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빈집/빈마을 재편 제안자 우더입니다.


"각 빈집이 독립해서 개별적인 공동체로써 자치적으로 운영한다"



이것이 제 제안의 핵심입니다.


다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이루어 질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전의 울타리로써의 빈마을이 사라집니다.



마을회의도 이루어지지 않고, 마을잔치도 없습니다.


빈집 홈페이지도 박제되고 사용되지 않을 것 입니다.


(빈고 홈페이지와 각 집들에서 자발적으로 페이스북or블로그를 운영함으로써 대부분의 영역을 대체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빈집폰도 운영하지 않게 됩니다.

마을 회의&잔치비도 걷지 않기에 빈고의 빈마을계정도 정리됩니다.


(단, 해방촌 이야기의 계약주체 중 일부로써 걷어지던 금액은 지속적으로 각 집에서 빈고로 납입될것입니다.)



이제 빈마을이라는 단어는



 "해방촌 안에서의 관계들"



이라는 추상적 개념만 남게 되고 관계맺기라는 액션을 통해서 기능하게됩니다.


아무도 관계맺기에 노력하지 않고 단절되는 순간이 오면... 이 마저도 그냥 사라지겠죠.  





이전에는 빈집이라는 단어 안에 설명되었던 것들은 과거로 남게됩니다.


(예: 빈집 논문이나, 설명회에서 설명했던 설명문)




사실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이미 예전부터 빈집을 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했었다."


각 빈집들은 운영 방식도 다르고, 빈집이라고 생각하는 지점들도 다릅니다.


누군가는 9년 전의 모습이 참된 빈집이었다. 말할 수 있고,


누군가는 지금의 빈집이 참된 빈집의 모습이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가지고 밤새도록 토론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앞으로의 미래를 고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빈집의 캐치 프레이즈처럼 사용되었던 단어들이 모두 사라집니다.



"게스츠 하우스 빈집"


"해방촌 빈집"


"자치.공유.환대"


"손님 = 주인"


"누구나 올 수 있는 곳"





아마 걱정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렇게 되면 빈집 망한거 아닌지....




각 집들은 다시 고민해야합니다.


예전 아랫집 하나 있었을 때에 그때의 손님/주인들이 빈집이라는 공간을 여러 언어로 채워 나갔듯이 말이죠.




다행히도 우리는 아직도 우리를 설명할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구름집"  "노는집"  "사랑채"  "우정국"  "주력발전소"


라는 이름을 가진 공간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해방촌 사람들" "공동체 은행 빈고" 해방촌에 사는 친구들과 관계 맺을 수 있습니다.





"빈집이니까 해야하는 것들" 에서 벗어납니다.



각 집에서 해야할 것들을 자유롭게, 자치적으로 정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사는 노는집이라는 명칭을 예로 설명해 드리자면.

"노는집은 이런 집이야" 라고 노는집을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는 빈집이고 이름은 노는집이야" 라고 노는집을 설명할 순 없습니다.


노는집이 게스츠 하우스로 운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는집에서 장단투의 구분을 없애고 모두 같은 손님으로써 노는집을 운영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노는집은 더 이상 빈집이 아닙니다. 그저 노는집입니다.




반대로 생각해서 과거 빈집의 가치를 차용할 수도 있지만 차용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들을 고민해서 새롭게 채울 수도 있을 것 입니다.



이웃집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여러 원하는집들과 이웃들이 모여서 파티를 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빈마을잔치는 아닙니다.



당장은 빈집폰이 사라지지만


"필요하다 느끼는 집들 간에 새롭게 상의를 해서"


공동의 손님맞이용 폰을 운영 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자발적으로 맺어지는 집들간의 관계 속에서 모든 가능성이 자유롭게 열려 있을 것 입니다.










모두 자유로워진 다음 새로 고민해봅시다.



어떤 삶을 살아갈지. 어떤 공간을 만들지. 어떤 공동체가 될지.

나마쓰떼

2017.03.23 11:03:19

아.. 뭔가 제안의 전제가 되는 부분에 있어서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더가 '각 빈집이 독립해서 개별적인 공동체로써 자치적으로 운영한다' 를 제안의 핵심이라고 했지만, 이미 각 빈집은 개별적인 공동체로서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빈고는 빈마을이 아니라 개별 빈집들과 계약을 맺습니다. 개별 공동체인 각 집(공간)의 구성원들은 해당 집(공간)을 관리하고 집(공간)의 구성취지에 맞게 운영합니다. 각 집의 규모나 상태, 전세 또는 월세의 분담 수준이 다르고, 구성원들의 성향 또는 빈집에 대한 이해나 해석의 차이로 각 집 구성원들이 '빈집다움'을 구현하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장투객 중심으로 살림하고 단투객 맞이하는, '손님들의 집'이라는 점에선 같습니다.


