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요약
10월 8일 A에게서 짧은 편지가 도착했었습니다. 이전에 A본인이 게시판에 썼던 글과 맥락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짧게 다시 써서 저한테 보낸 점이나, 문장의 어조나 제 역할(A와 마을사이의 소통창구 비슷한 것)을 고려할 때 마을에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여 A에게 ‘나를 통해 마을에 공식적으로 요청을 하는 것으로 보아도 되겠냐’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고 마을에는 게시판과 텔레그램 공지방을 통해 이것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A에게서는 답이 없었으나 마을에서 관심을 표명하는 사람들이 (각 집별로 골고루) 있어서
추가적으로 더 사람을 모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몇몇이 독점하자고 만든 자리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시작하자는 의도였고
분명 이 이후에 확산이나 공유가 있으리라 믿었고 스스로도 그것을 위해 노력할 의도였습니다.
그 사이에 A로부터 전화가 한 통 걸려왔고 통화하면서 긴 편지를 다시 써서 보내겠다고 했고,
두 번째 편지를 받았습니다.
모이기로 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마을회의 전에 논의하자는 요청이 있었고
논의 내용에 따라 마을회의에서 공유해야 할 것이 있을 것으로 여겨져
급하게 수요일에 5명 정도가 모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추후 각자의 요청에 따라 내용을 공유하기로 하였습니다.
후에 이러한 과정 자체에 대한 B의 문제제기와,
이 과정 후에 마을회의록에 기록된 내용에 대한 A의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하여 여기에 편지 원문과 회의록 등을 올립니다.
아래는 편지 원문(실명만 B로 변경)과 이야기 진행 과정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첫번째 편지 / 10월 8일
살림집 소식이 궁금해서 빈집게시판에 들어갔다가 B 근황공유를 보고 많이 우울해져서 글 쓴다. 마을 안에서 자살시도를 한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마을에서 사는 것도 이상하지만, 자살 전까지 나에게 잔인하게 대했던 B이 아무런 죄책감없이 살림집에서 살고있는 것도 내 입장에서는 이해할수가 없다.
그 일이 있은 후, 마을 사람들과 B이 나를 대하는 방식을 보면 '자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너에게 있고 따라서 그 후의 고통 역시 너 혼자 짊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만약 내 자살에 B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내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B의 행동이 무엇이었는지 전달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그것에 대한 사과 정도는 받았으면 좋겠다.
내 마음 속 억울함만 해소 된다면 이런 글 올려서 마을사람들이나 B을 피곤하게 만들 일도 없을거고 다시는 B 눈앞에 나타날 일도 없을거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전화통화
첫번째 편지를 받고 사람들과 모임자리를 만들려는 사이에 전화가 왔습니다. 안그래도 ‘마을에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봐도 되겠냐’ 는 문자에 답이 없어 다시 연락을 할까 망설이는 중이었는데 물어보니 문자는 받지 못했고(긴문자 수신 안되는걸 깜박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게시판에서 댓글들을 읽고 첫 편지를 썼을 때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긴 글을 써서 두번째 편지를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끊기 전에 제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어 2가지를 물었습니다.
하나는,
지난번 게시도 썼다가 생각이 바뀌었다는 게시를 다음날 바로 썼었고,
그리고 그걸 다 삭제했다가 이번에 메일을 보냈고 생각이 바뀌어 메일을 다시 쓴다면
다음에 혹시 또 마음이 일어날 때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
혹시 그럴 것 같으면 그냥 이참에 말 나온 김에 공식적인 요청으로 보고 논의를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였고
두 번째는,
누구나 상대방의 마음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분하고 억울하고 부당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을 겪는다.
한 번쯤 표현하고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공개 게시판에서 계속 호명하는 일이
만약 A가 상대방의 대답을 듣기를 기대하고 하는 일이라면
그 마음이 충족되기 매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번째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3. 두번째 편지 / 10월 11일
하루종일 글 쓰는데 매달렸어. 쓰다보니 내용이 너무 길어지더라. 내가 살면서 써본 글 중 몇 손가락 안에 들정도로 길게 쓴 것 같아. 젠장, 이러면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는데 오히려 방해되는 것 같아. 내가 다시 읽어보니 쓸데없는 내용도 많이 들어가있더라. 결국 그 긴 글은 다 지워지고 핵심만 남긴게 이거야.
