 2번까지 썼던 내용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려고 하거든요. 3-4분 더 있다가 얘기를 나누겠습니다.

(속개)


차차 : 듣고 싶은게 있고 참여하고 이야기하게 된 게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돌아가면서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루: 안녕하세요. 저는 우루라고 하고, 빈집에는 1년 6개월 정도 살았습니다. 참여하게 된 이유는 한 가지인데 이런 사건들을 해결해나갈 때 방법을 아직 잘 모르겠어가지고 알고 싶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엄지: 저는 구름집에서 한 6개월 정도 살고 있는 엄지라고 하구요. 오게 된 이유는, 제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서 폭력 사건이 있다 그래서 (안 들림) 되었기에 찾아왔습니다.

풀: 풀이라고 하구요. 약 2년 정도 살았고, 오게 된 이유는 음, 제가 2차가해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찾지를. 저 스스로도 판단을 못하겠어서 혹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자세히 알고 싶어 왔습니다.


나마: 저는 나마쓰떼란 이름을 쓰고 있고, 빈집에 산지는 햇수로 꽤 되었네요. 수년이 되었어요. 이런 문제에 닥쳤을 때 당사자뿐만이 아니라 주변에서도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고 이러기 때문에 이런 일이 미연에 가급적 발생하지 않게 예방책이나 일어났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 머리로 알고, 익혀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서 왔습니다.

웅기: 저는 웅기라고 하구요. 살림집에 살고 있고 2개월 되었습니다. 오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대화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그것들이 궁금하고 어떻게 대화가 마무리 될지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부깽: 안녕하세요. 부깽입니다. 빈마을에 기웃거리고 있구요. 대책위가 정리한 자리, 피해자와 대책위 활동을 지지하는 의미에서 와 있습니다.

오디: 오디라고 합니다. 대책위로 활동하다가 오게 되었습니다.

좌인: 좌인이라고 하구요, 산 지는 4년 정도 되었고, 내용에 표시된 마을에서의 가해자 중의 한 명으로 이 자리에 와 있게 되었습니다. 마을의 가해자의 예시로 들어가 있습니다.

양군: 양군입니다. 빈집에 오래 살았습니다. 의무감과 궁금함 때문에 왔습니다.

광대: 광대라고 합니다 저는. 빈집은 아니고 빈마을엔 3년 정도 살았고, 회의체와 대책위 둘 다 당사자여서 내용을 좀 설명회에 참여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태양열: 빈집에 사는 태양열이구요, 25개월 정도 살았구요. 처음 참여하게 된 이유는 어... 좀 궁금한 것도 많고 또 스토킹에 대해서 좀 모르는 점이 많기에 많이 듣고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해서도 뭔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왔습니다.

수수: 저는 수수구요, 빈집에는 1년 정도 살았고. 대책위를 하고 있기도 하고, 마을에서 같이 살려면 폭력에 대한 합의점을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글쎄: 글쎄구요, 마을에 산지 2년 되었구요, 대책위 입장에서 함께 공유하고 나눌 얘기가 많아서 오게 되었어요.

파스: 파스라고 합니다. 여기 한 3년 정도 살았습니다. 오라고 해서 왔어요.

드론: 빈마을 한 2년 살았구요, 대책위 이야기 들으면서 보니까 제가 가해를 해본 적이 있는 것 같아서, 그래서 반성도 할 겸 얘기도 좀 들어볼 겸 하고 왔습니다.

정민: 정민이라고 하고, 지금 빈집 안 사는데 동네에서 2년 반 정도 살았구요. 회의체라고 하는 것의 당사자이기도 하고 풀어나가는 과정에 열심히 참여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서원: 서원이라고 하고 대책위이고, 네 빈마을에 3년 정도 살았구요. 이 일을 제대로 공동체 내에서 해결하고 지침으로 삼는 게 최소한이라고 생각해서 왔습니다.

윤우: 안녕하세요 저는 윤우구요. 저는 구름집에서 한 달 살긴 했지만 빈마을 친구로 2년째 살고 있구요. 제가 여기 오게 된 이유는 대책위이기도 하지만 마을 친구들이랑 다 같이 해결을 도모해보고 얘기도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서 왔습니다.

해씨: 저는 빈마을에 산 지 5년째가 되는 해씨라고 합니다. 제가 여기 오게 된 것은 얼마 전에도 몇 년 전에도 데이트 폭력에 대해 마을에서 들은 바가 있고, 해당되는 여성이 마을을 떠나면서 상대방은 마을에 남아있고 마을에 남아있는 상황에 분노하는 모습을 보았고, 내가 마을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해서 무척 곤혹스러웠던 경험을 가진. 그 때도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한 책임감.. 구성원으로서 그 친구에게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한 책임감이 아직 많이 남아있고, 대책위가 요즘 하는 활동들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친구들이 자기들의 개인적인 열정을 불사르고 그런 모습이 고마웠고 그래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마카롱: 저는 빈마을에서 1달 반정도 산 마카롱이구요, 저는 일단은 여기서 산지가 얼마 안 되었기에 이 빈마을이라는 공동체가 이러한 사건이 있었을 때 어떻게 공동체 문제로 가져갈 수 있을지 모색하기 위해 궁금증 반이고.. 또 그 속에서 저는 뭘 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 반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차차: 네 되게 뭔가 저도 궁금한 점들이 생기기도 하고, 그동안의 살았던 기간이라던지 그런게 되게 다르기에 이걸 어느 수준으로 얘기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었구요. 다음으로 바로 넘어가서 얘기를 나누고 싶은게. 소위 공동체라고 말씀해주시긴 했는데 공동체라고 해도 공동체만의 특성이 항상 있잖아요. 학교, ngo, 마을공동체라고 했을 때. 각각의 특성이 있는데. 빈집에 거주하는 분도 계시고, 마을이라는 바운더리도 있고, 다양한 구성원들이 같이 있는 것 같거든요. 환대의 공간으로서 누구나 오갈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이 사건은 빈집 내에서 있었던 공간이기도 하구요. 구성원들이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감없이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저쪽에 계시는 선생님도 자기소개를..?