빈마을이라는 것은 개별적인 빈집들이 해방촌에 모여 있기에 이들을 뭉뚱거려서 부르는 이름 내지는 빈집에서 관계 맺은 이들의 관계망의 이름일 뿐입니다. 빈고가 전국적인 조직(?)으로 성장하고, 빈고 내 의결권을 조정하면서 한 때 빈고 빈마을 활동가를 설정한 적이 있어서 빈마을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일률적인 룰이 적용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개별적인 빈집들 간의 협의를 통해 공동의 것을 조율하고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정기적인 마을회의와 마을잔치의 조정 건도 소통을 촉진하는 장치였던 마을회의와 마을잔치가 의무의 굴레로 작동하는 것 같아 조정을 제안했던 것이구요. 


그런데 아예 빈집이라는 이름을 떼고 개별 공동체로 가자는 건 너무 무리한 제안인 것 같습니다. 제안의 배경에 대해선 이해합니만, 빈집이라는 이름을 떼고, 홈페이지도 폐쇄하라는 거면 빈마을 공지방이나 수다방도 깨야한다는 말인데, 이러한 조치들을 취해서 각 집들이 얻는 효익은 무엇인가요? 각 집들이 빈집에서 독립해서 개별적인 공동체로 지내면 감수해야 할 것들이 이러한 것이라는 엄포인가요?


저는 좌담회 후속 논의가 빈집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빈집'이란 이름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을 수습하고 각 빈집들이 건강하게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켄짱

2017.03.23 22:36:48

좀 감정적으로 글을 받아들인 것 같은데요...윗글은 빈집, 빈마을이라는 공동체로 계속 가야하는가, 갈 수 있는가, 또 다른 버전의 공동체에 대한 고민도 가능하지 않은가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둔 공동체 구성과 연대에 대한 제언인 것 같은데...

빈집의 이름을 떼고, 홈페이지를 폐쇄하라-는 내용이라기 보다 기존의 기록은 기록으로서 남겨두고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보자는 것 같습니다. 엄포라기 보다는 어느 순간부터 관행처럼 운영되어 왔거나, 매너리즘에 젖어있던 부분들, 그리고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 해야하는 활동들 마저도 부담이나 의무, 굴레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제언으로 느껴져서요. 그리고 빈고와의 관계성은 빈고와의 계약-을 위해 필요한 부분들과 최소한의 약속들이 있기에 단일한 공동체 단위로 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사실상 각 빈집들 역시 타 공동체들과 마찬가지로 그런 부분들을 적용해야 하겠죠. 이미 하나의 공동체로서 계약을 맺고 있지 않다면 지금까지는 빈집, 빈마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빈고와의 관계 역시도 타 공동체들에 비해 어느 정도 느슨하거나 좀 더 배려받았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도 빈고와 관계 맺고 있는 공동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빈고와 빈집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홈페이지와 메신저의 단체방등의 활용은 각 집들이 독립하게 된다면 상의해서 결정하면 되는 부차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메신저나 홈페이지에 빈집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 공동체에 속한 사람만 함께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꼭 하나의 이름으로 묶여있어야만 소통이 가능한 것도, 활동이 가능한 것도 아니니 다양한 고민을 해보면 좋겠네요.

우더

2017.03.24 00:19:37

나마 글 잘 읽었습니다.

읽고 나니 저와 나마스떼의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 빈고가 처음 만들어진 이유중 하나에는 개별 빈집들의 분담금 수준이 다르고, 규모 상태등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정도 형평성을 조절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ex 전세집에서 공과금과 식비외의 비용이 들지 않았지만, 전세보증금에 대한 이자부분을 내도록 조정하고 빈마을 기금을 모아서 사용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조절해왔죠. http://blog.jinbo.net/house/?pid=235 )
이런 활동들의 배경에는 다 같은 '빈집'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분위기의 고착화로 살고있는 사람들을 사다리타기나 조정위원회를 통해 섞었던 것.

- 과거 많은 마을회의에서 각 빈집들의 탄생과 정리에 관해 안건으로써 이야기 나누고 공동으로 결정내렸던 것.

- 운영이 실패한 집을 정리하는 것에 다른 집 사람들이 대신 정리해 주었던 것.

- 운영을 힘들어하는 집에 운영능력이 있는 구성원이 가서 도와주던 것.

- 빈마을기금을 만들어서 운영했던 것.

- 성폭력사건을 마을단위에서 해결시키고자 했던 것.

- 회계정리가 안되어 어려움을 겪는 집들을 도와주는 것.

- 마을 내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회의를 열었던 것.

- 그밖에 수많았던 마을 단위의 실험들과 논의들.


 등을 보았을 때 과거/현재 빈마을이 그저 "개별적인 빈집들이 해방촌에 모여 있기에 이들을 뭉뚱거려서 부르는 이름 내지는 빈집에서 관계 맺은 이들의 관계망의 이름일 뿐"이지 않습니다.

또한 위의 상황들중 많은 부분들이 그저 관계나 호의로써 있었던 일들이 아니라 여러 문제에 대한 관리와 노동의 영역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미 각 빈집은 개별적인 공동체로서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곳" 이라는 말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빈집/빈마을이 필요로 해왔던 여러 소통노동과 꼭 필요한 관리들을 방치하고, 지워버리고, 눈돌렸기 때문에(그래도 빈집에서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겠죠) 지금이 상황이 만들어 졌다고 생각합니다.