연두와의 통화에서 연두가 “두 사람 사이의 감정적인 문제를 두고 ‘넌 이런 부분을 잘못했으니 사과해야한다’며 이걸 의무처럼 여러차례에 걸쳐 강요하는건 비상식적인 일이다.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그렇다.”하는 식의 말을 했던 것 같아. 연두 말이 맞아. 빈집 밖이었다면 그런 일이 있은 후 사과하라고 요청할 일도 없고 서로 연락을 끊은채 각자 삶을 살아가는게 정상적인 흐름이었겠지? 그런데 그 때 내가 사과 요청을한건 마을 사람들 대부분과 B이 내가 받은 상처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야. 회의체에서 올린 글만 봐도 그렇잖아. B와의 일은 배제시킨채 논의를 진행한다는 태도로 글이 올라왔더라고. 그러면 난 별 대수롭지도 않은 일로 자살시도까지 한 사람이 되는건가? 난 그러한 내 지위에서 벗어나고싶었어.
회의체의 그러한 태도를 보며 더 기세등등해졌을 B을 상상하니 더 분노가 차오르더라. 그 전까지 B의 행동을 볼 때 자신의 행동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내가 좌인을 통해 사과의사를 밝히고나서 B이 보인 행동을 보면 확신하게 돼. B은 뭐라고 답해야할지 생각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기다려달라고 했던 것 같아. 2달 쯤 지났을까? 미안함이 점점 분노로 바뀌어가더라. 6월 쯤이었나? 내가 그 때도 게시판에 한 차례 분노섞인 글을 올렸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왜 응답을 제 때 주지 않냐며 따지는 것도 꽤나 웃긴 일이겠지만 내 관점에서 이 일은 나도 일정 부분 피해자이거든. B이 나를 무한히 기다리게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B의 그런 행동은 본인이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 할 때에나 나올 수 있는 행동인 것 같아.
그 뒤로 한동안 빈마을 게시판을 들어가지않다가 오늘 점심 때쯤 다시 들어가보니 꽤나 길고 많은 댓글이 달렸던데? 이 댓글들을 보고 분노가 많이 사그라들었어. 연두가 “지금도 심정이 복잡해보이는데 확실히 너가 요구사항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나중에 또 분노섞인 글을 올릴 거 아니냐?”고 물어봤었지? 확실히 그럴 일은 없어. ‘B를 논의에서 제외하는 담론에서 A씨는 말그대로 정신병자의 지위에서 출발하는거 아닌가요?’라는 문장이 담긴 글은 내가 느끼고 있는 분노의 정곡을 찔렀어. 난 속이 다 시원했지. 난 그 사람이 나를 지지하거나 옹호하려고 그렇게 긴 글을 쓴 것이 아님을 알아. 하지만 그 사람은 내 심정을 잘 헤아려주고 있어. 그 사람이 내가 마을로 돌아가는것에 격렬한 반대의 입장을 취하는 사람일지라도 확실히 내 심정을 헤아려주고 있다고. 내 심정을 제대로 헤아려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 난 이제 정신병자가 아니다. 그걸로 되었다.
여기부터는 B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내용들이야. 그와 동시에 자살전 내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자세히 드러내는 부분이기도하고. B를 논의에서 제외해서는 안된다는 글이 올라온 이상, B이 했던 행동들도 수면위로 올라올테고 B이 아무런 미안함을 못 느끼고 살긴 어려울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내 억울함은 다소간에 풀리는 셈이야.그러니까 마을 사람들이 내 입장을 B에게 전달하는게 껄끄러운 상황이라면, B이 여전히 내 입장을 전달받을만한 심리적 상태가 아니라면 전달하지 않아도 좋아.
