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log.naver.com/sehub/150181818851
강동구 청년들, 해방촌에서 해방을 꿈꾸다
강동구 사업단, 용산구 게스트하우스 '빈집' 탐방기
지난 12월 15일 강동구 사회적경제지역특화사업단은 강동구의 청년들과 함께 서울시 용산구 해방촌의 게스트하우스 '빈집'을 방문했습니다.
사업단은 11월부터 지역 청년들에게 사회적경제를 소개하고 지금과 다른 삶을 상상하고자 “청년, 사회적경제를 만나다”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번 용산 빈집 방문은 그와 같은 맥락에서 지역 청년들과 함께 또 다른 방식의 주거를 살펴보기 위한 발걸음이었습니다.
모두가 손님이며, 동시에 모두가 주인인 빈집을 돌아보면서 청년들은 과연 무슨 꿈을 꾸었을까요?
빈집이 해방촌에 자리잡은 이유?
새벽에 내린 눈 때문에 유독 길이 미끄러웠던 탐방일. 전철역으로부터 꽤 멀리 떨어진 가파른 언덕을 오르려니 왜 하필 빈집이 이곳 ‘남산 밑 해방촌’에 자리했는지부터 궁금합니다.
해방촌은 1945년 북에서 내려온 사람들과 지역에서 올라온 빈민들이 어울려 자생적으로 만든 판자촌에서 유래되었다는데, 빈집 사람들이 이들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러나 그것은 과도한 상상이었습니다. 그날 빈집에 대한 소개는 빈집의 안방마님(중의 하나)인 '살구'가 해주었는데요, 그에 따르면 빈집이 해방촌에 들어오게 된 것은 그냥 "집값이 싸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빈집은 하나의 건물이 아니라, 해방촌 오거리 인근의 여러 공간, 그리고 이 공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빈집에 딸린 가게라고 할 수 있는 '빈가게'가 이 공동체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빈가게에서 개괄적인 설명을 들은 후 빈집 공간들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외롭게 따로 사느니, 뒤엉켜 같이 살자
2008년 빈집이 시작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따로 집을 살 돈이 없는 청년들이 모여 함께 살면 되지 않겠냐는 당연한 듯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지요. 제대로 끼니도 해결하지 못하는 좁디좁은 고시원에서 외롭게 홀로 사느니, 여러 명이 모여 십시일반 돈을 모아 월세집이라도 하나 구한 뒤 다 같이 뒤엉켜 살면 좋지 않겠냐는 생각.
물론,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생판 모르는 이들이 모여서 평등한 방식으로 같이 산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낯선 일이니까요. 나만의 공간에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바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따라서 살구가 소개하는 빈집의 속살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비록 살구는 빈집을 여타 게스트하우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곳이라 설명했지만, <집을 모두가 소유하므로 주인이 따로 없다>는 이야기나, <10대 청소년부터 40대 기러기 아빠까지 가리지 않고 빈집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 눌러 앉아도 된다>는 원칙이나, <누구든지 오면 기존 사람들이 조금씩 자리를 양보해서 또 한 사람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운영 방식 등은 강동구 청년들의 눈빛을 좀 더 반짝이게 만들었습니다. 지금과 다른 삶을 상상하게 된 것이지요.
빈집의 뒤에는 공동체은행이
살구는 이런 빈집의 운영이 가능했던 것을 ‘공동체은행 빙고사람들(이하 빙고)’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빙고는 120여명 정도의 조합원이 만든 소위 작은 은행으로서 현재 약 2억 원 정도의 돈이 모여 있는데, 그 운영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빈집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이 모이면 빙고에서 보증금을 빌려줍니다.
2. 그 돈으로 월세집을 구하고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이 각기 월 20만원 정도 내어 돈을 모아 월세와 빙고 이자를 냅니다.
3. 빙고는 그 이자로 조합원에게 이자를 주고 남은 돈으로 빈집들의 소소한 운영비를 충당합니다.
마을과의 만남이 또다른 세상의 주춧돌이
살구는 최근 빈집의 고민이 확장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해방촌에 좀 더 많은 빈집을 얻는 것도 얻는 것이지만,해방촌 빈가게를 운영하면서 해방촌이라는 지역과의 연대를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조금 더 적은 비용으로 생활을 영위하려던 노력이 마을을 만나고, 그 마을과의 만남이 또 다른 세상을 만드는 주춧돌이 되는 선순환.
빈집은 이를 위해 지난 8월 해방촌 주민들과 함께 축제를 열었다고 합니다. 조금 더 잘 놀고 잘 먹기 위해 벌인 그 축제 속에서 빈집의 구성원들은 해방촌의 해방민들이 되어 지역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이제는 동네 부동산 주인들도 빈집 하면 조금 이상하지만 건강한 청년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고 알 정도가 되었지요.
빈집을 나오며 다시금 우리 지역을 생각합니다. 여전히 비싼 주거비 때문에 고민하는 청년들. 그들에게 이번 탐방이 새로운 상상력의 토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희동 강동구 사회적경제지역특화사업단 팀장
[출처] 강동 사업단, 용산구 게스트하우스 '빈집' 탐방기|작성자 서울SE센터
우리 중 게스트 아무도 없는데 다 주인인데ㅜㅜ 여기 게스트하우스 아닌데. 다른곳에 빈집을 소개하려면 게스트하우스 말고
사용할만할 단어가 딱히 없어서 그런가. - 느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