화림: 저는 여기 있는 친구들 다 알고 그래서 소개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서.

차차: 아 네. 마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어서. 돌아가면서 한 번 더 얘기를 해볼까요? 어떤 공간인가요? 이번에는 반대로 돌아갈게요.

마카롱: 어 제가 생각하는 빈집은 다양한 정체성과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해씨: 저희 마을은 빈집을 포함해서 구성원들의 존엄이 잘 존중되는, 그러려고 노력하는 그런 마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사실은 이런 복잡한 문제에 같이 참여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그 사람을 가해자로 부르든 친구로 부르든 그 사람의 존엄이 잘 존중되면서 이 어려움을 같이 해결하고 싶어서 온 것이기도 하구요. 마을의 중요한 특징을 저는 그것이라고 생각해요.

윤우: 제가 생각하는 빈집, 마을의 특징은 누구나 들어와서 지낼 수 있다는 게 기본적인 건데. 그걸 환대라고 부르잖아요. 이게 마을의 큰 장점이자 때로는 위험요소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장점은 타인으로부터 무조건적인 환대를 받고 식구로 받아들여지거나 친구가 되기에 장점이자 따듯한 지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사람이 일방적인 폭력을 행하거나 갈등관계를 만들었을 때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점, 그것이 여성이나 소수자들에게 위험요소로 드러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누구나 들어와서 지낼 수 있다는 특징이 그런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정민: 공동체. 어떤 친구들은 공동체라고 부르지 않기도 하던데, 어떤 친구들은 빌 공에 움직일 동으로 바꿔서 부르기도 하더라구요. 그런 막연한 지향같은 건 있는데, 분명한 원칙은 없다는 게 큰 특징인 것 같고, 어떤 일이 있을 때 기준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고 많은 경우 개인의 가치판단으로 결정이 이뤄지는 것 같고, 그래서 이러한 자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모두가 드나들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마음의 장벽같은 게 각자 있어서 각자 다르고 뚜렷이 말할 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 양면성이 많은 공간이라 쉽게 얘기하기 힘든 것 같구요.

드론: 저는 예시라고 써둔 게 이미 설명이 되어 있는 것 같아서, 그 외에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가치관을 존중받는 그런 정도의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파스: 전 넘길게요.

태양열: 다들 학식이 높으신 분들이라 말주변이 많고 화려하네요. 모르는 사람의 공동체 생활이구요, 남을 배려하며 사는 공간이라고 저는 적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과 첫 대면이 상당히 중요하고, 또 그런 분들과의 대화를 하다보면은 친구도 사귈 수 있고 또 동료로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곳이구요, 남을 배려하며 사는 공간이 좋은 것이 뭐냐 하면은 내가 실수하지 않고 남에게 실수하지 않으면 이 자리는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는 공간이기에 남을 배려하는 공간이라고 적었어요. 빌 공 자에 움직일 동은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 남을 배려하는 공간이 제일 좋은 것 같네요.

광대: 저는 일을 벌리는 사람이 일을 만들고 꾸려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좋구요. 집단의 문제를 회의나 모임을 통해서 정하는 게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해진 원칙이 딱히 없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집단이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있다 보니 어쨌든 조금이라도 즐겁게 살아보기 위해 내가 오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군: 셰어하우스가 요즘 많은데, 셰어하우스화도 많이 된 것 같긴 해요. 예전 빈집 같은 경우에는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생각들? 실천들이 좀 많이 있어왔고 지금도 계속 같이 할 수 있는 뭔가들을 생산해내는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 하는데. 앞으론 또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네요. 내가 바라는 것들은 좀 있는데, 어떤 강제성이나 뭐 의무같은 것이 딱히 없기 때문에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그런 것들을 서로 서로 잘 보듬어주지 않으면 마을이 잘 굴러가지 않을 거라는 지점들에 있어서 생각들이 많이 드네요.

오디: 저는 방금 셰어하우스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변한 부분이 없잖아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어쨌든 다양한 사람이 모여있고 할 수 있는... 정리가 잘 안 되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생각을 공유하며 살 수 있는, 뭔가 할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해요.

웅기: 다른 곳과 비교해 차이를 하나만 얘기하면, 낯선 사람, 익명과 같은 사람과 생활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풀: 저는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굉장히 사적인 공간까지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상호작용이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일어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엄지: 저도 숙식 같은 생활을 공유하는 집단이니까 깊고 약간 관계가 맺어지기 좋다는 생각을 했구요. 나가고 들어오는 구성원 이 활발해서 익숙하기도 익숙하지 않기도 한 것 같습니다.

우루: 빈집이 아무래도 공동체이고 환대 같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 공동체 구성원들이 되게 다양하게 들어오고 사람 간의 관계가 밀접하고 복잡하단 생각이 들어요. 현상을 놓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해관계들이 다양해서, 한 가지를 보고도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는 복잡성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차차: 늦게 오신 분들도 지금 어떤 걸 하고 있었냐면...(설명)...

켄짱: 저는 거주한 기간을 짧구요, 6개월 정도 되고, 지금은 거주하지 않고 근처에 살고 있고. 켄짱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관계를 맺은 건 좀 오래 되어서 여러 일들을 겪었었는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거주하는 구성원들이 어떠냐에 따라서 굉장히 많은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고 다른 방향으로 가는 가능성이 무궁하게 가진 열린 공간이라는 생각을 들었어요. 항상 마음같이 잘 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환대와... 폭력에 대한 일이긴 한데. 환대와 폭력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그 긴장? 관계가, 굉장히 탄력적이고 이게 많은 혼란을 주는 것 같은 공간이라는 생각이라는 걸 많이 했어요. 주거공간으로서.

하영: 저는 거주하진 않고, 켄짱이랑 같이 사는 사람이고. 저는 어떤 공동체에 성적인 문제가 생기면 항상 그 공동체가 깨지면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고요 잘 해결되면 좋겠습니다.