내가 조선소에 내려가 있을 때 B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어. 전화로 “요즘도 사랑채에서 자주 자지? 넌 맨날 싸운다면서 C랑 붙어있는게 좋냐?”는 식으로 푸념을 늘어놓으면 B은 “사랑채? 요즘은 살림집에서 많이 자. C랑은 예전이랑 똑같지. 좋은게 아니라 싸우는거야”라는 식으로 대답했어. 난 그 말만 믿고 ‘분담금 다 갚고 빈집으로 올라가면 B에게 내 앞길 잘 닦아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조선소의 개같은 사람들과의 숙소생활을 버티고 있었어. 내가 어떠한 태도로 조선소에서 버텼는지는 조선소에 있을 때 B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잘 드러나.
그러다가 조선소에서 휴가를 받아서 빈집으로 놀러왔을 때 빈집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통해들은 내용은 전혀 달랐어. B은 사랑채에서 살다시피했고 B과 C는 거의 사귀는거나 다름없다는거야. 마을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들은 내용을 B에게 확인해보니 그제서야 B은 그 사실을 인정했어. ‘C와는 연애 중인 것 같다’며 뒤늦게 연애 사실도 인정했고. B의 상황이 이런 줄 알았으면 내가 미쳤다고 연애하고 있는 사람을 상대로 연애편지를 써서 보냈겠냐고. B이 그런 상황을 숨겼기 때문에 그런 편지를 써서 보냈던거 아니야? 배신감을 크게 느꼈어.
이것에 대해 화가 많이 난 상태에서 B에게 항의를 했더니 생각할 시간을 달래. (작년 여름부터 지속되어온 B의 이러한 방식의 의사소통 방식도 나를 상당히 고통스럽게 했어. 본인 불리한 질문만 받았다하면 생각할 시간을 달래. 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될일을 변명거리 찾을 시간 버는거 아니야?) 아니 근데 이게 생각하고말고 할 문제야? 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될 일이잖아. 내가 B이 연애를 하건말건 상관할 입장은 아니지만 B은 그 사실을 숨겼고 나로 하여금 계속 마음을 쓰게 만든건 분명히 잘못한거잖아.
난 그뒤로 B을 상대로 침묵 시위를 벌였고 나의 이러한 비신사적인 행동이 B의 심기를 건드렸어. 결국 내가 사과했고 B에게 대화를 간청했지. 계속 억울했어. 왜 B은 자신의 어떠한 잘못도 시인하려고 하지 않는데 왜 또 내가 사과하고 대화를 간청해야하는지. 간신히 B과의 대화가 허락되었어. B은 자신이 잘못한건 아직 전혀 못느끼는 듯한 태도로 대화에 임했어. B이 대화 시간과 장소를 자신만의 편의를 고려해서 잡은 것만 봐도 B이 어떤 태도로 대화했는지 드러내는 것 같아. 나는 이미 만취상태여서 정상적인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상태였는데 그 때 대화하자고 하더라고. 사랑채 1층 화장실 옆방에서 대화했었지? 만취상태여서 무슨 얘기를 주고받았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 때 B은 나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음을 처음으로 확실히했어. 그 대화가 있은후 B이 나에게 냉소적인 태도로 돌변했던 것으로 미루어 그 때 그런 말을 꺼냈던게 확실해. 그 대화가 있던 날 정말로 상처받았던건 내가 ‘사과를 못 받은 것에 대한 억울함’, ‘버림받은것에 대한 비참함’으로 그 방에서 울며 자고 있는동안 넌 잔인하게 사랑채 1층 맥주만드는 방에서 C와 다정한 밤을 보내고 있었다는거야. 이건 정말 예의가 아니지않냐? 너가 C와 키득거리는 소리가 다 들리더라. 이 장면이 내 자살시도에 꽤 큰 영향을 미친것 같아.
내가 자살시도를 해서 지금은 내가 가해자의 입장이 되어있지만 그렇지 않았을 경우 어떻게 일이 흘러갔을지 상상해본적 있어? B, 넌 나에게 줄곧 당당하고 냉소적이었잖아. 확실히 넌 사과할만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어. 이미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을 상대로 그것도 모른채 마음을 주어야했던 것에 대한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한채 난 너와 C가 연애하는 것을 지켜보며 마을을 떠날 수 밖에 없었을거야. 그렇게 내가 마을을 떠났을 경우 내가 얼마나 외롭고 억울했을지 생각해본적이 있어?
