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회의록을 분명 여러번 저장하며 기록했는데
노트북을 며칠 몇시간을 미친 듯이 찾아봐도 파일이 없어요.
아랫집에 있는 다른 노트북으로 기록한 거 아닌지 모르겠는데 혹시 자기 노트북에 2월 6일에 기록된 파일 없는지 찾아봐주면 고맙겠습니다.
순전히 기억에 의존해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만 적어봅니다.
온 사람 : 양군, 슈아, 지각생, 지음, 우마, 자주, L, 디온, 제프, 메이(참관), ... 그리고.. ?
* 식재료 공동구매
존도우의 제안으로 식재료를 공동으로 대량 구매해서 배분하는 방식 제안.
예전 반찬팀 같은 방식도 제안되고, 각 집이 알아서 대량 구매한 후 나눠주거나 싸게 파는 방식(존도우 안)이 있다.
반찬팀 방식이라면 지금 상황에서는 빈가게에 물건을 들여놓는 것이 가능하겠다.
공동구매가 제안된 배경, 목표는
- 비용 절감, 효율적 소비 (존도우, 우마 등)
- 음식, 재료를 함께 만들고 나누는 문화, 그 자체 (양군 등)
- 그리고 간접 효과들 (권장 식생활 이라던지)
등이 있을텐데 이 차원에서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할 수 있다면 공동구매/분배 방식이 좋을텐데
그러려면 구매와 관리/배분, 소통(수요 파악, 입고 정보 등..) 역할에 여러 사람의 노동이 필요하다. 예전 반찬팀도 그렇고 지금 빈가게 상황까지 보면 대체로 몇 사람에게 부담이 집중될 것 같은 예감
그 노동에 대한 보상도 하고, 효율적 분배(완전 소비)를 위한 체계도 고민해야. 빈가게를 둘러싼 조합체계로 갈 것인가 등 논의 필요. 노동 부담에 대해 과소평가하진 말자.
여러 얘기가 오가며 지금(까지의) 빈집의 여러 상황에 대한 얘기가 다 연관되서 주루룩 흘러 나오는 것이 느껴진다. 생각보다 너무 오래 얘기했기에 일단 이정도로 오늘 마무리하고 다음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안을 세워 "빈곳을 채우고, 결정할 수 있는" 회의를 하자고 제안하고 마무리.
* 빈집 재배치
빈집의 현 상황을 짧게 공유하고 지금까지의 재배치 역사, 그 배경과 과정에 대해 얘기했다.
이 날의 목표는 새롭게 재배치를 할지, 한다면 어떻게 할지를 의논한다기 보다는 지난 재배치 과정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공유하여 평가해보자는 것. 다들 자신이 알고 있는 옛날 얘기, "이제 말할 수 있는" 얘기들을 꺼내기 시작.
- 2010년 세번의 재배치가 있었다. 1월의 대혼란을 거치고 나서 어떻게 빈집/빈마을이 변해왔는가. 특히 아랫집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아랫집과 윗집이 합치며 임시로 "아랫마을"이 되었고, 모든 문제를 일거에 타개할 즐거운 묘책으로 "뺑뺑이 돌리기"가 제기되고, 약속한 기한이 되어 이번엔 "조정위원회"를 두어 다시 재배치를 시도하기까지.
(각 과정에서 어떤 고민들이 있었고, 그때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등에 대해 많은 얘길 나눴습니다.
얘기를 가능하면 있는그대로 다 기록하고 공유하려 했는데 이렇게 되서 너무 안타깝네요. 좋은 얘기들이 참 많이 나왔으니 그때 못오신 분들은 참석한 사람들에게 꼭 전해듣기를 바랍니다. 나중에라도 기록을 발견하면 올릴게요)
연관된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엄청나게 많은 얘기를 집어 삼키고 지각생의 기억에 남는 것만 얘기하자면
- 빈집에 처음 들어왔을 때의 느낌에 대해 L이 얘기해준 것은, 사실 그동안 여러 사람들이 계속 다양한 방식으로 얘기해왔던 (혹은 하지 못했던) 것들이었습니다. 또한 그에 대해 "조금 먼저 살기 시작한 사람들"의 입장과 안타까움도 역시 오랫동안 계속 얘기해오고 더 얘기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그것이 잘 기록되서 모두가 공유하긴 어려웠죠.
빈집/빈마을에 명시적으로 정해진 규칙이 없는 것, 그래서 새로 들어온 사람을 혼란스럽고, 불친절하게 느끼게 하는 점은 사실 그렇게 규칙을 한번 정할때 그것이 계속적으로 다른 것을 규정하면서 커지고, 굳어지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안 만들어 온 것"이기도 합니다. 힘들고 힘들지만 서로 계속 소통을 시도하면서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서로가 자발적으로 변화해서 그때 그때 새로운 관계가 안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왜, 어떻게 지금에 이르렀는가", 어떻게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오랫만에 여러 사람들과 얘기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뭔가 어느 정도 풀리고, 되새겨 볼 수 있는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 뒷풀이
간만에 아랫집에서 질펀한 술자리가 즐겁게 열렸습니다. 예전 아랫집 느낌을 오랫만에 다시 받았다고 할까.
술과 함께 많은 기억들이 여러 사람들에게서 녹아, 슬려 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러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을 조금씩 맞추고, 잘 정리해서 모든 사람들이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되면 좋겠습니다.
- 회의는 슈아가 카메라에 담았으니 궁금한 사람이 많다면 그걸 볼 수도 있을까..
파일이 없는데도 정리하느라 고생했어.. 찍은 테이프는 정리되는대로 올릴게. 파일도 한번 찾아보구.