차차: 한꺼번에 이런 이야기를 나눈 건 낯설거고 제가 외부에서 왔기에 가능한 것 같애요. 이런 특성을 얘기했을 때 이 사건이 한 번, 특수해서 생겨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성별이라던지 정체성이라던지 암묵적으로 서로 나누거나 해야겠다는 생각들이 있을거란 생각이 들구요. 그러면 사실 대책위에서 나눠드린 설명서를 받아보셨나요? 갖고 계시죠. 이 중에서, 이것도 지극히 일부의 사례일 수 있고,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특히 처음 설명 자료의 B의 피해사실 서술서 이 부분을 같이 먼저 읽어보고, 이걸 보는 것도 거의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고개 끄덕끄덕) 회의 때 항상 참여해야 하는게 아니라 그때그때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고 그래서 같이 이 얘기를 들어보는 자리이기도 하거든요. 대책위에서 발제를 하시긴 하겠지만 그냥 한 번 주욱 읽어보는 자리를 가지고 조별로 얘기를 해볼게요.

차차 : 이 상황이 맞다 아니다 틀리다는 것보단 이 상황은 어땠을까? 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읽으셨으면 합니다. ‘빈집에서 만약에 내가 살고 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나는 어떻게 느낄까,’ 이런 걸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어려운 이야기들을 이 공간에서 하기가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거든요. 그것이 나한테 어떤 도움을 줄지 불안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이런 일이 터졌을 때 내가 안전하게 도움을 청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문제가 벌어지면 어떻게 느꼈을지, 어떤 어려움을 겪었을지 그런 것을 주되게 하여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차차 : 1번, 2번 얘기하다 보니까 환대라는 지향점이 있지만 배려라던가 침해하지 않는 존중 이런 것들이 중요해지고. 생활공동체라는 성격이 크잖아요. 그렇다면 선을 넘지 말아야 하는 것이 크고, 자율성도 필요하고. 어떤 문제가 터졌을 때 원칙에 따르기보단 유연하게 간다는 생각도 좀 들었구요. 그래서 사실 문제는 그거 같아요. 환대라는 특징이 누구나 올 수 있다고 했을 때 그 누군가가 누구인가, 그 사람이 폭력적인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논의가 반복되었을 것 같거든요. 존중과 배려가 중요한데 그것이 침해되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게 아무리 1대1의 관계라 할지라도 관계에 얽힌 복잡함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 가능성이 큰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연 이 문제는 어떻게 볼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이전에 비슷한 문제가 있엇단 얘기도 해주셨고, 어떻게가 최선인가, 이 글을 읽었을 때 나는 어땠는지.. 한 명씩 얘기하는 건 시간상 어렵더라도 주변에 앉아있는 분들과 얘기를 나누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눠야 할 것이 있고, 사건이 터졌을 때 시급하게 다루어졌지만 바로 해결되지 않은 일이 있기도 했고, 여러분이 이 글을 읽었을 때 어땠는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간단하게 얘기를 나눠볼까 하거든요. 앉아계신 분들끼리라도?

윤우: 그렇게 얘기해도 좋겠지만 다 같이 나누는 방식이 좋을 것 같아서. 행사가 끝나고 얘기를 하더라도, 지금은 말하고 싶은 친구가 다 같이 들었으면 하는.

차차: 네 좋습니다. 2번 3번 같이 얘기해볼까요. 이런 자리가 없었기에 같이 얘기를 하면 좋겠습니다.

하영: 외부인으로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여기까지 오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고, 준비하신 문건을 봐도 고생을 굉장히 많이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기 있는 서술서랑 설명서만 보면 명확한 사건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뭐가 어려운 점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단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사건을 해결하는데 이견이 있다면 어떤 부분에서 이견이 있는지 솔직하게 말씀해주시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켄짱: 저는 2번 3번 얘기하는 거죠. 사실 저 같은 경우는 빈집에서 생활할 때나 관계 맺은지가 햇수로는 4-5년이고 여러 가지 사건 해결 과정에 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데. 2번에서 열린 구조라고 해야 되나요? 좋게 말하면 열린 구조로 해결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폭력의 문제에 는 대응체가 꾸려졌지만 애매한 경우에는 집회의에서 이야기를 한다던가 조율자 역할인 친구들이 따로 이야기를 꾸려왔단 생각이 들구요. 저희가 주거 공간이다보니 굉장히 애매한거에요. 개인 간의 연애 과정에서의 일인가, 그런 프라이버시가 지켜지기 굉장히 어렵단 생각이 들어서. 그게 발생했을 때 이걸 폭력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없는가 는 생각이.. 저도 이 과정에서 최대한 개인의 권리와 자율성에 열려있는 공간이어야 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거든요. 이렇게 열려있는 게 우리의 안전에 위협을 주기 때문에 내쫓을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고 했을 때 가장 심하게 반발했던 사람이기도 하고 제가. 공식적으로 나갈 것을 요청한다기보단 살고 잇는 개개인 간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쪽이었는데, 그런데 직접적으로 해결 과정에 참여했던 성추행 문제가 두 번이 있었는데. 성추행과 폭력에선 언제나 명확하고 결연하게 여성주의 관점에서 해결했던 기억이 있어요. 물론 개개인의 문제로 해결 하고 넘어가야 하고 가해자 역시 우리의 친구라는 얘기가 없었던 게 아니고, 그 이전에 겪었던 사건에는 가해자의 행동을 옹호하는 친구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피해자중심적으로 해결했던 것 같아요. 그렇기에 이 사건이 만 2년이나 끌고 가지는 상황이 납득이 잘 안 가기도 하고. 피해사실 서술이 2년동안 잘 되지 않았기에 시간이 걸렸던 것 같은데, 피해사실 서술이 명확해지고 난 다음에도 해결이 잘 안 되는 건 저희의 감수성 문제인 것 같아요.