난 자살시도 전의 정황을 위와같이 기억하고 있어. 내 기억이 완벽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왜곡된 부분도 분명히 존재할테고 너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너의 심리적 이유도 있겠지. 너에겐 위의 상황이 전혀 다르게 읽혀서 왜 미안함을 느껴야하는건지 이해 못할수도 있겠지. 만약 그렇다면 너의 입장에 대해서도 들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 내가 왜곡하고 있는 부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생각을 고쳐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만약 위의 진술이 전혀 왜곡된 부분이 없고 너가 미안함을 느낀다면 사과받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4. 회의록
회의를 하기 전에, 사전에 메일을 원문 그대로 공유하지 않은 이유는 중간의 통화 내용과 이후 A의 메일에서 읽을 수 있는 A의 상황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메일을 읽고 제가 방점을 찍은 것은 두 가지 입니다. 내가 했던 말이 A의 글을 통해 표현될 때는 의미나 의도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받은 A의 마지막 편지에 씌어진 바에 따르면, 현재 A의 심정은 ‘확실히 그럴 일은 없’다 와 ‘전달하지 않아도 좋’다는 말이었습니다. 이후에 상황이 바뀌면 그것에 맞춰 의논하거나 대응하면 되고, 일단 그 상황에서는 위의 두 가지를 유의미하게 보며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각자의 생각과 의견, 심정을 나누고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고 정리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일과 관련해서 3가지 방향으로 할일/못 한일을 구분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그렇게 나눠 보지 못해 혼란스러웠던 듯.)
-A :
회의체가 어떤 ‘결론’을 준다고 하고 기다리라고 했던 만큼, 지금 말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결론지어 전달해야 하는거 아닐까? // 그리고 A의 행동에 대한 여러 가지 입장이 있고 감정이 있는데, 개인적인 차원으로라도 원하는 사람은 각자 전달하면 좋겠다. // A를 걱정하거나 A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물꼬를 터주는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B :
B의 입장을 깊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 그리고 B가 현 상태에서 원하는 바나 못다한 말을 물어보고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을까?
-마을 :
각 집별로 회의에서 공유하고 있는 듯하다, 이 사건을 각자의 사는 자리로 데려와 여러 가지로 사유하는 것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 마을에서 이것이 폭력이냐 아니냐로 논의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폭력적인 상황’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을 만났을 때, 도움을 요청하거나, 혼자서만 뭔가를 해야 된다고 느끼지 않도록 절차 같은 것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구급상자처럼. 이런 저런 기분이나 느낌이 들 때 집안의 누군가한테 꼭 말한다거나, 이런 문제는 꼭 마을회의에서 안건으로 다룬다거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다.
2) 각자의 소회.
자세히 쓰지 않겠습니다. 어쨌든 모두 각자가 이 사건의 당사자라고 느끼는 만큼 흘려보내는 것이 아닌, 각자의 방식으로 매듭을 짓고 넘기자고 얘기 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5. B의 요청과 A의 요청
이 회의 며칠 후에 B가 ‘이미 마을로 이야기를 넘기기로 하고 게시판에 회의체 글까지 다 쓰고 왜 다시 몇몇이 모여 이 일을 의논하는지 모르겠다. 그 당사자들은 누구고 왜 이렇게 모이는 것인가.’ 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회의체나 이 일에 관련된 사람들이, 이미 상황이 바뀌었는데. 게시판에 실명이 거론되고 무척 폭력적인 상황으로 느껴지는데, 아직도 애초의 정책으로 이 일을 대하고 있는 것이 몹시 불합리하다고 느낀다.’는 요지의 의견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마을회의록을 보고 A가 자신의 의도나 생각이 왜곡되어 전달되는 것에 무척 불편함을 느끼며 게시판에 댓글과 게시를 올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전화통화를 했을 때 들은 말은 ‘본인은 B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마을에서 살지 못하는 상황을 전혀 바란 적이 없다. B에게 매우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고 B가 마을에서 다시 지내는 것에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회의록을 읽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런 진심이 전달되지 않고 단 두 줄의 글자들로 각인되는 것이 몹시 불쾌하고 싫다. 정정 바란다.’ 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6. 사족
저는 이 집단이, 우리의 공동체가 훌륭하다거나 훌륭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우리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다면 바로 그것이 우리의 여력이고 의지이리라 믿습니다. 그것이 어느 방향을 향해야 하는가, 정도를 논의하고 합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누구도 상대가 내 의견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내지는 나 혼자만 다른 이야기를 해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혹은 나는 잘 모르고 할 말이 없다고 뒤에 물러서 있지만은 말아주세요.
