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천재지변으로 인해서, 13일 저녁과 14일 아침에 혼자 읽었습니다.
금요일 밤에 떠난 <정동진 여행>이 <판타스틱 폭설, 도로고립 여행>으로 바뀌었었거든요.
힘들게 살아 돌아왔지만 kTX열차 탈선은 ..... 서울행에 대한 맘의 부담마저 크게 해서 ㅋ, ㅜ.ㅡ
(참고로 아래에 영동과 영서지방의 강설량 비교 사진을 첨부합니다. 고개-대관령-하나 넘었을 뿐인데
너무도 극명한 차이! )
다시 읽은 선언은, 두 가지 측면에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나는, 맑스의 적절한 비유로 이루어진 문장의 아름다움(물론 그 선동적 색채는 싫어합니다만 .. )이 주는 즐거움이었고
다른 하나는, 와우, 이것이 진정 (거의) 200년 전의 정세판단이란 말인가 하는, 놀랄정도로 현대적인 상황들이 나타나 있어서요,
이걸로 인해 즐거워하는 저도 약간 변태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읽는 재미는 충분히 주더군요.
이 짧은 팸플릿에, 정-반-합으로 이어지는 역사인식과 자본의 축척과 소유-분배에 대한 경제적 분석, 노동자들의 투쟁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까지 모두 담겨 있었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에서는 생산수단의 발전과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부르주아 계급과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등장했으며, BG계급의 혁명성(? - 노예제 사회를 넘어선다는 측면에서?)이 효용을 다한 뒤, BG의 노골적인 착취-지배의 현실에서 pt계급이 어떻게 싸워 나가야 하는가를 피력했다면
(전, BG의 이 노골적인 착취가 맘에 듭니다. 노골적이면 더욱 더 노골적일수록, 싸움의 대상이 분명해지잖아요. 그런데, 예전의 중세시대나 조선시대처럼 '예', '신' 과 같은 '도덕적' 원리에 깃댄 착취의 경우는, 싸움의 대상을 힘들게 한다고 여겨져요. 으.....물론 다른 한편에서는, 그 '도덕적' 대상이 립서비스가 아니라 '현실'이 되게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그것을 싸움의 목표로 삼는 사람들도 생기겠지만. 에고, 무슨 말인지 ㅋ)
<프롤레타리아와 공산주의자>에서는 공산주의에 대한 오해(?)를 해소해주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흔히 오해 받는 '사적 소유 철폐'라는 공산주의의 주장이 단순한 소득 평균이 아니라는 점, 자본이란 개인이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축적된다는 것, 사회적 힘으로 축적된 죽은 노동을 산 노동과 산 노동자의 삶을 더욱 폭넓게 하기 위해 이용하려는 것이 공산주의라는 점에 대해서..
(그리고 이거 맘에 들어요. ...사적소유를 폐지하면 그와 함께 모든 활동이 멈추고, 전반적으로 게으름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반박이 있어 왔다. 그렇다고 한다면 부르주아 사회는 이미 오래 전에 게으름 때문에 멸망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부르주아 사회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반면에 무언가를 얻는 자들은 일하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문구는 ㅋㅋ 촌철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문헌>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이 그 이전 사회에 대한 환상과 겹칠때 생겨나는 오류를 지적한 부분인 것 같고, 사실 식자들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투쟁의 가장 큰 함정이 되는 부분이니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상, 후기----아닌 후기였음다.
담번엔... 꼭.....
굳은 날씨에도 혼자 읽은 게름.. 혼자라도 읽겠다며 말먼 뻥뻥치고 안읽은 우마. 15분 글쓰기도 해서 올려주세요. 15분동안 어떤 주제든 끊지않고 쭉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