켄짱 : 최근 사건은 ㄱ이라는 남자가 ㄴ이라는 장투객 여성에게 ‘본인의 애인과 헤어지고 너와 연애하고 싶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면서 성적인 접촉을 시도한다거나, 거기에 있어서 혼란을 느꼈던 ㄴ이라는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나서 문제가 정리된 케이스가 기억나네요. 그 상황은 도움을 요청받은 친구들을 중심으로 피해자 지지모임이 생겼고, 가해자 남성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하고 가해자를 분리시키는 과정이 있었거든요. 그 과정에서 여성주의적 감수성이 떨어지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런 경우에는 철저한 응징? 이 있었거든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빨리 상황을 수습하는... 그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차차: 예전의 어떤 이와 비슷한 문제를 해결했던 경험을 위주로 지금은 왜 이럴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주신 것 같네요.

우루: 2번에 대해서 말해야 하나요 3번에 대해서? 저는 이 글도 읽고 과거의 게시판에 달렸던 글들을 좀 읽어보며 느끼는 점이. 최근의 어떤 분이 스토킹 해결 방법에 대한 댓글을 달았는데, 처음 시작은 자신이 가해자임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는 댓글을 남겨주셨거든요. 그런 맥락과 사건진술서를 읽어보니, 가해자가 자신의 가해를 인정하지 않는 데서 2차피해를 양산하고 있단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을 어떻게 원활히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풀: 저는 이때까지 빈마을에 살면서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방식은 켄짱이랑 비슷하게 집회의라는 개인과 개인의 문제... 개인으로서 해결이 되는 문제는 개인끼리 해결했던 것 같고, 더 크면 집회의, 더 크면 마을회의에서 했던 것 같고. 3번 같은 경우는, 저는 이때까지 빈마을이 해왔던 방식이 빈마을의 개성을 침해하지 않으며 가장 좋았던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이번 대책위가 해온 방식은 굉장히 잘한 활동 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웅기: 대책위 활동하신 분들이 최선의 선택을 했고, 적절한 태도를 취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일 것은 없습니다.

부깽: 아까(하영님이) 질문하셨을 때 타임라인 보면 되게 명확한 스토킹인데 왜 우왕좌왕 했냐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초반에 회의체에 참여했습니다. 회의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12월8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전의 내용은 피해자에게 들으려고 자리를 만들려 했는데 자리가 안 만들어졌고, 오늘 내용 중 처음 듣는 부분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요청 등은 피해자 대리인을 통해서 듣고 있었고, 피해자 대리인이 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알길이 없었습니다. 여하튼 이것들이 폭력이라는 건 감지했고, 그 상태에서 분리하는 것들. 그 분리에 대해서 회의체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 가해자-피해자라고 용어를 쓰는 것들은 사람들이 주저하는 것이 있었지만 확실히 분리해야 한다는 건 인지했습니다. 피해자의 피해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회의체에 있진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좀 지지부진하게 오래 오게 된 것들이 있었는데 타임라인으로 보면 명확하지만 타임라인은 이후에 기록된 것들이고 당시에 회의체가 가지고 있던 정보로는 분리외의 판단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건의 진행은 회의체의 각자 개인에게도 그렇고 회의체 내에서도 이런 일목요연하게 사건이 발생했던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보면 당시의 상황 판단이 더 미숙해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오디: 저는 어쨌든 꽤 빈집에 오래 살긴 했는데요, 직접적으로 폭력사건을 대면한 적은 없었고, 파편적으로 추후에 들어서, 어떤 결론이 났다는 것만 전해 들었어서. 이 건도 많이 노력해서 디테일을 듣게 된 거고. 사건이 일어났을 때 주변의 사람들에게는 깊게 공유가 되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겐 파편적으로만 알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상황도 회의체도 다양한 입장에서 사건을 봤었겠죠. 그 건을 접했을 때, 사람들이 반응하면 그걸 공개적으론 못하더라도 깊게 (안 들림) 하면 좋았을까 란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 건을 회의체가 모였을 때 모임이 있었다는 것만 듣고 사건이 있었다는 걸 들었지 아무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물어보면 흐지부지 하다는 인상만 받았어요. 근데 A가 게시글을 올리고... 외부에서 회의체가 진행이 안 되는 게 보이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런데 이 사건이 있었을 때 마을의 사건이니만큼 집에서 얘기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고, 당시 집 사람들의 반응도 ‘우리가 해야한다’는 반응을 받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B한테 연락을 하게 되었고, 전해 듣던 거랑은 다르게 되게 흔쾌히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는데. 그런 상황 때문에 사건을 다 듣고 나면 명백하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파편적으로 정보를 알게 되어서 일이 지지부진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가해자를 가해자로 부르는 것에 대한 거부감들이…(안들림) A한테 너무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면 (기록 누락)

양군: 이 정도로 공식적으로 대책위 활동 하는 건 빈마을에 제가 살고 나서 처음인 것 같은데요. 대책위가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단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이후 논의 잘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광대: 2번에는 논의과정은 집회의 회의하고 불가능하면 마을회의에 넘긴다는 게 기존의 방식이었던 것 같구요. 3번에 나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는 고민해봤는데. 해결에 대한 매뉴얼을 찾아보고 따져봐서 진행한다, 라고 적었습니다.