뭔가 이상하고, 불편하고, 옳지 않다고 느끼시면, 지금 당신이 여기에서 그것을 표현하고 개선하고자 하시면 됩니다. 그게 바로 이 집단의 의지이고 여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손님
내가 쓴 첫번째 편지를 읽어봐도, 두번째 편지를 다시 읽어봐도 내가 나가고, 민정이 마을에서 사는게
(이미 실명이 거론된 편지가 올라와있으니 그냥 실명을 쓸게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쓴 적이 없는데
내 편지를 제멋대로 해석한거에 대한 사과라든가 어떻게 해석했길래 저런 해석이 나왔는지 하는 설명조차 없네요.
사과라든가 해명이라도 받으면 억울한 것도 없고 깨끗히 마을에서 사라지겠다는 일관된 입장의 글을 쓴 것 같은데요.
게다가 두번째 글에서는 마을안에 누군가는 확실히 나를 이해해주고있어서 더 억울한 것도 없다는 내용까지 나왔는데요.
그날 회의 참석자 명단에 있지도 않은 연두가 왜 내 전화를 받고 힘들게 글 정리해서 올리고
전화통화하며 글 늦게 올렸다고 연신 미안해하는지 이해도 안되고.
이 회의에 참여하지도 않은 연두가 이 일과 무슨 상관이 있길래 뒷수습을 하고있는지 도통 이해가 안되네요.
마을 차원에서 어떠한 해명이나 사과도 없는채로 내가 쓴 글의 전문이 공개되는 것은
'당신들도 한번 읽어봐라, 우리가 해석한게 맞냐? 느루가 주장하는게 맞냐? 우리는 글을 왜곡한게 아니다'하는 느낌으로
마을 회의체의 해석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데요?
요즘은 마을 차원에서 나를 매장시키기로 작정을 하고 회의하는건가요?
마을 회의의 목적이 느루 쓰레기 만들기인가요?
만약, 당신들 말대로 정말 내가 민정이 마을에 사는것을 부당하다고 느꼈다면 난 정말 쓰레기이지만
난 그런 생각을 가져본적이 단한번도 없어요.
더 화가나는건 나 때문에 마을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절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나와줬더니
이제와서 내가 마을에 위협을 가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어이가 없네요.
내가 위협을 가했다는 문장을 쓰려면 나의 어떤 행동이 위협으로 다가왔는지 제대로 밝혀야될 것 아닌가요?
난 마을에 위협을 가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행동한 적이 없어요.
그동안 마을에 가졌던 애정이 이렇게 배신감으로 돌아오다니.
나에게는 철저히 비밀에 가려진채, 어떠한 참여도 불가능하게 만든채 쓰여진 회의록과
시민들에게 철저히 베일게 가려진 집필진으로 꾸려진, 시민들은 어떠한 개입도 못한 상태에서 집필된 역사교과서가
만들어진 방식에 큰 차이가 있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나중에 집필된 교과서 수정요청을 하더라도 박근헤정부는 묵묵부답이겠지요? 지금 당신들처럼.
박근혜 정부에서 하고있는 일을 당신들이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건 아닌지.
이것에 대한 사과요구도 모두 묵살하고 있는 당신들은 박근혜정부 비판할 자격도 없는 인간들이에요.
