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집 건물 2층(선지비네) 를 다시 빈집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에 대해, 함께 얘기해보면 좋겠어요.
구름집 조회 수 4982 추천 수 0 2015.08.15 02:58:38구름집 건물 2층에 살고 있던 선지비 부부가 이사를 갑니다. 아기를 낳고는 이사하기 더 어려울 것 같아 8월 안에 옮길 것 같다고 해요. 여기서 2층을 다시 빈집인 구름집으로 사용할 건지, 아니면 집주인과 계약을 만료한 뒤 피터팬 등에 내놓을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구름집 2층 문제이니, 구름집 인원만 합의되면 되는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빈집 하나를 늘리냐 마느냐,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최근 정체되어 있는 것 같은 빈마을 전체의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 같아 빈집 구성원 전체가 같이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빈마을 회의와 마을잔치가 잘 운영되지 않은지 벌써 몇 개월이 지난 것 같습니다. 지난 7월 마을회의만 하더라도 아직까지 회의록이 올라오고 있지 않습니다. 또 일주일 뒤인 마을회의가 어느 집에서 열릴 지조차 합의되지 않았지요. 마을회의가 겨우 열리더라도 참여 인원이 매우 적으며, (제 느낌적 느낌뿐일 수도 있지만) 뭔가 긴밀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 같지는 않네요.
각 빈집들의 상황도 원활히 공유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회의록이 안 올라오는 집들이 태반이고, 그러다보니 각 집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은 물론, 현재 집별로 사람은 충분한지, 얼마나 많은 손님들을 받고 있는지, 새로운 손님을 받을 수 있는 여유공간은 있는지조차 잘 파악이 안 됩니다.
그러니까 빈집은 지금 '적당적당히 원래 멤버끼리 살기 괜찮은 공간'이 된 것 같아요. (이에 대한 가치판단은 차치하고) 적극적으로 장투를 필요로 하는 공간도 없고, 그렇다고 손님이 많아 아등바등 끼여 살아보는 장소도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구름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남자 두 명, 여자 네 명이 3층과 옥탑을 사용하고 있고 여자 장투는 포화상태에 남자 장투는 알맞은 정도에요. 굳이 손님을 더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할 재정적인 필요도 없고, 저희도 적당히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2층을 구름집으로 다시 편입시킨다면 최소 두 명의 안정적인 장기투숙객을 빠른 시일 내로 구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한 층에 한 명이 사는, 혹독한 겨울 보릿고개를 넘긴 적도 있어서 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구름집 구성원들만의 재정적+집에 더 관심 쏟아야 함에 대한 부담이 아니라 빈집 전체 차원에서 생각해본다면 2층을 빈집으로 사용하는 게 더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구름집에서는(아, 아무래도 이 글은 제가 쓰는 것이니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저는', 인가?) 이런 이유를 생각해봤습니다:
1. 당장 많은 장투를 받을 수 있는 집이 없습니다. 저번에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여자 장투희망자가 오셨는데, 층마다 고양이가 사는 사랑채 외에는 모두 여장투를 받을 수 있는 집이 없었어요. 언제 올 지 모르는 새로운 손님을 맞을 여유 공간이 없다는 이야기이지요.
2.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지 않으면 게스츠하우스로서의 빈집은 더욱 정체될 것 같습니다. 2층을 빈집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런 여유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할 것 같구요. 새로운 사람을 통해, 새로운 것이 생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에서요.
3. 집이 더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모두 체감하고 있듯이, 해방촌은 핫플레이.스가 되었고 집값은 점점 오릅니다. 혹여나 지금 있는 네 곳의 빈집이 포화상태가 되더라도 적당한 가격과 괜찮은 정도의 새 집을 구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거에요. 피터팬 등을 이용해 구름집 2층을 빈집이 아닌 곳으로 만들었을 때, 빈마을에는 새 공간을 구하기 더욱 어려워진다는 부담이 생깁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2층을 빈집으로 쓰느냐에 대해 다른 빈집 구성원들도 의견을 보태주셨으면 합니다. 각자 지금 빈마을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사람 없이 무작정 공간을 늘렸을 때 구름집이 받을 수 있는 재정적+심적 타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도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지 같은 것들을요.
그리고 확장해서 자꾸 침체되고 있는 빈마을의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았으면 해요. 왜 우리는 자꾸 축소되고, 서로의 삶은 잘 공유되지 않는걸까요? 어떤 힘이 부족하고, 어떤 조건으로 인해 힘에 부치게 되는걸까요?
20일 마을회의까지 기다렸다 이야기하기엔 상황이 퍽 급박하여 일단 게시글로 얘기를 던져봅니다. 16, 17일 마을엠티 때라도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기존의 빈집들이 장투가 어느 정도 채워져있다는것은 어떻게 보자면 빈집에 대한 사람들의 만족도? 혹은 살고싶어하는 마음이 잘 충족되고 있다고도 보여집니다.
다만 마을회의와 마을잔치, 집별 소식 공유가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조금 우려스러운 점도 없지 않습니다.
사실 빈집이라는 것이 사는 사람에 의해서 변하기 마련인데, 그리고 그 사는 사람은 제한을 두면 안되는게 맞기도 하고, 그러면서 같이 결국은 같이 살아감에 있어서 서로 책임감을 갖고 해야되는 부분들도 있는 것인데..
구름집 2층에 대한 부분이 누구나에게 열린공간으로서 공간 마련 측면에서 필요하다면 승계가 필요할것 같은데 함께 살지 않는 사람으로서 부담을 나누어지지도 않으면서 강하게 말하기도 힘든 측면도 있네요. -ㅇㅁ
이 되어 가고 있다는 말에 왠지 공감이 가면서..
그럼 우리가 지금 빈집으로 잘 살고 있는것 인가
하는 고민이 들게 되네요..
단순히 구름집 이층을 다시 빈집으로 복귀 시키느냐가 아닌
앞으로 빈집을 어떻게 유지 할껀지
해방촌 내 에서 서서히 축소해 나갈껀지
빈집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