윤우: 2번에 대해 많이 말해준 것 같아서 저는 3번 위주로. 그리고 그 피해자 진술서를 보고 느꼈을 때 감정 위주로 얘기를 해보자면, 그... 빈집 안에서 이런 일이 있었을 때, 불편한 일이 생겼을 때 당사자가 어찌 느낄지 얘기를 해보자면 저는 빈마을에서 관계를 맺을 때는 좀 공식적으로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왔기에 남자친구 뒤에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관계 맺어서 좀 안전하고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회에서 일반 친구들과 관계를 맺을 때는 안전하지 못하단 생각을 받을 때가 있었구요. 만약 제가 솔로인 상태에서 빈집 친구들과 관계를 맺었다면 저도 B와 유사한 사건을 겪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남자친구라는 안전망이 있었음에도 빈집에서 불편한 일이 있은 적도 있었습니다. 자기가 어떤 사람에게 불편한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친구가 그 행동을 계속 할 때 불편한 것이 있었습니다. 밖에선 외려 더 세게 공권력을 사용해서 일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잘은 모르지만 좋아하고 반가워하던 친구가 나에게 그랬을 때는 굉장히 당황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그런 불편한 일이 있었던 날, 바로 사과를 받았지만. 그 불편한 일을 느끼고 표현하고 사과 받기까지의 과정이 거의 정신이 나갈 정도의 카오스 상태였었다는거. 그거는 내가 빈집 안에 있는 친구들은 모종의 인권감수성이 일반 사회보다는 한층 걸러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제가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그런 친구들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고 불편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저 조차도 스스로의 사건을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B같은 경우 A와 식구이면서 친구였기에 저보다 더 오랜 기간 힘들었고 제가 하루 만에 느낀 그 당황스러움을 계속 안았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그게 피해사실 서술서 읽으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생각이었습니다.

태양열: 저는, 2번과 3번 그리고 나눠주신 자료집인데요. 2번같은 경우는 저도 빈집의 식구고, 서로 의견이 있으면 대화로 나누구요 대화로 해서 안 되면 인터넷 네트워크로 한 것으로 알고 있구요. 3번은 좀 난해한 것 같아요. 현 정권에서 많이 사용하는 골든타임, 이걸 놓친 게 많이 아쉬워요. 애초부터 처음부터 이걸 빈집 식구들에게 빵 터뜨려서 애초에 이걸 잡았으면 이렇게까진 오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해결을 잘 했으면 이렇게까진 안 왔을 것 같고, 아쉬움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또, 제가 체크를 너무 많이 해서... A와 B에 대한 사건을 구름집에 가서 한 번 듣고, 얘기 한 것은 없고 듣기만 했어요. 글쎄요 제가 남성 입장이다보니 남성의 편을 들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구요, 제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해봤어요. B는 여성적이고 A는 남성적인데. 여성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답답하고 화가 나고, 사람을 싫어할 정도까지 간 것 같아요. A에 대한 제 감정을 표현하자면 배신감, 화가 나구요. 물론 본인 개인들간의 좋은 감정은 있겠죠. 그러나 상대가 싫다고 하면 뒤돌아설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게 맞는거고. 애초부터 이 사건을 잘 해결했다면 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 긴 시간 정말 서류를 읽는 것도 고된데, 진심을 담아서 지금까지의 과정을 얘기하는 건 좀 지치시죠?  원래 이렇습니다. 주변인들도 굉장히 지치는 일이에요. 제가 아까 당부 말씀처럼 드렸던 것은 이 자리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기 위한 자리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도 스토킹에 대해서 규정하기보다도 여러분의 이 자리를 지지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루 : 사건 해결이 쉽게 되면 좋죠. 어제 있었으면 오늘 신고를 하고, 오늘 신고를 했으면 내일 결단이 나고. 그게 과연 올바른 과정일까? 그런 고민이 많기에 빠른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죠. 처음엔 피해자분도 이게 폭력인가? 불편한데 어떡해야 하지? 불편함을 넘어서 알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걸 느끼기 까지 1개월, 6개월, 때로는 10년이 넘게 걸리기도 합니다. 어떤 종류의 폭력 행위는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에서는 항상 발생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가장 많이 말씀해주신 게 공동체 구성원 서로서로 간의 배려다. 다양한 것들인데 여기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이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피해자가 원하는 것을 받아들여서, 공동체 전체의 과정으로 가져가는 게 필요하다는 것도. 다양하기도 하지만 누구를 배려할 것인가를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해자 중심에서 사건을 본다는 것은, 피해자가 한 말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함이 아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규명하는 것이 공동체의 역할이 아니고, 어떤 불편함을 호소했을 때, 공동체는 나를 믿어주지 않을거야, 이런 걱정을 하기 마련인 피해자분의 입장에서, 누군가에게는 폭력이라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가자는 것이지요.


하루 : 오늘 이 자리도 1년이 걸렸고 2년이 걸렸다고 해서 종결시점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실거에요. 하지만 오늘부터 시작입니다. 가해자도 친구가 있고, 그 구성원들 모두가 사는 것이 우리의 사회입니다. 형사처벌을 받은 가해자라 하더라도 언젠가는 사회로 복귀하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고, 서로를 배려하기 위한 공간이다. 그래서 같이 사는 공간이다. 여기에 대한 공동체에 대한 정의규정이고, 꼭 힘을 잃지 않도록 옆에서 응원을 할거구요. 여기서 누구를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어요. 설득해서 말을 듣게 해야 하는 문제인건가. 그렇게 볼 수 없습니다. 설득으로 해결되는 문제라면, 그 많은 가해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으러 가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규정을 당하는 것이 상처를 남길지언정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유념해야 하고 바라는 것은, 규정이 신중한 것은 요구되지만 두려워하지는 말아라. 그걸 가해자라고 명명하든, 행위자라고 명명하든, 친구라 명명하든, 어떻게 공동체 안에서 결정하고 그것을 잘 전달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그 해결 과정에 여러분이 있는 거구요. 마이크를 이제 차차 선생님께 드리고 마무리를 10분 이내로 하겠습니다.