어떻게하면 멀쩡한 사람 하나를 미친놈으로 만들수 있는지 제대로 배워가고있는 요즘이네요.
-느루
손님
몇가지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아서 댓글 답니다.
실명을 거론하는게 왜 폭력적인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고 느루는 주장하지만 그 알려진 사실이라는 것이 어느 한 쪽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게시판이 마을 사람들끼리 사용하는 까페도 아닌데, 여기에 오는 모든 사람들(정말 진심으로 불특정 다수) 모두에게 이름이 까발려지고, 심지어 기록으로 길이길이 남는다는 점이 매우 폭력적이라고 느껴집니다. 여러차례 설명했음에도 공감하지 못하고 또 여봐란듯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느루가 원망스럽습니다. 물론 표현이 그럴 뿐일 수도 있겠지만, 너님이 한영키 변환하느라 귀찮은 거 못 참는 정도의 일이,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나의 정보를 퍼트리거나 / 혹은 누군가 인터넷에서 내 이름을 검색했을 때 결과로 도출될 수 있을 거라는 공포와 맞먹는 것인지 정말 진지하게 생각좀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느루 본인 역시 지금 본인이 마을에서 오해받는 것에 대해 이렇게 화를 내고 있지 않습니까.
편지 전문을 삽입한 것은 애초에 이 회의록을 쓸 때 계획되었던 일입니다. 다만 회의록을 게시판에 올릴 계획은 없었고 이야기자리에 참석하고자 했으나 오지 못한 몇몇 사람, 혹은 차후에 마을에서 이 이야기를 궁금해하거나 함께 논의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애초에 저 개인에게 보낸 편지도 아니기 때문에 공유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회의록을 게시했는가. 일단 마을회의록에서 느루가 문제 제기한 지점은 (모든 회의록이 그렇듯이) 마을회의록 작성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그 단 두줄의 글로 누군가에게 자신이 오독되는 것에 분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편지 전문과 전체적으로 의논된 이야기를 올리면 그런 상황을 방지하고, 해소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느루의 말처럼 보란듯이 '자 봐라. 이래도 우리 해석이 틀렸냐.'가 아니라 '원문을 보고 판단해야 되겠지.'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편지 전문을 게시로 올리는 일은 느루 본인에게 올려도 좋다고 확인 받았습니다.
그리고 느루가 문제 삼은 마을 회의에는 제가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 회의에는 참여했고, 회의록 쓰기를 자청했습니다. 내가 느루에게 미안해한 이유는 그날 오후에 올리겠다고 느루 본인에게 말했던 시간약속을 어기고 다음날 오전에 올려야한다고 다시 설명하는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회의록이 올라오는 타이밍이 늦어져 느루가 게시판에 글이든 댓글이든을 '싸지르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점에 대한 사과입니다.
미안하지만 나 역시 첫번째 편지의 상단에서는 형평성의 부재를 호소하는 억울함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의 과정과 맥락들이 중요하다고 판단되어 메일만을 공유하지 않고 이야기자리를 만들어 공유하길 원했을 뿐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은 그것 뿐이었고 이후에 편지나 논의가 파생되는 것은 매번 자리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흘러갈 방식에 맡기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 제가 연루되어 애쓰는 것의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제가 느루를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느루를 걱정한다는 말이 느루의 모든 행동을 인정하고 긍정한다는 뜻으로 읽히지는 않으리라 믿으며 이만 줄입니다.
_연두.
마을 사람들은 제가 실명을 거론해서 글을 올린게 폭력적이라고 이야기하던데 왜 실명을 거론한게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되요.
6월에 분노에차서 글 싸질렀을 때도 실명거론해서 올렸는데 그거에 대해서 문제 삼던 사람은 없던 기억이 나요.
어차피 마을의 모든 사람이 이 사건에 누구누구가 관계되어있는지 다 아는 상황인데 실명을 거론하는거랑
a와 b로 부르는거랑 무슨 차이가 있죠?
한/영키 변환하느라 귀찮기만한데.
- 느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