2. 빈집은 단순히"장투객 중심으로 살림하고 단투객을 맞이하는, '손님들의 집'" 아닙니다. 빈집은 장투객은 쉐어하우스로 이용하고, 단투객은 게스트하우스로 이용하는 집도 아닙니다. 장투객들이 주인이고 단투객들이 손님으로써 대접받는 곳도 아니죠. 장/단투 혹은 빈집과 관계맺는 동내 친구들 모두 "빈집의 손님이자 주인"입니다. 그 때문에 장투객 중심으로 살림하고 단투객을 맞이하면 안되는 것 입니다.

그밖에도

- 대부분의 사람들이 본명이 아닌 별명으로 살아가는 이유.
- 투숙비가 아닌 분담금이라는 이름으로 돈을 지불하고 항상 금액 뒤에는 "이상"이라는 말이 붙는 이유.
- 장/단투 할것 없이 모두가 게스츠하우스의 주인으로서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하는 이유.
- 우리 모두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저렴한 공간에서 살 수 있는 이유.

등에 대한 많은 고민들이 빈집의 정의를 둘러싸고 있을 것 입니다.


3.빈마을이라는 명칭은 "개별적인 빈집들이 해방촌에 모여 있기에 이들을 뭉뚱거려서 부르는 이름 내지는 빈집에서 관계 맺은 이들의 관계망의 이름일 뿐" 이지 않습니다.

빈마을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때에는 2가지 방식으로 사용됩니다.

  1) 빈집들을 포함해 해방촌이야기, 연해주, 광택, 뚜비두네 등 마을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아우르는 관계망 속의 빈마을.

  2) 마을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노동들을 분담하고 (빈집폰 운영, 외부 인터뷰, 홈페이지 관리,신입 장투들에 대한 빈집/빈고 소개, 마을회의준비 및 진행, 마을잔치) 마을 내 의사를 종합하고 토론하는 조직으로써의 빈마을.

이 두가지가 빈마을이라는 단어 안에 함께 공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재정립 하자는 것은 1)의 빈마을이 아니라 2)의 빈마을 입니다. 빈마을 구성원들이 절교하자 라는 이야기는 제 글 어디에도 없습니다.

왜 작년에 빈고에서 빈마을 활동가를 두었을까요? 왜 예전에 빈집 활동가들이 있었을까요? 왜 사람들이 마을 내 사건이나 문제에 대해 빈마을 차원의 결정사항들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을까요?

지금까지의 빈마을은 그저 관계망이 아니었습니다. 관계망의 요소도 분명 있었지만 공동체로써 의무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활동하고 결정해야 했던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4.마을회의는 소통을 촉진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빈마을의 현재 와 미래를 위해 의사를 나누고 토론해서 결과를 도출해내기위한 기구입니다.

5. 앞서 이미 개별 공동체였다고 주장하셨는데 "아예 빈집이라는 이름을 떼고 개별 공동체로 가자는 건 너무 무리한 제안"이라고 말하시는 맥락을 잘 모르겠습니다.

6.빈마을 공지방과 수다방은 관계망속에 존재했던 방입니다. 명칭이라 빈마을에서 그냥 "빈 공지방","빈 수다방" 등으로 바꾸어도 충분히 의미있고, 마을이라는 테두리 밖에서 관계맺는 사람들도 좀 더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비어있는 텔방"이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7. 각집들이 얻는 효익을 따져서 이 내용을 제안한 것이 아닙니다. 각 공동체가 공동체를 운영하면서 얻는 가치들과 이익들은 각 공동체들이 고민해서 정립하고 만들어 나가면 될 것 입니다.

8. 엄포가 아니라 "개별적인 공동체로 지내면 감수해야 할 것들"은 과거에도 있어왔고 현재/미래에도 있을 존재하는 노동들입니다.

오디

2017.03.24 00: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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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마을 혹은 빈집은 첫번째 이미지 같은 공동체를 꿈꾸어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이미지와 같은 관계가 되지 못했기에 본문과 같은 제안이 나오게 된것이고요.


모든 사람이 논쟁을 해야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럴 수 없고요.

모든 사람이 활동을 해야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그럴 수 없고요.


하지만 대화하고 논쟁하고 서로 엮이면서 살고 싶은 사람들과 그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같이 살기 힘든거 아닐까요?


서로 억지로 묶일 필요는 없겠지요.

서로 억지로 떼어 놓을 필요도 없고요.


하고 싶은 사람은 하고.

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않으면 되는거 같아요.


이런걸 명확히 하면 안될 이유가 있을까요?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각자의 길을 선택하는 건 좋은거 같습니다.

서로가 자신의 모습과 타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오해도 생기지 않고요.

원치 않는 기대와 실망은 서로에게 힘들 뿐이잖아요?


모두 같은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

그냥 서로 다른 길을 갈 수 도 있겠죠.

그냥 서로 다른거 뿐이니까요.


여기에 어떤 옳고 그름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단지 서로를 좀더 여유롭게 바라 볼 수 있는 거리가 생기는거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어떤 선택을 했는지 타인에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는 함께 산다는 거고.

함께 살기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잖아요.


물론 선택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그건 온전히 선택한 사람의 몫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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