차차: 얘기하셨다시피 여기 특성상 여러분의 선택, 의지, 감수성을 세우고 있는거잖아요. 그렇다면 그것을 얼마나, 조금 더. 아까 안타까워하셨던 부분이 왜 빨리 하지 않았느냐. 여기서 가해자가 다친 사건이라는 특수성이 있는거잖아요? 그래서 주변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려워하셨을 거고 마음적으로 정리하기 애매하셨을 것 같아요. 분리조치까지는 했는데 그 이후에 도발을 한 것이잖아요. 그 이후가 끝나지 않았는데 그 다음 단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부분이 있는거죠. 사실은 연속선상에서 계속 주시를 하고 있었어야 하는데. 그런 아쉬움은 아마 대책위 분들이 잘 얘기를 해주실 거란 생각이 들고. 이런 사건이 있었을 때 구성원들이 이걸 자기의 사건으로 잘 안고 마음에 담고, 피해자가 여기에 사는데 불편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끝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을이라는 특성상 그걸 대책위 분들이 하셨던 것 같고, 여러분들도 하고 있는거죠. 어떻게 같이 배려하고 환대하는 공간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란 생각에서 왔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사실관계의 문제, 했냐 안 했냐의 문제보다는 나머지 얘기들을 잘 채우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희 여기까지 하려고 하는데. 혹시 질문이 있으실까요? 없으면 마이크를 넘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차차 : 긴 시간동안 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면 같이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글쎄: 오랜 시간 집중적으로 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쉬는 시간 가진 후에 피해사실 서술서와 결정사항 공유하겠습니다.


(속개)



서원: 이번 순서는 B의 피해사실 서술서를 함께 읽는 시간이구요, 이것은 B가 직접 서술한 문서고 저희 대책위가 어떤 특정 목적으로 가공하지 않았음을 미리 밝힙니다. 내용이 많기 때문에 주요 부분만 함께 있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발췌 부분 공유)

수수: 수정할 부분이 있습니다. A의 편지를 받고 공유한 사람의 이니셜이 Z라고 되어있는데 이니셜이 잘못 달렸습니다. E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원: 타임라인은 읽지 않겠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이 개인적으로 사건을 이해하는 데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결정사항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가해자, 회의체, 그리고 마을단위에서 이 사건에 대한 결정사항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빈마을, 이렇게 총 세 가지 주체가 설정되었구요, 다 같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가해자 이행사항입니다.

(결정사항 읽음)

서원 : 다음은 두 번째 주체인 회의체의 이행사항입니다.

(결정사항 읽음)

서원 : 다음은 세 번째 주체인 마을의 이행사항입니다.

(결정사항 읽음)

오디: 저희가 엄청난 노력을 들여 만든 결정사항을 읽으셨는데요. 질의응답을 받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태양열: 제가 아까 체크를 다 했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A의 문제제기에 대한 것이 이 첨부자료에 다 들어가 있나요? A가 갖고 있는 불평등과 A가 무엇을 바라는지, A가 빈집 마을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그 어떤 것이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이제 B에게 이런 보호막을 형성한 것처럼 A에게도 B와 같은 것을 해달라, B에게는 인권이란 것이 있는데 A인 나에게는 왜 인권이란 것이 없느냐, 이렇게 반문을 했을 때 A에게 주어질 수 있는, 뭐라 해야하지. A가 B에게 언어폭력이든 시선폭력이든 행동으로서의 폭력이든 했을 때 B 또한 본인이 당한 것이 있기 때문에 생각이겠지만 혹시나 A보다 더 강한 무언가가 와서 그런 위협을 했을 때 A에 대한 그런 보호 같은 것이 요구되지 않을까. 그런 것이 좀 생각이 들어요.

오디: 지금 질문은 B가 A에게 위협을 가했을 때의 보호조처는 없는가인 것 같은데요.

글쎄: 제가 1차로 대답을 할 수 있다면. A가 요구하는 것을 적지 않은 것에 대해 궁금하신 것 같아요. 지금까지 B의 피해사실, B가 받은 A의 문자에 A의 요구가 들어있는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한 해명은 충분한 것 같고, 그 부분에 대한 내용들이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으시다면 뒤에 사례로 첨부했고, 그 부분에 A의 진술이 있어요. A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고 그것이 어떻게 문제가 되었는지가 나와있으니 읽으시면 될 것 같아요. 이 자리는 기본적으로 B가 받은 폭력 사실을 어떻게 논의하고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자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A를 구금하거나, A가 다른 것들을 올렸을 때 그것을 제한하자는 논의는 없습니다. 더불어 A의 가해자교육과 심리상담등을 마을 단위에서 지원하자는 얘기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는 마을 구성원들이 A의 억울한 부분이, 사실 억울이 아니라 B에게의 폭력일 수 있다는 점을 마을 구성원들이 인식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디: A와의 대화, B와의 대화, 회의체와의 대화를 통해 A가 B에게 느낀 감정은 자신의 애정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A가 B에게 받은 폭력은 없으며, (기록 실패)

켄짱: A의 인권에 관한 얘기를 하셨는데,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은 B에게 일어난 폭력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날 가능성도 상당히 낮은 A에게의 폭력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A의 인권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A가 B에게 폭력을 당했다면 그건 그때가서 새로운 대책위를 꾸리던가 하면 될 것 같구요. 그게 아닌 이상 지금은 B의 피해사실에 집중하고 풀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정민: 결정사항 3.1.1 의 마을사람들에 의한 2차가해 예시에, 청춘놀음이거나 풍문을 퍼뜨리는 것에 대해서 저는 맥락을 다르게 알고 있어서. 사실관계가 확인이 된 것인지 아니면 이런 것을 예시로 쓴 것인지?

윤우: Z의 2차가해와 분리되어 들어간 이유가 있습니다. 이것을 뭉뚱그려서 2차가해의 예시로 들은 것은 저희가 상상한 것이 아니라, 들었다는 사람은 있는데 말한 사람은 없는 것을 2차가해의 예시로 들었습니다. 말한 사람은 확실치 않더라도 들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이 말이 마을에 의해서 발생했다는 것을 뜻하기에 마을에 의한 2차가해 예시로 넣었습니다.

마카롱: 빈마을 권고사항 1.3에서 마을 단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처의.... 아니다. 1.4의 마지막 줄에 피해자가 거주하는 집의 빈집에서 피해자 임시 보호소를 마련해 A의 접근을 제한하는 적극적 보호조치를 행한다는 것은 뭔지? 잘 맥락이 안 잡혀서.

글쎄: 성폭력 피해나 가정폭력 피해, 그 기타 다른 폭력사건에서 보면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있잖아요. 그 둘 간의 거리분리, 공간분리를 심각하게 요청하는 그런 폭력 사건들이 있어요. 그래서 주로 여성의전화라던가 성폭력상담소의 경우 상담소 뿐만 아니라 쉼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런 경우는 일종의 가해자고 피해자가 같이 가까운 거리에 붙어 있을 경우 피해가 좀 더 심해질 수 있고 그 피해는 저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심각할 수 있기 때문에, 빈마을이란 공간에서 자구책으로서 임시보호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지 않아야겠냐는 생각에서 피해자가 ‘여기 있으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이 피해사실에 공감하고, 그 공감하는 사람들이 함께 공간을 점유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적은 것입니다. 영구적인 보호소는 아니고 우리 마을이 피해자를 보호할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적은 것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질문자 없음)


오디: 질문이 더 없으신건가요? 질문이 없다면 제가 질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다들 마을에서 실행 가능하고 적극적으로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서 질문을 안 하시는건가요?

수수/켄짱: 좀 시간을 줘요.


윤우: 질문하기 애매하거나 더 생각해보고 차후에라도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고, 지금은 첨부자료에 붙어있는 것을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윤우 : 결정사항이 좀 딱딱하게 결정된 것으로 나왔기에 이해하기 힘드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접근금지에 대해 살짝 설명을 해드리면, 어쨌든 피해자와 가해자의 생활권이 같았던 것이잖아요? 그래서 피해자가 도서관을 간다던지 학교를 간다던지, 이런 자신의 생활권을 자유로이 돌아다니는데 애로사항이 있었던. 이 공간을 또 우리 마을사람이 공동으로 점유하고 있는 공간인거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이 공간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이동이라던가 자유로운 거취를 침해받았을 때는 보호조치가 들어간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이런 접근금지가 필요한 것이구요.

윤우 : 그리고 첨부자료 2를 보시면 인터넷 게시판 조처를 행하기 전에 저희가 이 비슷한 문서를 각 집에 가지고 다니며 호소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거기서 살짝 수정된 것입니다. 이 부분도 궁금하신 분들, 직접 자리에 못 왔을 수도 있지만, AB의 진술을 저희가 필터링 한 것이 아니라 직접인용으로 달았습니다.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A의 의견을 다 담은 것임을 보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윤우 : 그리고 저희가 가장 많이 첨부를 넣었던 것이 2차가해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2차가해가 불분명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친구들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상담소와 얘기를 하면서 여기까지 진행되어 온 것인데. 상담소에서도 2차가해는 칼같이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씀해주셨거든요. 피가해를 나누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불편함을 느꼈다는 거, 그리고 그 불편함에 귀기울일 자세가 되어 있는지. 가해자가 되었음을 인정하기 어렵지만 인정함으로서 문제 해결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것에서부터 출발 할 수 있을거 같아요.

윤우 : 이걸 읽으면서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들을만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앞에 피-가해를 나누고 폭력사건을 정의하고 2차가해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부분이 이것은 잘못이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 크게 생각하는 것도 저는 문제인 것 같거든요. 당연히 잘못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우 : 첨부 4와 5는 공동체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공동체 내 해결을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을 담은 내용이에요. 그 부분만 잠깐 읽어드리자면, (첨부 4, 공동체 내 문제 해결의 필요성 - 볼드 처리부분  읽음)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인지한 주변인들의 대응과 역할 - 볼드처리부분 읽음) 아까 가해자 조처에도 명시했듯이 가해자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요새는 상담소에 가해자가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고 하면서 프로그램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가해자 및 가해자 지인 상담 - 볼드처리부분 읽음) 그래서, 그 발생한 사건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보이는 태도, 그리고 주변인들이 어떤 식으로 도와주는지가 사건 해결에, 그리고 피해자 치유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인식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스토킹의 정의에 관한 것도 붙였습니다. 그리고 2차가해에 대해서도, 이것이 2차가해라고 명확히 짚을 수 없는 애매함이 많기에 2차가해에 대한 내용은 최대한 많이 붙였습니다. (첨부 5. 가해자도 인권이 있는데 공개사과는 너무하다? - 전체 읽음.) 그래서 피해자가 상징적으로라도 자신의 피해 사실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받는 것이 공식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 이해하시면 될 것 같고, 마지막으로 공동체 해결 연장선상에서 읽자면 (사건의 공식적 해결 - 첫 문단과 마지막 문단 읽음)

윤우 : 네 낭독은 끝났구요, 질문?

부깽: 초반에 회의체 활동을 하면서, 초반에 회의체 하면서.. 여기 타임라인과 서술되어 있는 것들에서요, 가령 3페이지에 중간 부분에 이제 와서 사실확인관계를 따지는 것 같아서 좀 그런데요. 그래도 말하자면. B는 A의 자살시도가 보복행위라는 것을 전해들었다, 이것들은 회의체가 인지하고 있었을 것 같다는 게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결론을 내지 못했다가 문제가 아니라, 그리고 나서 타임라인에 보면 12월18일날 B에 메일 전달 내용이 A의 거취 자체에 대해서 규정하지 못한 지점들이 있었을 때, 여하튼 간에 B가 피해사실을 입은 것을 확인했고 A에 대해서 강제할 수 있는 입장이 안 되었기에 A가 만약에 오게 되면 회의체 통해 전달을 받고 그런 시스템이 있었거든요. 그게 잘 되었고 안 되었고가 아니라, 이 결정 자체가 타임라인 내용에 안 나왔습니다. 또 하나는 아까 오디가 말한 것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뭔가 쉬쉬한 것들이 있다고 했는데, 처음 회의에서 되게 강하게 공개하자, 이니셜로 공개하자고 얘기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이니셜도 안 된다, 공개해선 안 된다는 피해자의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면 회의체 안에는 다 들어올 수 있다고 하자고 했는데 지금 이 구성원 말고는 아무도 알아서 안 된다는 것 때문에 뭔가 그 지지부진함 쉬쉬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회의체가 사건을 감춘게 아니라 피해자의 요청을 따른 것이었습니다.

글쎄: 회의체에 관련된 얘기를 여기에 추가적으로 더 적는 것이 좋을지, 충분히 회의체가 결정한 부분이 담겨져 있지 않다라고 했는데, 회의체가 어떤 결정을 했는지보다는 그게 실효성이 있었는지, 마을 전체에 어떻게 다가왔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디: 그리고 A와 B의 공간분리에 대해서, 회의체에서 그것을 결정했을지는 모르겠지만 A는 내가 너희를 배려해서 오지 않는거라고 이해하고 있었고, 또한 마을에서도 A가 마을에 오는 걸 막을 수 없지 않느냐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마을에 받아들여졌는지가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회의체의 기록들은 회의체에게서 직접 받은 거에요. 저희가 삭제한 것은 없었습니다.

부깽: 그 당시에 아는 것들이 그 전에 있던 사실들이... 실제로 되게 한정적인 정보를 가지고 하는 상황에서 뭔가 회의체의 입장인지 제 입장인지 모르겠는데 최대한의 B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제가 알고 있는 것과 너무 많이 다른 사실들이 있다는 것과 그리고 이후 빈마을 대책위에 참석 한 사람 중에 회의체와 빈마을 대책위 두 군데에 다 활동한 사람이 있습니다. 방금 오디가 회의체 기록들은 회의체에서 받은 거고 삭제한 부분은 없다고 했는데 삭제가 아니라 누락된 것에 대한 말씀입니다. 회의체 텔레그램방에 회의 내용과 논의가 있는데 왜 그 부분이 빠졌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의체의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빠졌다는 말씀입니다. 회의체에서 제공하지 않았더라고 대책위에 들어가 있는 사람도 구성원이라서 충분히 볼 수 있었는데 (말 멈춤)

글쎄: B는 회의 안에도 들어갔었고 밖에도 있었잖아요. 회의체 내부에서... 1년이 지난 일이고, 대책위는 실제로 A와 B와 친분이 별로 없잖아요. 맨 처음 대책위가 B에게 제안을 했을 때 굉장히 주저하는 반응이었어요. 대책위가 여러 차례 요청을 했어요. 각각의 요구안을, 요구할 수 있는 최대한을 달라. 그래서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을 받아낸 것이에요. 초반에는 B가 모든 정보를 주진 않았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하나씩 더 말해줘서 이런 자료를 만들게 되었어요.

부깽: 제가 사실로 인지하고 있던 일들, 신뢰관계를 못 쌓은 것들이나 미숙한 부분들과 이 과정에서 뭔가 좀 미숙한 부분이라고 하는 것들이 실제로 피해자를 더 힘들게 하고 …(말멈춤)

윤우: 얘기를 하면 지금 이 회의체에 대한 요구사항 권고사항을 적고 한 것은 앞의 타임라인이나 피해진술서에 의거해서 회의체의 활동을 평가하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요, 회의체의 활동을 중심적으로 적은 게 아니고 피해자가 회의체에 미진하거나 아쉬운 점을 위주로 적었기에 그리 느끼는 게 있을 것 같아요. 회의체와의 모임을 A, B와의 대화처럼 하루 잡아서 이야기를 했지만 전체 회의체에 비해서 너무 적은 인원이 참여했고, 각자 다 생각이나 기억하는 부분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총체적인 회의체의 잘못을 짚는다기보다는 다시 말씀드리면 피해자가 생각하는 회의체의 아쉬운 점을 짚은 거에요. 그래서 회의체 친구들한테도 따로 메일을 다 보냈는데. 이 자리 이후에 회의체와 피해자의 대화자리를 마련해서, 잘잘못을 따지고 규탄하는 자리는 아니고, 피해자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고 싶다고 해서 오해가 있으면 풀고 사과할 게 있으면 사과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문서를 작성한건 그 동안의 사건에 대해서 거의 몰랐던 사람들이 사건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수집해서 적은 것이고 피해자 B의 의견을 합해서 작성한 문서라고 생각합니다.

켄짱: 첨언하자면, 제가 대책위에 참여하면서 회의체에 대한 부분을 정리할 때 가장 조심스러웠던 것은 대책위도 회의체도 모두 빈마을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고,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이것이 문건으로 대상화되는 과정에서 마치 대책위와 회의체와 마을이 다 구분 되어서 책임을 묻는 것처럼 비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걱정이 되었구요. 회의체의 권고안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 사건을 위해 노력했던 친구들에 대한 권고안이기도 하고, 또 이런 부분들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미래의 대책위들에 알리기 위한 점이기도 하고.


오디: 저희가 예약을 한 시간이... 대관 시간은 지났기 때문에 궁금하신 점 있으면 차후 묻는 것으로 해야 할 것 같구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대책위 멤버에게 메일을 보내주면 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책위 활동은 공식적으로 오늘 끝난 것이구요, 회의체와 B와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 이외로는 앞으로의 대책위 활동은 없습니다. 다른 건들이 생긴다면 또 만들어질 수 있겠지만. 그리고 반폭력모임으로 이런 감수성과 폭력 문제로 넘어가 얘기할 수 있게끔 했으면 좋겠습니다.

윤우: 아까 상담소에서 오신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이 자리가 대책위의 이름으로 완전히 종결짓는 자리가 아니고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중간과정의 정산이고, 이 해결을 자기 문제로 가져가는, 이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양상의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탄력적으로 대응하려면 오디가 말했듯 자기 문제로 모두가 가져가면서.. 이 자료를 읽고라도 생각해보고 자기 주장을 하는 그런 문제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공동체의 문제로 여기고 해결방안에 참여하는 것을 호소드리고 싶습니다.


오디: 피해자의 개인적인 자료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피해사실서술서와 타임라인은 반환해주시구요. 결정사항문과 첨부자료는 가져가시면 되겠습니다. 결정사항은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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